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나무와 고양이 초록달팽이 동시집 16
우승경 지음, 김영미 그림 / 초록달팽이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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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나무 아래 벤치에 앉아있는 고양이를 보니 아주 평온해보입니다. 아이들의 말이 시여서 말을 모아 동시 그릇에 담았다는 시인의 말의 첫 머리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저 역시 아이들의 말이 얼마나 놀라운지 실감하고 있기 때문이지요.

동시집은 총 4부로 구성되어 있는데 1부 ‘혼자가 아니야’
라는 제목이 왠지 끌렸습니다.
<택배 반품하는 날>은 절로 웃음 짓게 하는 동시였어요.
저도 택배 기사님께 그렇게 해보아야겠습니다^^

<아래층> 동시를 읽으며 아이들이 어릴 때 층간소음으로
초인종만 눌러도 가슴 철렁했던 때가 생각나면서 이 시에 등장하는 아래층 아주머니가 현실에도 존재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마음이 들었어요. 과거엔 힘들었지만 지금은 좋은 이웃을 만나서 층간 소음으로 상처받았던 기억들이 사르르 녹아내렸답니다. 지금은 추억속 까마득한 옛이야기가 되었네요.

<등나무와 고양이> 의 그림과 시가 참 잘 어울립니다.
등나무 아래 잠든 고양이를 보니 문득 어릴 적 집앞에 심어 놓은 등나무 아래에 앉아 그네를 타던 때가 생각나기도 합니다.

<나팔꽃>을 눈으로 읽어내려가는데 미소가 절로 지어집니다. 나팔꽃으로 인해 전봇대가 살아난다고 표현한 시인님의 감성을 닮고 싶습니다.


2부에 실린 동시 중에서는 <고양이와 나>를 보면 시인님은 고양이를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악어가 나타났다>를 보니 학원가기 싫어하는 아이의 마음이 보입니다. 우리 민이가 학원 안 가겠다고 떼 부리던 때가 생각나네요^^

3부에서는 <도서관 쇼핑>이라는 동시 재미있었어요^^
<빗방울>을 보니 아드리앵 파를랑주의 <떨어지는 빗방울의 끔찍한 결말>의 한 장면이 떠오르기도 합니다^^

4부에 <악어섬> 동시를 감상하다보니 시인이 의인화한 악어를 보러 충주호에 가보고 싶어졌어요^^ 멍 때리고 싶다는 <개구리>의 마음도 <급하다 급해>의 벚꽃도 공감이 갑니다^^
<착한 가로수>의 현수막을 보니 시인의 마음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5부에 <냄비 받침>을 보며 어쩜 그런 표현을 하셨는지 저도
모르게 따라 읽으며 웃음이 납니다. 그림작가님께서 냄비받침의 표정을 실감나게 잘 그리셨어요^^ <눈길>을 보며 자연과 동물을 사랑하는 시인의 따뚯한 시선이 느껴집니다.

잊고 있었던 어린 시절의 추억을 회상하게 하는 동시집이었어요. 아이들과 같이 읽으며 추억을 곱씹으며 이야기 나누어도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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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노는 강아지 초록달팽이 동시집 15
별밭 동인 지음, 김순영 그림 / 초록달팽이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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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노는 강아지> 는 11명의 시인들의 시모음집인데 11인 11색의 특유의 매력과 위트가 담겨있다.

공공로 시인의 시 중에 마음에 들어온 <다음에는 꼭 불러줄래요>. 하교길에 고개 숙인 해바라기를 바라보며 사루비아 꽃을 따 쪽쪽 빨아먹던 어린 시절이 생각나기도 하고 이름의 중요성과 함께 이름을 불러주는 게 얼마나 기쁘고 설레는 일인지 새삼 알게 되었다.

김양화 시인의 <겨울 나무>, <틈>과 <저녁놀>이 마음에 들었다. 특히, <틈>을 읽으며 웃음이 나기도 하고, ‘내가 그리 만만한가?’ 부분에서는 감정이입되어 마음이 쿵하기도 했다.

민금순 시인의 시 중에서 <지구가 아프대>를 감상하며 소중한 지구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고 지구를 보존하기 위해 작은 실천이나마 꾸준히 해야겠다고 다짐하게 된다. <쿵쿵 발걸음>을 읽다보니 아이들 키울 때 층간소음으로 힘들었던 시간들이 떠오르기도 하고, 그땐 그렇지~하며 미소를 짓게 한다. 특히, 아래층에 보내는 노크라는 표현이 사랑스러웠다.

