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곧 올 것 같은 표지가 화사한 도서이다. 오지 않길 바란 겨울이 성큼 와서 여름을 좋아하는 내가 벌써 봄을 기다려서 그런가, 표지도 내용도 심지어 제본마저 마음에 드는 책이다.
한창 갱년기로 살이 쪄서 스트레스인 요즘, 이에 대한 극복이 최대의 관심사이다. 나이 듦의 과정 중 하나인 갱년기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며 언제 끝날지 모를 갱년기가 차츰 내 곁을 떠나길 희망한다.
저자는 갱년기가 지나니 진짜 자유를 만끽하는 시간, 진짜 나로 살 수 있는 아름다운 자유가 온다고 한다. 내게 갱년기는 나이 드는 자연스러운 과정일 뿐이다. 다소 불편하지만 이 또한 나 스스로가 견뎌야 하는 삶이다. 그저 조금 불편할 뿐. 나의 갱년기가 지나면 저자의 말처럼 지금보다 더 자유를 만끽할 수 있는 날이 오리라 믿는다.
요즘 필사가 유행인 듯 수많은 필사집이 쏟아지고 있다. 예전엔 짧은 필사보단 어느 정도 글 밥이 있는 걸 좋아했는데 요즘엔 적당한 글 밥이 있는 필사집을 선호한다. 이 책은 방송작가인 저자가 52편의 따뜻한 에세이로 독자를 위로하며 삶의 온기를 더한다. 매 에세이마다 공감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읽었고 만년필로 정성스럽게 필사하는 시간이 행복했다. 글에서 함께하는 친구처럼 편안함이 느껴졌다.
이젠 아이들도 훌쩍 자라 청년이 되니 엄마의 역할이 줄어든 느낌이다. 그래서 시간적 여유도 많아졌다. 아이들이 자란 만큼 나 또한 나이를 먹었다. 나이 든 만큼 지혜도 함께 저절로 쌓였으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음에 책이 인생의 선배가 되어 나를 이끌어준다. 이 책 역시나 인생을 바라보는 긍정적인 시각과 희망과 위로를 내게 선사한다. 오랜만에 만년필을 꺼내어 필사를 하니 느낌이 새로웠고 그 문장에 오롯이 집중하며 마음에 조용히 새길 수 있어 좋았다. 날씨는 춥지만 가슴은 따뜻해져 나의 단짝 친구도 나와 같은 마음을 느낄 수 있게 이 책을 선물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에세이를 좋아하고 필사도 좋아하는 분들에게 추천한다. 일상의 평범한 이야기 속에서 공감과 위로, 삶의 지혜를 이 한 권의 에세이집에서 만날 수 있다. 추운 만큼 움츠러드는 요즘, 카페에서 커피와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내기 좋은 필사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