꿈꾸는 베개 왕자 초록달팽이 동시집 37
정병도 지음, 배순아 그림 / 초록달팽이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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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병도 시인의 『꿈꾸는 베개 왕자』를 읽다 보면, 아이들이 어릴 적 베개 하나는 다리에 끼고 하나는 배 위에 올려놓고 자던 모습이 떠오른다. 시 속의 일상과 상상이 그 시절의 따뜻한 기억을 건드리며, 잊고 있던 일상을 다정한 기억으로 부드럽게 소환한다.

「바다 시인」과 「바다 쓰기」에서는 웃음이 번지다가도 어느새 마음 한켠이 짠해진다. 받아쓰기를 ‘바다’로 엮어낸 시인의 재치와 섬세함 속에는, 세월의 물결을 견디며 살아온 어르신들의 온기가 배어 있다. 또 「국 뭐니?」에서는 어르신들의 정겨운 음성이 들려오는 듯하여, 한 그릇의 국처럼 따뜻하다.

「꽃잎 나비」를 읽는 순간, 벚꽃이 흩날리던 어느 봄날의 빛과 향기가 눈앞에 펼쳐진다. 그림책 『팔랑팔랑』의 주인공 나비와 아지의 설레는 봄날이 함께 스치듯 떠오르며, 시와 그림이 한 장면으로 어우러진다. 「져주기」에서는 지기만 하는 아이의 순수함이 고스란히 전해지고, 「박새」는 조오 작가의 『점과 선과 새』의 한 장면을 연상케 한다.

「터널」은 아찔하면서도 유쾌한 상상으로 마음을 흔들고, 「동시빵」에는 시인의 따뜻한 마음결이 담겨 있다. 마지막으로 「엘리베이터에 거울이 있는 이유」는 우리의 평범한 일상을 섬세하게 포착해 공감과 웃음을 자아낸다.

『꿈꾸는 베개 왕자』는 일상 속 사소한 순간들을 시와 그림으로 포근하게 묶어낸 작품이다. 아이의 마음, 어른의 추억, 그리고 시인의 따뜻한 시선이 어우러져 오래도록 가슴에 온기를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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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예언자 초록달팽이 동시집 36
이지우 지음, 민지은 그림 / 초록달팽이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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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늑깎이 새내기 시인’이라고 표현한 이지우의 동시집을 펼치면, 잊고 있던 동심이 다시 살아 숨 쉬는 듯하다. 시인의 눈과 마음을 따라가다 보면, 어린 시절의 순수한 감정과 상상력이 한 장면씩 되살아난다.

<분홍 구두>를 읽으며 어린 시절, 친엄마를 만나겠다고 다리 밑에서 기다리던 아련한 기억이 떠올라 나도 모르게 미소 지었다. 시는 그리움의 빛깔을 곱게 비추며, 한 아이의 순진한 바람을 절제된 언어로 그려낸다.

<하필이면> 동시는 꼭 내 마음을 그대로 담아낸 것처럼 느껴진다.
뱀을 무서워하는 나를 놀리던 남편의 농담이 오버랩되고, 유년 시절 짓궂은 동네 아이들의 장난에 놀라 도망가던 기억이 스쳐 간다. 덕분에 시 속 화자의 감정에 자연스레 감정이입하게 된다.

<노랑 백합>에서는 시인의 세심함이 빛난다. 활짝 핀 백합을 바라보며 그 웃음을 ‘노랑 웃음’이라 표현한 발상은 참 신선하다. 함박웃음처럼 깔깔 웃는 백합의 모습이 마치 요정 같고, 웃음에도 색깔을 입히는 시인의 감성은 아이처럼 순수하다.

<발끝이 나뭇잎에 닿으면>은 그네 타는 풍경을 시적으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바람을 가르고 하늘로 멀리 날아오르는 듯한 장면이 눈앞에 그려지며, 발끝이 나뭇잎에 닿을 듯한 설렘을 독자에게 고스란히 전한다.

