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아니더라도 원본 그대로의 사진이 아니라면 의미가 있나 싶은 생각이 드는 요즘이다. 저자는 책 도입부에 몇몇 사진을 보여주고 AI가 생성해 낸 이미지를 찾아보라고 한다. 나는 뭣도 모르고 책 끝 쪽을 살펴보며 미리 정답을 확인해 버렸다. 그럼에도 분명히 AI 가 생성해 낸 이미지를 골라내지는 못했을 것이다.
내가 생각하는 '사진을 잘 찍는다는 것은?' 구도가 조화로운 사진이다. 딱히 사진을 잘 찍는 기술이라면 무엇보다 그저 잘 찍는 감각 정도라고 생각한다. 어쨌든 저자는 다양한 사진의 분류 기준점을 세 가지로 나누어 살펴 보기로 한다. 그중 '사진을 찍는 사람을 만족시키는 사진에 무게를 두고, 인공지능 시대에 좋은 사진이란 무엇인지, 그리고 그러한 사진을 찍기 위해 무엇을 고민해야 하는지를 독자들과 함께 알아보고자' 한다.
사진의 탄생에 얽힌 이야기는 흥미로웠다. 사진이 발명되기 전 그림이 사진의 역할을 대신했다. 그림을 그리는 데는 많은 시간과 비용이 필요하기에 왕족과 귀족의 전유물이었다. 이에 사진술이 등장하면서 그림에 비해 훨씬 저렴한 비용과 짧은 제작 시간으로 본인의 모습을 소유할 수 있게 되었다.
사진술을 발명한 다게르는 초상사진 한 장마다 로열티를 받으려는 원대한 계획을 지니고 있었다니 그 시대 우리나라를 생각하면 엄청 큰 격차가 느껴질 뿐이다. 또한 사진 발명의 깊숙한 근간에는 인간의 오랜 욕망이 자리 잡고 있었다. 직접 못 보는 대상을 보고 싶어 하는 욕구와 내가 본 것을 사실적을 재현하고 싶은 욕망이 그것이다.
다게르와 함께 사진술 발명에 기여한 프랑스의 니엡스가 사진술 발명에 관심 가지게 된 계기가 그림을 잘 그리지 못한다는 재능의 한계였다는 점도 재미있었다.
- 이처럼 카메라를 통해 수집된 기억의 소유물들을 통해 나의 '기억하고 싶은 것들의 피라미드'를 계속 쌓아 가는 작업이 사진이 발명된 이유이자, 우리가 오늘도 사진을 찍는 이유입니다. p 39
AI가 만드는 사진 '같은'은 이미지를 사진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AI 이미지 생성 기술은 카메라나 빛을 사용해 실제 대상을 기록한 결과물이 아닌 만큼 사진이라고 부를 수는 없을 것 같다. 현재 사진을 뜻하는 포토그라피 단어의 역사도 흥미로웠다.
'AI 시대에 다시 생각해 보는 사진', 'AI 시대에도 변하지 않는, 좋은 사진 찍는 법'을 통해 지금 현재 사진이 지닌 의미에 대해 진중하게 접근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