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제목인 <다섯 가지 질문>은 인간이 아픔을 겪을 때 그 아픔이 어떻게 찾아오고 어떤 모습으로 드러나며, 또 그 고통을 어떻게 극복해야 하는가를 다섯 개의 물음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저자는 밝힌다.
"왜 나는 모든 것이 불안한가?"
"왜 나는 타인을 위해 살고 있는가?"
"삶의 길이 보이지 않는다면 무엇을 해야 할까?"
"참고 버티면 언젠가 나아질까?"
"내면의 부를 어떻게 쌓을 수 있을까?"
그리고 이 책은 단순히 읽는 책이 아닌 스스로 묻고 생각하고 답하는 책이니 매일 밤 10분 동안 한 철학자의 생각을 읽고, 그 문장을 손으로 옮겨 적으며 그 순간 사유는 머릿속 개념이 아닌 독자의 언어가 되고, 마음에 새길 때는 차차 단단해질 것이라 한다.
책 속 12명 철학자의 언어를 통해 삶에 대한 염증을 진정시켜주는 진통제가 되길 희망하는 저자의 글을 뒤로하고 책 속으로 들어가 본다.
저자는 '2400년 동안 '인간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사유한 12명의 철학자로 플라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미셸 드 몽테뉴, 장 자크 루소, 아르투어 쇼펜하우어, 프리드리히 니체, 헨리 데이비드 소로, 버트런드 러셀, 공자, 맹자, 노자, 장자를 꼽는다.
각 장마다 10개의 테마로 구성되어 있다. 테마마다 가장 적절한 철학자를 배치해 놓아 그들의 사상을 엿보며 적용해 본다. 니체가 말하길 '나를 죽이지 않는 것은 나를 더욱 강하게 만든다'라고 했다. 고통은 삶을 단련시킨다. 고통으로 단련된 삶은 진정한 행복을 얻는다고 니체는 말한다. 삶에는 크고 작은 고통이 뒤따르기 마련이다. 고통을 어떻게 받아들이며 이겨내느냐는 순전히 본인의 몫이다. 반복된 좌절과 실패에 삶은 무기력하고 우울해지기 마련이지만 니체는 고통을 직면하고 의미를 부여하며 다시 일어서라고 한다. 자신에게 닥친 좌절과 상실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순간, 바로 성장이 시작된다.
철학자 미셸 푸코는 '자기 자신을 배려하는 8가지 방법'을 고대 그리스와 로마 철학에서 찾았다. 나는 종종 외부의 아주 작은 자극에도 흔들리며 괴로워하는 나를 보며 한심해 하곤 한다. 그 이유 중 하나는 그런 것이 계속 반복된다는 것이다. 언제쯤 작은 자극에 반응하지 않는 날이 올지 모르겠지만 '자기 돌봄'이 필요한 것 같다. 책 속 조언을 필사하며 마음 근육을 단단하게 다져야겠다.
염세주의 철학자 쇼펜하우어를 좋아한다. 아마도 나의 성향도 조금은 염세주의적이기 때문이며 그의 철학에 동조하기 때문이다. 다시금 만난 쇼펜하우어의 글에 위로는 받는 시간이 행복했다. 그래, 삶의 본질은 행복이 아닌 고통이라고 생각하면 위안이 된다. 삶에서 고통을 최소화하기 위해 낙관보다 비관을 택하고 철저한 대비를 한다는 점에 극 공감한다. 그래서 난 겉보기만 긍정적인 위로의 말을 싫어한다. 가식적으로 느껴지기 때문이다.
니체의 철학은 어렵지만 충분히 귀 기울일만하다. 니체는 '괴물과 싸우는 자는 그 과정에서 자신이 괴물이 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그리고 네가 오래도록 심연을 들여다보고 있다면 심연도 그 안에서 너를 들여다본다.'라고 충고했다. 슬픔이나 분노, 우울 같은 감정에 너무 오래 머물면 나도 모르게 그 어두운 감정에 물들어버리기에 심연을 오래 들여다보는 걸 조심하라 조언한다. 맞는 말이다. 나도 요즘 반복되는 고민으로 우울하고 무기력한데 벗어나고 싶어도 맘대로 되지 않는다. 그저 무념무상하고 싶지만 내 마음 내 뜻대로 되지 않는 게 가장 힘든 점인 것 같다.
인생에서 늘 같은 문제로 반복적인 고민을 하는 분들에게 추천한다. 12명의 철학자와 사상을 통해 지혜를 쌓으며 위안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