마지막으로 <올리브색 작은 등을 가진 재봉새>를 읽다 보면, 실제로 그런 새가 있을까 궁금해 찾아보고 싶어진다. 시인의 관찰력과 상상력이 만나 만들어낸 세계는 따뜻하고도 신비롭다.

이지우 시인의 동시들은 삶의 무게에 짓눌려 우리 마음속에 잊고 있던 동심을 다시 불러낸다. 짧은 언어 속에도 진심과 생동감이 깃들어 있으며, 시인이 포착한 일상의 소재들이 새삼스럽게 빛난다.

“우리 서로의 꿈에 주문을 걸어 주는 사람이 되기로 해요. 그러면 더 힘차게 한 발 한 발 나아가는 사람이 될 거라 믿어요.”
시인의 따뜻한 말 한마디가 나의 마음을 촉촉하게 어루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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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바속촉 감정튀김 초록달팽이 동시집 35
조우연 지음, 김순영 그림 / 초록달팽이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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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우연 시인의 동시집 <겉바속촉 감정튀김>에는 솔직하고 순수한 어린이의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시를 읽다 보면 시인의 마음도 그 안에 함께 숨어 있는 듯하다. “시는 마음이 있는 곳 어디에나 있고, 마음을 읽는 것이 시를 읽는 것이다.”라는 시인의 말이 유난히 마음에 남는다.

제목처럼 이 시집에는 감정이 바삭하게 튀겨져 있다. 시마다 다른 감정이 반짝이며, 다양한 수식어로 표현된 감정의 결이 생생히 느껴진다. 익살스럽게 표현된 <매미 껍질>과 <그거 혹시 머리핀이니?>는 읽는 내내 웃음을 자아낸다. 나무늘보가 등장하는 그림도 그 귀여운 분위기와 잘 어우러진다.

<심부름 가는 소금쟁이>에서는 ‘막막한’이라는 표현이 시의 정서를 더욱 풍부하게 해 준다. 아이들이 이런 시를 통해 자연스럽게 감정의 언어를 배워갈 수 있을 것이다.

<어느 외계인에 대한 관찰 보고서>는 아이의 눈높이에 맞추어 ‘부러운’ 마음을 솔직하게 드러내며, 우주복을 입은 아기를 외계인으로 비유한 시인의 발상이 신선하고 사랑스럽다.

<수학 시간에 배운 큰 수 써먹기>는 동생 앞에서 뿌듯해하는 아이의 마음과 사랑이 뒤섞여 한 줄 한줄 따라 읽다보면 저절로 미소짓게 된다. 반면 <눈사람은 북극 사람>에서는 오존층 파괴로 인해 빙하가 녹는 환경 위기의 슬픈 감정을 담아내며, 우리의 현실을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게 간접적으로 전한다.
녹아내리는 빙하와 환경위기를 바라보는 시인의 슬픔이 스며 있다. 기후 변화와 지구 온난화라는 현실이 아이의 시선으로 고요히 전달된다.

<하마터면>은 언어유희가 두드러지는 동시로 재치 있는 표현이 ‘빵 터지게 만든다. <감수는 나이가 줄어드는 거라는데>에서는 ‘후련한’ 반전이 인상적이다. 시마다 다른 결의 감정이 가지런히 담겨 있어 읽는 동안 마음도 함께 행복해지는 듯 하다.

이 책을 덮으며 기회가 되면 이 시집 속 감정들을 아이들과 함께 맞춰보고 이야기 주고 받으며 시를 읽고, 그 속의 마음을 함께 우리만의 동시를 만들어보는 시간을 갖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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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파스 교실 초록달팽이 동시집 34
별밭 동인 지음, 민지은 그림 / 초록달팽이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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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별밭 서른 아홉번째 이야기

각기 다른 빛깔의 색을 지닌 열한 명의 시인들이 「크레파스 교실」로 모였다. 책 표지 속 교실은 이름처럼 시인들의 결이 빛으로 번져 서로의 색을 비추며 한 편의 풍경이 된다.

