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을 잊은 시대'라니 그만큼 인간의 탐욕이 하늘을 찌르는 시대에 살고 있구나 싶다. 저자는 행복한 돼지와 불만족스러운 소크라테스 중 어느 쪽을 선택할 것인지 19세기 철학자 존 스튜어트 밀이 던진 질문을 던진다. 잠깐 고민하는 나를 보니 행복한 돼지가 되어도 좋은가 보다 싶다.
하이데거는 죽음을 잊을 때 삶도 잊으니 바로 여기에 철학이 필요하다 한다. 철학은 '인간과 세계의 근본 원리를 탐구하는 학문' 이전에 태도라고 한다. '왜?'라고 묻는 태도, 모두가 고개를 끄덕일 때 '정말?'이라고 되묻는 태도. 내가 확신하는 것조차 한 번 의심해 보는 태도.
나는 그저 제목만 보고는 '척하기 좋은 지식의 파편들'에 대한 다양하고 풍부한 내용을 담고 있는 책으로 여겼다. 하지만 프롤로그만 읽었는데 머리가 어질어질해졌다. '어떻게 하면 정말 필요한 지식을 재미있고 쉽게 전달할 수 있을까?'를 고민해온 저자가 철학을 현대의 언어로 재해석한 결과물이 바로 이 책이다. 어질어질한 나의 머리는 과연 정돈이 될지 본격적으로 읽어 나갔다.
1장 '진리와 인식'에서는 데카르트의 회의론, 니체의 관점주의, 비트겐슈타인의 언어게임, 소크라테스의 무지의 지, 플라톤의 동굴 비유 등을 담았다. 데카르트의 '꿈의 논변', '방법적 회의', '코기토'에 대해 설명한다. 데카르트가 말하길 맹목적으로 따르지 말 것이며, 질문하고 검증하며 스스로 생각하라고 한다. 이는 계몽주의의 출발점으로 '감히 알려고 하라. 자신의 이성을 사용할 용기를 가져라'고 한 칸트로 이어진다.
니체의 관점주의를 가장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문장이 인상적이다. 생각해 보니 대부분 그러하다는 사실이 소름이다.
- '사실이란 없다. 오직 해석만이 있을 뿐이다.' _니체, 「유고」 p 38
잠자고 있는 뇌를 일깨워 주는 책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저 취미 삼아 가볍게 읽으려고 선택한 도서인데 생각할 기회를 주는 책이었다.
저자가 말하길 "훔친 철학"이란 2,500년간 인류 최고의 천재들이 평생을 바쳐 도달한 결론을 훔쳐 왔음을 의미한다. 그들이 평생을 걸었던 길을 우리는 15분이면 그 핵심을 가져올 수 있다는 말에 동의한다. '천재들의 지혜를 다시 꺼내어 출퇴근길로, 점심시간으로, 잠들기 전 침대로 가져왔으니' 부지런히 읽고 또 읽으며 사유의 나날을 펼칠 수 있는 도서이다.
'알고 있으면 척하기 좋은 지식의 파편들'이 궁금한 분들에게 추천한다. 쉬운 예시의 설명글과 책 속 삽화가 잘 어우러져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도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