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무엇을 타고나는가 - 유전과 환경, 그리고 경험이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
케빈 J. 미첼 지음, 이현숙 옮김 / 오픈도어북스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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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유전과 환경, 그리고 경험이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

유전의 힘은 강하다. 외모, 성격, 질병을 보면 그러함을 잘 느낄 수 있다.

이 책은 유전과 환경, 경험이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력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매우 흥미로운 소재라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저자는 사람마다 성격, 지능, 성적 취향의 심리적 측면 등이 '우리가 어떠한 사람인지 결정'하는 요소라고 본다. 수천 년 동안 끊임없는 논쟁의 대상은 그러한 문제를 어떻게 아느냐는 것이다. 이에 유전학과 신경 과학의 승산 없는 싸움을 뒤로하고 결국 사람의 모습은 어느 수준까지는 그대로이기에 '그냥 그렇게 태어났다는 것'이며, '인간 본성이 유전체 속에서 어떻게 암호화되는가'를 다룬다. 책 속 내용을 한 줄 한 줄 다 이해하고 넘어가야지만이 전체적 맥락을 이해할 수 있었다.

- 같은 종에서 나타나는 서로 다른 본성은 각자의 뇌에 존재하는 물리적 특성의 차이에서 비롯된다. ... 따라서 인간 본성은 철학에서 추상적으로 바라볼 거리가 아닌, 과학적 연구가 가능한 대상이다. p 27

저자는 유전 프로그램을 이해하려면 유전체 내 정보가 암호화되고 발현되는 원리를 파악해야 하며, 인간과 침팬지, 호랑이나 땅돼지의 유전체 간 차이가 저마다 고유한 본성을 만드는 근원임을 피력한다. 그리고 오랫동안 진행된 여우 길들이기 실험을 통해 아직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영향을 받은 유전자들을 유추해 본다.

유전체는 사람을 암호화하지 않으며 '사람을 만드는 프로그램'을 암호화할 뿐으로, 이는 결과를 정확히 예측하기란 불가능하다고 한다.

- 요컨대 개인의 두뇌 배선 방식은 유전적 구성뿐 아니라 발달 프로그램이 실제로 어떻게 작동했는가도 중요하게 작용한다. 이것이 핵심이다. 특정 형질의 변이가 오직 일부만 유전적으로 영향을 받는다고 해서 나머지 변이가 반드시 환경적 요인이나 양육으로 결정된다고 볼 수는 없다. 오히려 상당부분은 발달 과정과 관련이 있을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 따르면 개인 간 행동 경향 및 능력 차이는 단순히 유전의 영향이 단독으로 작용함을 넘어 훨씬 선천적일 가능성이 있다. p 34

쌍둥이와 입양아 연구는 공유하는 유전자와 가정 환경의 영향을 독립적으로 검증하기 위해 고안되었는데 입양아 연구가 개념적으로 이해하기 쉽다고 한다. 입양아 연구와 정반대로 접근하는 쌍둥이 연구는 유전적 유사성에 차이를 보이는 사람과 비교함으로써 공유하는 환경이 비슷할 때, 유전적 차이가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다.

프랜시스 골턴이 처음으로 개발한 5점 척도로 점수를 표기하는 방식의 설문지는 심리적 특성을 측정하는 방법 중 조금 더 직접적인 방식이다. 그는 '본성 대 양육'이라는 표현을 만든 사람이기도 하며, 인간의 특성이 유전과 환경적 요인 가운데 어느 쪽의 영향을 더 많이 받는가를 확인하는 데 쌍둥이 연구와 입양아 연구를 활용할 수 있으리라 예견했다고 하니 앞서간 인물인 건 틀림이 없어 보인다.

- 심리적 특성의 측정값은 키나 체중 같은 신체적 특성보다 훨씬 모호하고 정확성도 떨어진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그 측정값이 유의미한 정보가 포함되지 않은 단순한 잡음일 뿐이라 우려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는 사실이 아니다. 우리는 사람을 여러 차례 실험하고, 측정값의 일관성을 확인함으로써 신뢰도를 평가할 수 있다. p 41

그 외 유전자는 무엇이고, 유전적 변이는 어디에서 비롯되며, 우리가 논의하는 형질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본다. 그리고 발달 변이가 뇌의 배선에 미치는 영향과 선천적인 심리적 특성의 차이를 형성할 때의 역할도 살피며, '뇌 가소성'이 경험에 따라 신경 회로를 정교화하는 과정도 살펴볼 수 있었다.

저자는 '인간 본성의 다양성을 이해하고, 인정하며, 받아들이기를 넘어 환영할 수 있어야 한다'라는 말로 책을 끝맺는다. 너무나 복잡 미묘한 주제라서 그 범위도 참 넓고 깊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타고나는가, 아니면 만들어지는가?'에 대한 유구한 논쟁의 새로운 이정표가 궁금한 분들에게 추천한다. 매우 흥미로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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