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쥐똥나무에게 하는 고백 - 2024년 충북아동문학인협회 첫 번째 이야기 ㅣ 초록달팽이 동시집 13
충북아동문학인협회 지음, 김순영 그림 / 초록달팽이 / 2024년 9월
평점 :
초록달팽이 동시집 13
쥐똥나무에게 하는 고백
2024 충북아동문학연합회 첫번째 이야기
이 동시집은 제1부 나는 봤어, 제2부 이름이 많아 헷갈려,
제3부 쥐똥나무에게 하는 고백, 제4부 욕실 펭귄 총 5부로 나뉜다.
쥐똥나무에게 하는 고백이라?
쥐똥나무가 궁금해서 찾아보았다.
쥐똥나무는 흔히 울타리로 주로 쓰이는데 그 열매가 쥐똥과 비슷해서 쥐똥나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지만 이름과 달리 한약재로도 쓰는 아주 유용한 나무였다. 꽃말은 ‘강인한 마음’이라고 한다는데 어쩌면 편견 없이 동심의 세계를 바라보는 시인님의 강인함을 닮은 듯하다.
동시집의 제목을 보며 쥐똥나무에게 하는 고백이 궁금해서 먼저 책장을 넘겨보았다. 전병호 시인의 <쥐똥나무에게 하는 고백> 처럼 언젠가 쥐똥나무 꽃을 보고 향기가 나는지 맡아본 적이 있는데 다음 해에는 쥐똥나무의 향기에 흠뻑 취해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전병호 시인님과 친분은 없지만 아책사 도서선정위원으로 뵌 적이 있어서 반가웠다.
김경구 시인의 <압정>은 시에 잘 어울리는 귀여운 그림과 함께 소인이 압정에 찔리면 어쩌나 아찔함이 느껴지고, 서울대공원에서 공연하던 남방큰돌고래 제돌이를 생각하며 쓴 전병호 시인의 <제돌이의 바다>는 제돌이를 걱정하며 격려하는 시인의 따뜻한 마음까지 전해진다.
시력 좋은데도 노안은 어쩔수 없는지 점점 눈이 침침해져서 책을 읽을 때 안경을 안 쓰면 글씨가 흐릿하게 보이는데 이묘신 시인의 <같은 마을에 산다고>는 첫행부터 공감이 많이 되며 고개가 끄덕끄덕여졌다.
“아니야. 오늘부터 여덟 살 할 거야.”
우승경 시인의 <나이> 를 읽어내려갈 때 미소가 절로 나기도 하고,
유화란 시인의 <노란 딱지>를 눈으로 읽을 때는
아이가 좋아했던 색연필 문구점이 문 닫을 때가 생각나서
마음이 몽글몽글해졌다.
“밤낮으로 애쓰며 살게 하지 말아야지
손발이 닳도록 고생하게 하지 말아야지.”
신준수 시인의 <엄마>를 감상하며 온갖 고생을 해서 4남매를 키운
친정엄마 생각이 나서 눈가가 촉촉해진다.
흐뭇한 미소가 지어지는 연지민 시인의 <시시해>를 읽으며
아이의 마음으로 돌아가본다. 그 외에 <욕실 펭귄>, <제로 콜라>,
<구멍> 등은 아이들이 좋아할 것 같은 예감이 든다.
명창순 시인의 <기 싸움>은 사춘기에 진입해있는 아이들의 모습과 갱년기를 맞이할 나와 남편의 모습을 상상하며 몰입하게 된다.
고인쇄박물관에 가면 <흥덕사지에서>, <갸륵한 직지>, <고마워>, <누구였을까?> 등 제 5부에 실린 동시들은 직지에 대한 자부심과 청주의 자랑거리인 직지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10인의 다양한 감각과 시선을 담은 동시를 감상하며 감히 범접할수
없지만 언젠가는 그분들과 함께 동시를 낭독하며 물들어가는 나를 꿈꿔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