민금순 시인의 〈어쩌면, 사랑〉을 읽다 보면 누군가를 행복하게 하는 일이 어쩌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화자의 말에 수긍하게 된다. 〈내려앉을 용기〉는 나에게 “괜찮아, 내려와도 돼” 하고 다정히 말을 건네는 듯하다. 내 아이에게도 이 시를 읽어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양회성 시인의 〈버려진 막대기 하나〉는 버려진 것 속에서도 숨은 가치를 발견하게 한다. 우리 아이들 한 사람 한 사람의 재능과 끼를 놓치지 않고 바라보는 섬세한 눈을 가진 어른이고 싶다.

윤삼현 시인의 〈솟았다〉에서는 달을 향해 까치발을 든 달맞이꽃이 눈앞에 펼쳐진다. 노란 꽃이 달빛을 따라 오르는 그 모습이 마치 꿈을 향해 나아가는 우리의 모습처럼 다가오며, 달빛으로 채워지는 듯한 그림이 시와 잘 어우러진다.

이성룡 시인의 〈이웃집 엿보기〉에서는 울타리 너머 꽃들의 수다를 엿듣는 듯 미소가 절로 난다. 능소화와 장미가 말을 거는 풍경을 상상하며 동심이 깨어나게 하고, 〈꽃샘추위〉는 봄바람 속 장난스러운 웃음을 선물한다.

이옥근 시인의 〈크레파스 교실〉을 읽으며 문득 학창시절 선생님의 모습이 떠올랐다. 시 속 풍경이 마치 오래된 추억 속 한 장면처럼 선명하게 다가와, 나도 모르게 교실에 있는 아이들처럼 고개를 두리번거리게 된다.
짙은 그리움과 동시에 마음 한켠이 포근하게 덮이는 느낌이다.

이처럼 「크레파스 교실」은 열한 명의 시인이 각자의 색으로 마음의 교실을 물들인 시집이다. 책장을 덮고 나면 마음속에도 크레파스 몇 자루가 쏙 들어온 듯 삶이 한층 더 다채로워지는 기분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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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글동글 동그라미 동시 초록달팽이 동시집 33
김경구 지음, 박인 그림 / 초록달팽이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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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구 시인의 동시집 『동글동글 동그라미』를 읽다 보면, 어린 시절의 나와 마주하는 듯해 절로 웃음이 난다. 시인은 단순한 ‘동그라미’ 하나로 그림을 그리고 동시를 엮으며, 일상의 평범한 순간들을 따뜻하게 비춘다. 특히 “동그란 달이 박하사탕처럼 보여 입안에 침이 살짝 고이는 밤”이라는 표현에서는 달빛을 바라보는 아이의 감수성과 상상력이 생생하게 전해진다.

〈기미상궁〉은 아이들에게 다소 낯설 수 있는 소재이지만, 시 속의 재치와 유머 덕분에 어린이 독자들도 금세 내용을 이해하고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엘피 레코드판〉은 아날로그 감성과 함께 잊고 지냈던 추억을 불러일으켜 마음을 따뜻하게 한다.

〈코끼리 코〉는 옷걸이도 되고 장난감도 되는 익숙한 물건을 통해 일상의 유쾌한 상상력을 펼쳐 보이며, 독자에게 웃음을 선사한다. 〈색다른 밭〉에서는 베트남에서 시집 온 아주머니의 고향을 향한 그리움이 담겨 있어서 가슴 뭉클해진다.

〈딸기 병사〉와 〈호박의 비밀〉에서는 시인의 재치와 풍부한 상상력이 빛을 발하고, <까치밥> 의 마지막 연은 특별한 울림을 남긴다. 시를 통해 우리 선조들이 지녔던 따뜻한 마음과 더불어 사는 정겨운 인심을 함께 느낄 수 있어 감동을 받았다.

『동글동글 동그라미』는 웃음 속에 삶의 온기를 담은 동시집이다. 김경구 시인은 동심의 언어로 세상을 둥글게 바라보며, 아이들에게는 밝고 재미있는 동심을, 어른들에게는 잠시 잊고 지냈던 추억과 따스한 정서를 선물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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