양회성 시인의 동시 <칭찬을 먹고 크는 아이>는 공부는 뒷전이지만 정리를 잘하는 우리 둘째 얼굴이 떠올라 아이는 작은 칭찬으로도 마음이 쑥쑥 자라고 어깨가 들썩거림에 고개가 끄덕여졌고 <물맞댐 하기> 처럼 우리 사는 세상이 시인의 마음처럼 사랑이 꽃피는 세상이 되기를 바래본다. 시인의 시들을 하나 하나 눈으로 읽어내려가다보면 아이를 사랑하고 환한 세상을 꿈꾸며 아름답게 바라보는 시인의 따뜻한 마음이 느껴진다. <겨울 속의 호주머니>의 삽화는 동시와 잘 어울리며 오랜만에 들어보는 호주머니라는 표현이 정겹게 들린다.

윤삼현 시인의 <시간의 바람>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왔다. 가을 단풍을 즐기기도 전에 겨울 바람이 찾아와 보도블록을 뒹구는 가을 낙엽들에 바퀴를 달아주고 떨어진 낙엽이 울고 있다고 표현하다니 시인의 시선은 참으로 신선하고 붉게 물든 나뭇잎처럼 두 볼이 빨갛게 수줍어하는 순수한 아이를 닮았다.

이성룡 시인의 <길을 걷다가 호랑이를 만나면>은 천진난만한 아이의 모습이 눈앞에 그려진다. <할아버지의 모자>는 친정아빠의 모습이 연상되기도 하고 돌아가신 할아버지 생각에 애틋해진다. <혼자 노는 강아지>는 빗속을 달려가는 강아지의 모습이 생생하게 그려지기도 하고 빗물을 털고 혼자노는 강아지가 왠지 개구쟁이 같고 씩씩해보인다.

이옥근 시인의 동시 중에서는 <뜨거운 우리 마을>과 <가짜 뉴스>가 유독 마음이 들어왔다. 전쟁이 없는 평화로운 세상에서 살고 싶은 시인의 마음과 지구의 상태를 의인화한 이 동시는 마음이 잔상을 남긴다. <가짜 뉴스>로 상처받는 이들의 마음을 생각하며 우리가 작은 일에도 좀더 신중해야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과 함께 우리의 현실을 반영한 이 시가 씁쓸하기도 했다.

이정석 시인의 <기울어진 허리>에서는 손주를 반기며 웃음꽃이 피는 친정엄마의 모습이 보이고, <기울어진 그림자>는 소복이 쌓여올린 따끈따끈한 밥과 엄마의 사랑이 전해진다. <기울어진 달>은 잊고 있었던 유년시절의 추억을 떠오르게 하며 <기울어진 마음>은 내 마음도 독도쪽으로 기울여지게 한다.

조기호 시인의 <가보고 싶은 길>은 학창시절 좋아했던 로버트 프로스트의 <가지 않는 길>이 떠오른다. <크으크으>는 천진난만한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귓가에 들리는 듯하다.

고윤자 시인의 <코>와 <청개구리>는 어쩜 그런 발상을 했는지 웃음이 난다. 아이들이 빵빵 터질 것 같은 시다. <바다에도 미화원을>을 읽으며 왜 이런 생각은 못했지? 공감되기도 하고 시인의 놀라운 혜안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고정선 시인의 <왼손은 모르는 일>을 읽어내려가면 마음까지 따뜻해진다. <이런 날 없나요> 는 아이들이 가장 사랑받는 동시가 아닐까 싶다. <인터넷 길에도 신호등을 달아요>는 악성 댓글과 무분별한 댓글로 상처받는 이들의 마음을 위로하는 시이자 각성하게 하는 시처럼 보인다.

11명의 시인들의 개성과 특성을 살린 <혼자 노는 강아지> 별밭동인 그들이 궁금해졌다. <혼자 노는 강아지>는 시와 잘 어울리는 김순영 선생님의 그림과 함께 시인들의 절제된 시를 각양각색으로 즐길수 있어서 좋았고, 아이처럼 순수한 시인의 정서를 간접적으로나마 느낄수 있었다. 함께 도약하기 위해 날개짓하는 새의 여린 몸짓의 11인의 시인의 감정과 사람 냄새가 묻어나며 그들의 삶과 노련미가 느껴지는 동시집이었다.

동시의 서평을 쓰는 건 생각보다 쉽지 않지만 다양한 색깔을 지닌 시인들의 마음을 엿볼수 있어서 흐뭇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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숟가락 생각 초록달팽이 동시집 14
장동미 지음, 김수옥 그림 / 초록달팽이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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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터 숟가락은 무슨 생각을 할까? 궁금하게 합니다.
이 동시집은 총 4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28년 만에 첫 동시집을 낸 시인의 희노애락이 다 들어있습니다.

1부 봄 햇살은
중에서 마음에 와 닿았던 동시는 <그림자>, <금붕어와 단풍잎>이었어요. 어릴 때 그림자 밟기 놀이를 많이 했었는데 그림자를 친구처럼 애틋하게 생각할 수도 있구나! 하는 마음과 함께 그런 친구가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마음도요. 단풍잎의 마음을 의인화한 <금붕어와 단풍잎>의 표현도 마음에 들었어요.

