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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를 바꾼 커피 이야기 ㅣ 세계사를 바꾼 시리즈
우스이 류이치로 지음, 김수경 옮김 / 사람과나무사이 / 2025년 11월
평점 :
커피는 권력을 원하고 권력은 커피를 원한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매일 한 잔의 커피는 일상이다. 하지만 커피에 대해 얼마큼 알고 있을까-이러한 궁금증에서 선택한 도서인데 내가 커피에 대해 이렇게나 무지했음을 깨달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세상에 떠도는 커피의 기원설은 다양한데 가장 대표적인 것은 9세기 무렵 에티오피아의 산양 치기 칼디의 이야기를 꼽을 수 있다. 새 목초지를 찾아 산양 무리를 몰고 갔다가 저녁녘이 되어서야 돌아왔는데 배부르도록 실컷 풀을 먹은 양들이 밤늦도록 흥분한 채 잠들지 못했다고 한다. 이에 당황한 칼디는 수도원의 스키아들리 수도원장을 찾아간다. 스키아들리는 호기심에 열매를 잔뜩 따다가 갖은 실험을 한다. 결국 물에 넣고 끓여서 마셔보는데 양과 똑같이 밤새 침상에서 뒤척이며 쉬이 잠들지 못한다. 이에 수도원에서 밤에 드리는 예배 시간에 꾸벅꾸벅 조는 수도사들에게 마시게 했다고 하니 요즘 우리가 알고 있는 커피 상식이기도 하다. 예전의 나는 커피를 마셔도 밤에 잠을 잘 잤다. 하지만 나이 드니 저녁에 커피를 마시면 나 역시나 쉬이 잠이 들지가 않았다. 그래서 커피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고 해야 하나 싶다.
저자는 이슬람 세계에서 커피가 정당성을 확보하기까지 만만치 않은 시련을 겪은 이야기를 상세히 다룬다. 커피가 이슬람교와도 얽히고설켜있다는 걸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다.
이 책은 수피교도가 '욕망을 억제하기 위해 마시던 검은 음료'인 커피는 어떻게 상업자본가와 정치권력자의 욕망을 자극하며 유럽과 세계를 제패했는지 세세히 서술한 도서이다. 그저 값싼 노동력 착취 문제와 커피의 대표 원산지 정도만 알고 있었는데 두 얼굴의 역사가 도사리고 있었다니 놀랍다.
이슬람 세계를 지배한 '검은 음료' 커피, 커피의 상업적 가치를 간파하고 이익을 극대화한 이슬람과 유럽 상인, 영광의 자리를 홍차에게 빼앗긴 영국 커피, 프랑스혁명의 인큐베이터가 된 커피와 카페 등을 통해 세계사를 바꾼 커피 이야기를 흥미롭게 담아 놓은 책이다.
커피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꼭 읽길 추천한다. 강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