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순수한 미술은 없다
이지윤 지음 / 쌤앤파커스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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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권력, 돈, 시대의 욕망은 어떻게 미술의 가치를 바꿔왔는가

이 책은 '작품의 가치가 만들어지는 진짜 무대, 미술 생태계 700년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다소 모순적인 느낌의 제목을 통해 미술이 만들어지는 정치, 경제, 권력의 '맥락'에 대한 이해와 미술이 시대마다 어떻게 다른 '가치'와 '목적'을 띠며 오늘날까지 변화해왔는지 풀어가며, 미술이 한 시대의 철학, 사상, 경제와 매우 밀접하고 유기적으로 연결된 역사적 산물 및 그 시대 최고의 부가가치를 지닌 상품임을 강조하고 있다. 그저 미술은 미술로만 본 나의 좁은 시각을 보다 넓게 키울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준 도서이다.

'신화와 신'을 대상으로 삼는 서양미술은 '인간'을 주제와 대상으로 삼는 또 다른 미술의 한 축으로 발전해 왔다. 저자는 우리가 보통 생각하는 자신의 예술성을 표현하는 미술가와 미술 작품이라는 개념은 그렇게 오래되지 않았음을 알려준다. 르네상스 시대부터 천재 작가가 등장하고 브랜드화되는 현상이 시작되었는 바, 미술 생태계는 1300년대부터 20세기까지 발전을 거듭하며 구조와 프레임을 만들어왔음을 이해할 수 있었다. 이에 대한 예시로 저자는 아니쉬 카푸어의 작품 <클라우드 게이트>를 소개한다. 강낭콩 모양과 거울처럼 반딱이는 겉면이 현대적인 느낌을 물씬 풍기는 작품이었는데 높이 10미터에 가로 20미터에 달하는 스테인리스 작품은 4년에 걸쳐 제작되었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예술가가 직접 작품을 그리고 만든다는 생각을 뒤집어 놓았고 거대한 작품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에 대한 의문을 해소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아니쉬 카푸어는 재료가 지닌 물질성의 힘을 믿고, 그것이 가장 잘 드러나게 해주는 것이 작가로서의 역할이라고 했다. 다른 한편으로 의상 디자이너도 이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보는 미술'에서 '경험하는 미술'에 대한 예시로 저자는 이불 작가의 <태양의 도시 II>를 소개한다. 세로 33미터, 가로 7미터 크기의 공간을 가득 채운 대형 설치물을 위해 작가와 수십 명의 어시스턴트가 한 달 동안 바닥에 앉아 작업했다고 한다. 미술관에 가면 감상하기에 방해될 정도로 작품과 관람객의 거리를 둔 작품들도 있는데 이렇게 직접 경함하는 미술은 또 다른 느낌의 작품으로 다가올 것이며 이불 작가의 작업은 '보는 미술'에서 '경험하는 미술'로 변화하는 현대 미술을 가장 잘 보여주는 예시라고 한다. 또한, 저자는 이렇게 공간을 구현한 작품이 어떻게 거래되는지에 대해서도 풀어 놓는다.

미술시장에서는 혜성처럼 나타난 작가를 '매버릭 아티스트'라고 한다는데 우리나라에서는 김동유 작가가 그에 해당하며 그의 작품도 사진으로 함께 실어 놓아 감상할 수 있었다. 매우 독창적인 작품이란 느낌이 컸고 이 작품을 본 사람이라면 제목에 수긍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 생각도 들었다. 이에 저자는 '미술 생태계의 허리를 받치고 있는 것들'에 대해 서술한다.

흔히 유명한 작가의 모든 작품은 비쌀 것이라 예상하지만 저자에 따르면 '시장 가치와 미술사적 가치'는 일치하지 않는다고 한다. 조금 궁금한 부분이었는데 해소가 되었다.

미술은 그 시대의 산물이며, 예술적 가치와 시장의 가치는 일치하지 않으며, 국가의 전략이 된 뮤지엄과 미술 생태계를 움직이는 사람들 등에 대한 내용을 통해 제목이 의미하는 바를 잘 이해할 수 있었다.

책 제목이 의미하는 바가 궁금한 분들과 권력과 돈, 시대의 욕망이 어떻게 미술의 가치를 변화시켰는지 궁금한 분들에게 추천한다. 흥미롭고 신선한 내용에 푹 빠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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