2부 외계인이 궁금해
<기린>을 보며 아이가 처음 등교하던 날 쭉쭉 목이 길어지는 할머니처럼 아이가 잘 가고 있는지 한참은 창밖을 내다보며 바라보았던 때가 떠올라 저도 모르게 절로 목을 길게 빼고 아이를 바라보게 되네요^^

<외계인이 궁금해>, <깎아 주세요>는 어쩜 아이들의 마음을 실감나게 잘 표현했는데 이 시대 아이들은 “깎아주세요”의 의미를 알까요?
<의자>를 읽을 때는 이정록 시인의 < 의자>가 생각나기도 했어요. 이 시에서는 외로움과 계절의 흔적이 보이며 이별이 떠오르기도 합니다.
<상장 받은 날> 아이는 얼마나 행복할지 상상이 됩니다.
엄마에게 달려가 자랑하고 싶은 아이의 마음이 전해집니다.
저는 이런 아이의 마음을 왜 몰라주었을까요?

<초보운전>은 실제로 초보운전 스티커를 앞뒤로 붙이고 달리던 친구가 생각나는 동시여서 웃음이 절로 나기도 했어요.
<달>은 정월 초하루면 장독대에 냉수 한 사발 떠 놓고 달에게 두손 모아 간절히 빌던 할머니 생각이 나서 더욱 공감이 많이 되었어요.


3부 숟가락 생각
궁금해서 3부부터 책장을 넘겨보았습니다.
밥이 보약이라고 말하셨던 할머니 생각이 났어요.
<단풍잎 편지>를 읽어내려가는데 누렁이에게 감정 이입되어 문득 돌아가신 할머니 생각에 눈물이 핑 돌기도 하고, <코끼리 손>과 <다들 알지!>, <궁금하다 궁금해>를 읽으며 마지막 연에서 빵 터졌답니다^^

4부 할아버지 고향
<청풍호>, <보름달>을 보며 고향을 그리워하는 시인의 마음이 느껴졌어요. <운동회>는 유년시절의 그곳으로 나를 안내하며 잊고 있었던 가을 운동회의 추억을 불러옵니다.
<동네 방송>은 어릴 적 들었던 마을 이장님의 쩌렁쩌렁한 목소리가 귀에 생생하게 들리는 듯 합니다. 체전시 청풍면 용곡리에 울려 퍼지는 이장님의 목소리도 그러셨겠지요. 시인의 고향 제천 그곳에 가보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합니다.

이 가을과 참 잘 어울리는 동시집입니다.
동시 수업할 때 낭독하며 아이들의 이야기 들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전체적으로 시를 살펴보면 시인님의 따뜻하고 포근한 마음이 보입니다. 고향을 그리워하는 마음, 할아버지, 친구, 유년 시절의 행복했던 추억들이 묻어납니다. 동시를 읽으며 저 역시 잊고 지냈던 추억들을 소환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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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똥나무에게 하는 고백 - 2024년 충북아동문학인협회 첫 번째 이야기 초록달팽이 동시집 13
충북아동문학인협회 지음, 김순영 그림 / 초록달팽이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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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달팽이 동시집 13
쥐똥나무에게 하는 고백
2024 충북아동문학연합회 첫번째 이야기

이 동시집은 제1부 나는 봤어, 제2부 이름이 많아 헷갈려,
제3부 쥐똥나무에게 하는 고백, 제4부 욕실 펭귄 총 5부로 나뉜다.

쥐똥나무에게 하는 고백이라?
쥐똥나무가 궁금해서 찾아보았다.
쥐똥나무는 흔히 울타리로 주로 쓰이는데 그 열매가 쥐똥과 비슷해서 쥐똥나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지만 이름과 달리 한약재로도 쓰는 아주 유용한 나무였다. 꽃말은 ‘강인한 마음’이라고 한다는데 어쩌면 편견 없이 동심의 세계를 바라보는 시인님의 강인함을 닮은 듯하다.

동시집의 제목을 보며 쥐똥나무에게 하는 고백이 궁금해서 먼저 책장을 넘겨보았다. 전병호 시인의 <쥐똥나무에게 하는 고백> 처럼 언젠가 쥐똥나무 꽃을 보고 향기가 나는지 맡아본 적이 있는데 다음 해에는 쥐똥나무의 향기에 흠뻑 취해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전병호 시인님과 친분은 없지만 아책사 도서선정위원으로 뵌 적이 있어서 반가웠다.

김경구 시인의 <압정>은 시에 잘 어울리는 귀여운 그림과 함께 소인이 압정에 찔리면 어쩌나 아찔함이 느껴지고, 서울대공원에서 공연하던 남방큰돌고래 제돌이를 생각하며 쓴 전병호 시인의 <제돌이의 바다>는 제돌이를 걱정하며 격려하는 시인의 따뜻한 마음까지 전해진다.

