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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거 앨런 포 단편선 ㅣ 윌북 클래식 호러 컬렉션
에드거 앨런 포 지음, 황소연 옮김 / 윌북 / 2022년 12월
평점 :
품절
초등시절 동화책으로 '모르그 가의 살인 사건' 및 '검은 고양이'를 읽으며 에드거 앨런 포를 만났다. 그 당시엔 그가 추리소설의 창시자란 사실을 알지 못했다. 그 후 만화책에서 각색한 '애너벨 리' 시를 접했고, 원문은 한참 후에 읽게 되었다.
이 책은 에드거 앨런 포 단편선으로 무려 25개의 단편선으로 구성되어 있다. 검은 고양이를 제외하곤 솔직히 내용이 기억나지 않지만 모르그 가의 살인 사건 속 살인자는 침팬지였나 오랑우탄이었나? 암튼 동물이란 건 기억이 난다. 이 기억도 정확하진 않지만. 그래서 빨리 모르그 가의 살인 사건부터 일어 보고 싶었으나 이 단편은 없었다... 결국 네이버 검색을 통해 범인을 확인하긴 했다.
첫 단편으로 '어셔가의 몰락'을 만났다. 익숙한 제목이기도 해서 읽었다고 착각한 걸 알았다. 어셔가의 몰락은 이 책을 통해 처음 읽었고 창작이 그렇듯 수없이 쏟아지는 의문점이 소설에 묻히는 그런 느낌이 드는 내용이었다. 물론 오싹하고 기괴한 느낌은 뛰어났다.
검은 고양이는 고작 결말만 기억하고 있었기에 더없이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고, 그나마 읽기가 쉬운 단편이었다.
'소용돌이 속으로의 하강'은 예전에 재미있게 본 애니메이션 덕분에 쉽게 상상하며 읽을 수 있는 단편이었다.
'윌리엄 윌슨'은 '블랙스완'이 생각나는 단편이었다. 내용은 물론 결론도 매우 흡사했다.
가장 인상 깊었던 단편은 단연 '모노스와 우나의 대화'이다. 죽음을 맞이한 후 나누는 두 사람의 인문학적 대화가 인상적이었다.
단연 추리소설이 지닌 특징을 넘어서는 단편들이 쉽게 읽히는 것과 쉽게 읽히지 않는 단편들로 썩여있었다. 어려운 내용으로 인해 읽는 속도는 더뎠고, 머릿속으로 상상하는 것조차 쉽지 않았다. 지루하리만큼 세밀한 묘사는 상상력을 더욱 부채질했는데 초집중하며 읽어야 상상의 집을 제대로 지을 수 있었다. 호러물이지만 그것을 뛰어넘는 문학성에 찬사를 보내고픈 단편집이다.
기괴함이 물씬 묻어나는 호러물을 좋아하는 분들에게 강추한다. 마음에 쏙 드는 도서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