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감정만큼 복잡 미묘한 것이 있을까 싶다. 그만큼 감정을 한마디로 정의한다는 건 너무 어려운 일이다.
감정이라는 신비를 들여다보는 일은 쉽지 않다. 의학과 과학만으로는 사람 마음을 설명하기엔 역부족이다. 그래서 저자는 의사, 과학자가 아닌 환자 입장에서 하는 이야기를 옮겨 적기도 했다. 정신의학의 핵심은 환자들의 순탄하지 않은 현실을 최대한 그들의 처지에서 감지하고 체험하는 것인데 관찰자와 관찰 대상 모두의 왜곡된 시선을 걸러야 가능해진다고 한다. 그러나 여기엔 한계가 있다.
저자는 문학에서 오는 영감이 환자를 이해하는 데 과학만큼 중요하다고 생각해 왔다. 인간관계에서 누구나 느끼는 상실감과 슬픔이라는 보편적 감정, 조증 환자나 정신병 환자가 겪는 바깥 현실과의 깊은 단절은 물론 내면의 자아마저 잠식하는 심각한 정신 문제를 아우르며 책 속 내용을 채웠다. 과학기술을 통해 사람들의 감정을 일관성 있게 측정 가능한 범위에서 우리 뇌의 깊은 작동 방식은 실험적 통찰이 가능함을 시사한다.
마테오는 자기가 왜 울지 못하는지 모르겠다며 답답함을 호소한다. 그는 교통사고로 임신 중인 아내를 잃는 끔찍한 일을 당했다. 이 일이 마테오에게 모든 희망을 앗아간 계기가 되었다. 그는 텅 빈 미래와 고통스러운 과거에 머물러 있었다. 그를 이해해 보려고 노력했지만 명쾌한 답을 얻기는 어려웠다.
여전히 과학의 손이 닿지 않는 곳에 숨겨져 있는 인간 감정의 비밀은 언제쯤 속시원히 밝혀낼 수 있을까. 그런 날이 오긴 올지 미지수이다.
정신의학에서 중요한 현상인 울음은 늘 진실성이 깃들어 있는 건 아니다. 복잡한 사회적 인지력을 갖춘 고등한 존재로 거듭나고 있는 인간은 감정을 속이고 부정하며 감정 표현을 강한 의지로 통제할 수도 있다. 또한, 감정적 울음은 인류의 보편적 현상이다.
이 책은 '뇌와 감정의 비밀에서부터 의학과 과학의 최첨단 지식에 이르기까지 인간 정신의 미스터리로 독자를 안내'하고 있다. '우리의 뇌는 어떻게 감정을 만들어내는가'에 대해 궁금한 분들에게 추천한다. '최첨단 신경과학 이야기를 반짝이는 산문으로 빚어낸' 글과 마주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