시력 좋은데도 노안은 어쩔수 없는지 점점 눈이 침침해져서 책을 읽을 때 안경을 안 쓰면 글씨가 흐릿하게 보이는데 이묘신 시인의 <같은 마을에 산다고>는 첫행부터 공감이 많이 되며 고개가 끄덕끄덕여졌다.

“아니야. 오늘부터 여덟 살 할 거야.”
우승경 시인의 <나이> 를 읽어내려갈 때 미소가 절로 나기도 하고,
유화란 시인의 <노란 딱지>를 눈으로 읽을 때는
아이가 좋아했던 색연필 문구점이 문 닫을 때가 생각나서
마음이 몽글몽글해졌다.

“밤낮으로 애쓰며 살게 하지 말아야지
손발이 닳도록 고생하게 하지 말아야지.”

신준수 시인의 <엄마>를 감상하며 온갖 고생을 해서 4남매를 키운
친정엄마 생각이 나서 눈가가 촉촉해진다.

흐뭇한 미소가 지어지는 연지민 시인의 <시시해>를 읽으며
아이의 마음으로 돌아가본다. 그 외에 <욕실 펭귄>, <제로 콜라>,
<구멍> 등은 아이들이 좋아할 것 같은 예감이 든다.

명창순 시인의 <기 싸움>은 사춘기에 진입해있는 아이들의 모습과 갱년기를 맞이할 나와 남편의 모습을 상상하며 몰입하게 된다.

고인쇄박물관에 가면 <흥덕사지에서>, <갸륵한 직지>, <고마워>, <누구였을까?> 등 제 5부에 실린 동시들은 직지에 대한 자부심과 청주의 자랑거리인 직지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10인의 다양한 감각과 시선을 담은 동시를 감상하며 감히 범접할수
없지만 언젠가는 그분들과 함께 동시를 낭독하며 물들어가는 나를 꿈꿔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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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길 저길 - 2023 볼로냐 국제아동도서전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 선정작
문정인 지음 / 달그림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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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볼로냐 국제도서전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 선정작

책표지에 주인공은 어디로 향하는 걸까?

살다보면 우리는 매 순간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된다.
이 길이 맞는지 저 길이 맞는지 고민하는 순간이 찾아온다.
평탄한 길인 것 같지만 때로는 폭풍우 같은 길을 만나기도 하고
어려운 상황에 처하기도 한다.

남들이 가지 않는 험난한 길을 선택한다 할지라도 그 길의 끝에는
항상 불행한 삶이 펼쳐지는 건 아니다. 힘든 길을 지날 때 그 길을 밝혀주는 누군가가 나타나기도 하고, 두 길이 세 길이 되기도 하고 세 길이 네 길이 되기도 한다. 힘든 시간이 지나면 평온한 시간이 찾아오기도 하고 그
시간을 떠나보낼 줄도 알아야 한다.

‘이 길을 선택해야 할까?’ ‘저 길을 선택해야 할까?’
이 두 문장이 깊은 여운을 남긴다.
이길이냐? 저 길이야? 선택의 몫은 오롯이 독자의 몫이다.
정해진 전개도 좋지만 자유롭게 이길 저길 선택하는 재미가 있다.

중간쯤 넘기다보면 가로선으로 뜯을 수 있게 되어 있는데
그냥 오롯이 읽어도 좋지만 조심조심 종이를 뜯어서 새로운 길을 만드는
스릴과 주변의 눈동자와 사물, 풍경을 살펴보는 재미도 있다.
처음 읽을 때는 온전한 상태로 읽고 두번째 읽을 때는 상, 중, 하
어느 쪽을 선택해도 좋다. 나만의 길을 만들어가는 색다른 매력이 있다.

이길 저길 어디를 선택해도 목적지는 항상 정해져 있지 않고 다르다.
선택의 기로에 있는 이들에게 그 길만이 정답은 아니라고 말하는 것처럼 보인다.

이 책은 과도한 색감을 사용하지 않고 절제된 검정과 빨강만으로 이야기를 이끌어가는데, 강렬한 빨강 옷차림을 한 주인공이 두드러지게 돋보이며 도전하는 자의 모습은 아름답다고 말하는 것 같다.

​“무슨 일이 일어날지
어디를 건너갈지
누구를 만날지 몰라.

그래도 우리
길을 떠나자. ”

특히 이 문장은 어느 길이든 괜찮다고.
우리의 삶은 모험을 떠나는 여정과 같다고 나를 응원하는 것처럼 들린다.
아이들과 읽어보는 것도 좋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자신의 길을 방황하고
있는 청소년, 취준생, 자녀를 양육하는 부모들에게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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