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생각하기를 포기한 자는 가장 완벽한 노예가 된다 ㅣ 시대철학 3
그리고리 예피모비치 라스푸틴 지음 / 비원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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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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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리 라스푸틴으로 재해석한 21세기, '맹신'에 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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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노프 왕조의 황태자 알렉세이는 혈우병을 앓고 있었는데 그 시대엔 치료법이 없는 질병이었다. 이때 나타난 라스푸틴은 근대 의학이나 화학식을 몰랐지만 권력의 정점에서 극도의 공포에 질려 있던 황후의 심리적 균열을 파고드는 천부적인 직관을 지닌 자로서 황후의 신뢰를 얻게 된다. 그의 영향력이 정치의 영역까지 번지면서 사적인 절망에서 시작된 신뢰가 공적 판단의 영역까지 넘어가는 경계선이 흐려지면 어떤 결말에 다다르는지 우리는 로마노프 왕조의 비극을 통해 엿볼 수 있다. 저자는 황후와 라스푸틴을 통해 사람들은 이성이 답을 주지 못할 때, 스스로 사유하는 대신 기적을 파는 주술사의 치맛자락을 붙잡고 옳고 그름을 판단하지 않고 맹신적인 예언에 몸을 기대며 불안을 잠재운다고 말한다. 가끔씩 tv에서 가스라이팅과 관련된 범죄를 보면서 기가 막히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했었는데 그 피해가 무척 컸기 때문이다.

'상식이란 지나간 시간의 형상을 본떠 만든 도구이며, 그 도구는 새로운 형상의 위기 앞에서 종종 무용한데 엮자는 위기 앞에서 가장 먼저 상식을 꺼내 들지만 익숙한 것을 꺼내 드는 그 손짓 자체가 이미 사유의 포기이며, 포기한 자들부터 가장 먼저 잡아먹히기 시작한다'고 경고하며 우리가 배워야 할 건 상식의 무능으로 상식은 평온한 시기에만 작동하는 유한한 매뉴얼임을 상기시킨다.

- 낡은 상식은 왜 이토록 끈질기게 우리를 붙드는가. 그것이 편하기 때문이다. 상식을 따르는 한 우리는 결과에 대해 책임지지 않아도 된다. 다들 그렇게 한다고 말하면 되고, 원래 그런 것이라고 말하면 된다. 상식은 개인의 판단을 집단의 익명성 속으로 녹여준다. 잘못되어도 나 혼자 잘못한 것이 아니고, 실패해도 나 혼자 실패한 것이 아니다. 이 안온함이 사유를 서서히 마비시킨다. p 21

1장에서는 '상식의 해체'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생각하기를 멈춘 군중은 스스로 학살자를 추앙하며, 정해진 길을 걷는 모범생은 결코 룰을 지매할 수 없음을 이해할 수 있었다.

2장은 '불안의 착취'로 기적은 이성을 마비시키고 맹종을 끌어내는 가장 쉬운 마약이며, 상대가 나를 절실하게 필요로 하도록 판을 철저히 조작하는 법 등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그 외 '광기의 철학', '권력의 해부', '절대적 지배'를 통해 왜 스스로 생각하기를 포기한 자는 가장 완벽한 노예가 되는지 일깨워 주는 동시에 벗어날 수 있는 힘 또한 길러준다.

요즘처럼 남의 시선을 의식하는 시대도 드물 것이다. 그리고리 라스푸틴과 황후의 관계를 통해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길러야 하는 이유와 방법이 궁금한 분들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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