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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만난 건 행운이었어 - 이별은 없어, 무한대의 바오
오리여인 지음 / 북다 / 2024년 10월
평점 :
내가 푸바오를 만난 건 언제였는지 정확하게 기억은 나지 않는다. 유튜브를 통해서 처음 푸바오를 만나게 되었는데 그날은 퇴근 후 저녁을 먹고 난 후였다. 평소처럼 소파에 누워 유튜브를 시청했다. 강아지와 고양이를 좋아하긴 하지만 자이언트 판다에 내가 푹 빠지리라곤 전혀 생각지 못한 일이다. 푸바오 동영상을 보기 시작하면서 난 푸바오에게 완전히 빠져버렸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비단 푸바오에게만 빠졌다고 볼 수 없는 게 사육사와의 친밀한 교감도 한몫했다는 사실이다. 말 못 하는 짐승과 인간이 서로를 신뢰하는 모습은 큰 감동으로 다가왔고, 그 모습을 보는 순간만큼은 나도 모든 스트레스에서 해방될 수 있었다.
자기 직전까지 동영상을 보다 보니 안 본 동영상이 없을 정도가 되었고, 가족들이 이런 나를 보면 또 푸바오 보냐고 했다. 요즘도 난 여전히 바오 패밀리를 동영상으로 매일 만나고 있다.
이 책은 나처럼 바오 패밀리에게 푹 빠진 저자의 에세이집으로 가족과의 추억을 에피소드로 엮어 놓았다. 또한 직접 그린 그림도 읽는 재미를 톡톡히 선사했다. 일상에서 얻은 추억은 오롯이 바오 패밀리로 이어지며 여운을 남겼다. 나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라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고, 바오 패밀리를 좋아한다는 공통점은 더욱 저자와 독자를 끈끈하게 묶어주는 동아줄이 됨은 말할 필요도 없다. 특히 함께 동봉되어 온 바오 패밀리의 사진은 나를 아주 크게 미소 짓게 했고 행복하게 만들어줬다. 중국으로 여행을 떠난 푸바오, 한국에 있는 아이바오, 러바오, 그리고 쌍둥 바오를 사진으로 만나서 너무 행복했다. 우리가 이렇게 바오 패밀리를 좋아하는 건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 속 여우의 말을 떠올리면 충분히 이해 가능하다. 자이언트 판다는 현재 멸종 취약종으로 분류되어 있다. 그 많고 많은 자이언트 판다 중 푸바오는 한국 에버랜드에서 태어난 최초의 아기 판다이다. 이 이유 하나만으로 푸바오를 좋아하고 애틋하게 여긴다면 과장이고 이해받지 못하는 걸까?푸바오 팬이 많은 만큼 관심이 없는 이들도 있다. 울 가족도 무관심하다.
저자의 소소한 추억은 곧 바오 패밀리의 추억과 연결되어 예전에 본 동영상을 떠올리게 했다. 똑같은 존재를 사랑하고 똑같은 존재에 대한 추억을 갖고 있기에 이 책은 더 소중했다.
- 분명히 알아야 하는 건 좋은 사람이란 누구보다 나 자신에게 좋은 사람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모든 이에게 좋은 사람이 되려다 자칫 진짜 내가 갉아먹힐 수 있다. 누구에게나 좋은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다. p 143
- 오늘이 어떤 하루였든
밤이 지나고
내일이 오면
좋은 건 가슴에 남겨 두고
나쁜 건 바람에 날려 버리는 거야
그렇게 하루 또 하루가 지나면
네겐 좋은 것만 남을 거야 삶은 작은 지혜 p 136~7
별 내용이 아닌 것 같으면서도 나를 따스하게 위로해 주는 글들을 읽으면서 나름의 스트레스에서 해방될 수 있었고, 삶의 지혜도 쌓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소소한 것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요즘이다. 사실 별거 아니라면 아닌데 자꾸 스트레스로 다가오는 게 문제라면 문제인 요즘, 조금은 여유로운 마음 자세도 배울 수 있었다.
우리의 영원한 아기 판다 푸바오의 행복을 기원하며 바오 패밀리를 사랑하는 모든 분들에게 추천한다. 강추!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