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기구에 욕심이 많다 보니 만년필을 몇 개 갖고 있다. 오랜만에 만년필 필사라니, 필사 전부터 행복감이 밀려온다.
책을 펼치자마자 필사를 시작한다. 사각거리는 소리와 생각보다 훨씬 만족스러운 종이 퀄리티에 필사할 맛이 넘친다.
저자는 필사는 단순히 글을 베껴 쓰는 행위가 아닌, 의미를 손과 눈, 호흡으로 재경험하는 공부이자 기록법이라고 한다. 맞는 말이다. 특히나 요즘처럼 손글씨 적을 기회가 거의 없는 시대엔 필사가 특별하다. 나는 여전히 아날로그를 선호하는 부분이 있다. 그래서 종이책으로 독서하는 걸 좋아하고 필사하는 것도 좋아한다. 디지털 시대에 아날로그 감성을 찾아 만년필로 필사하는 나만의 시간을 가져보길 추천한다, 이 책과 함께.
1장에서는 필사의 정의, 필사를 시작해야 하는 이유, 필사의 효과에 대해 이야기한다. 필사의 방법과 다양한 필사 도구도 소개하는데 만년필 상식에 대한 내용이 새롭다.
2장부터 5장까지 필사를 위한 공간이다. 비교적 짤막한 명언이 필사로 하루를 시작하기에도 좋고 마감하기에도 좋다. 너무 긴 글을 필사하는 건 부담스럽다. 명언 밑에는 저자가 직접 쓴 글씨를 보여준다. 펜촉과 잉크색, 노트에 대한 정보도 있다. 그리고 명언에 덧보탬 글도 있어 좋다.
필사하는 동안 짧은 글 속에 숨어있는 강력한 힘이 느껴졌다. 삶의 지혜, 희망, 목표, 다짐, 격려를 받을 수 있었다. 필사가 끝난 후 다시금 명언을 읽고 그 뜻을 음미하는 시간을 가졌다.
선물용으로 좋은 아이템인 필사집이다. 이제 막 시작된 겨울, 나를 위한 선물로도 좋지 않을까.
만년필로 끄적이는 걸 좋아하는 분들에게 추천한다. 필사할 맛이 나는 도서이다. 강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