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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도 장례식장에 간다 - 동물들의 10가지 의례로 배우는 관계와 공존
케이틀린 오코넬 지음, 이선주 옮김 / 현대지성 / 2023년 1월
평점 :
두 마리의 코끼리가 서로 코를 맞대고 있는 표지가 인상적인 도서이다. 예전에 인터넷으로 코끼리 무덤을 발견했다는 소식을 접한 적이 있다. 그 뒷얘기가 무척 궁금했지만 아쉽게도 그 뒤론 접하지 못했다.
땅에 사는 동물 중 덩치가 가장 크다는 코끼리를 나는 달성 공원에서 본 적이 있다. 우리에 갇힌 코끼리의 느긋함이 기억날 뿐 그리 특징적인 느낌은 없었고 불쌍하긴 했다.
저자는 동물이나 인간이나 평화롭게 공존하려면 인사 예절을 지키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한다.
- 의례는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우리에게 방법을 알려주고, 한 치 앞도 예측할 수 없는 세상에서 일상을 유지하게 해준다. 모두가 똑같이 행동할 때 우리는 하나의 공동체로 연결된다. 그러므로 예의를 갖춰 의식을 치르는 동물들에게서 우리가 배울 점이 많다. p 20~ 21
요즘은 아파트 옆집과의 교류가 거의 없는 것이 현실이고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쳐도 인사를 주고받지 않는 이웃도 있다. 저자는 '사회적 동물이 일정한 형식의 인사 의례를 지키는 데는 이유가 있는데 인사는 상대를 인정하고, 호의적으로 반기며, 환영한다는 뜻을 드러내는 의례'라고 피력한다. 이에 나도 동조한다.
책 속 다양한 동물들의 인사법을 사진으로 보니 신기했다. 사람처럼 손. 발이 그리 자유롭지 못함에 그 인사법도 독특했다.
시간이 지나면 인사 의례는 그 모습을 바꾸지만 인사 의례 자체의 중요성은 절대 녹슬지 않는다는 것, 사회적 동물이기에 사람들과 교류하는 일을 소홀히 하면 결과적으로 본인에게 해롭다는 것 등을 통해 저자는 인사 의례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집단 의례는 집단이 발휘하는 힘을 뜻한다. 혼자보다 집단의 힘은 크고 강하다. 저자는 마야족의 사냥 전 치르는 카빈 의식 등의 집단 의례의 유용함을 얘기한다.
- 사회적 동물은 본능적으로 자신의 이익이나 무리의 이익을 위해 집단행동에 가담한다. p 79
포식자로부터 목숨을 지키기 위해 집단행동을 하는 동물들만 봐도 그것이 얼마나 중요하고 유익한지 잘 이해할 수 있다.
다양한 동물들의 구애 의례도 흥미로웠다. 특히나 기린이 서로의 목을 감싸며 구애하는 사진을 보니 사랑스러우면서도 신체를 잘 활용한 구애 의례란 생각이 들었다.
선물 의례에서는 '동물이 관심을 표현하는 법'으로 죽은 새 선물이 인상적이었다. 하나의 의사소통 방식이 된 선물을 주고받는 행위를 통해 관계가 개선되거나 변화할 수 있다. 이는 현재 내 주변만 봐도 잘 알 수 있는데 주고받는 행위가 그리 순수해 보이지 않는 면이 있어 안 주고 안 받는 것이 더 낫겠다는 생각도 든다. 어쨌든 '가는 선물이 있으면 오는 보상이 있다'라는 말은 거의 진리인 것 같다.
- 의례는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우리에게 방법을 알려주고, 한 치 앞도 예측할 수 없는 세상에서 일상을 유지하게 해준다. 모두가 똑같이 행동할 때 우리는 하나의 공동체로 연결된다. 그러므로 예의를 갖춰 의식을 치르는 동물들에게서 우리가 배울 점이 많다. p 20 ~ 21
동물 세계의 다양한 의례는 인간사에서도 볼 수 있다. '야생동물이 건네는 10가지 공생의 메시지'를 통해서 인간과 동물의 공통점을 찾을 수 있는 의미 깊은 시간이었다. 그리고 매우 흥미롭기도 했다. 인간이나 동물이나 감정을 느낀다는 부분에서 오는 공통점이 가장 크게 와닿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