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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 공부 - 똑바로 볼수록 더 환해지는 삶에 대하여
박광우 지음 / 흐름출판 / 2024년 12월
평점 :
똑바로 볼수록 더 환해지는 삶에 대하여
살아가는 동안 죽음에 대해 얼마큼 생각할까. 대부분 죽음보다는 삶을 더 사랑하고 생각한다. 나 역시나 그러함에 나의 죽음에 대해 긴 시간 고민해 본 적은 없지만 울 녀석들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그런 평온한 죽음을 맞이하고 싶다.
'작별 인사를 할 수 있는 죽음'은 과연 현실에서 존재할까. 나 역시나 몇몇 죽음을 겪었지만 결코 작별 인사를 하며 떠난 보낸 적은 없다. 친정 아빠는 담도암으로 1년 정도 고생하다가 돌아가셨다. 본인은 절대 암에 걸리지 않는다는 막연한 믿음을 갖고 있었기에 암이라는 걸 알려드리지 못했다. 하지만 상태가 나빠지기 시작하자 생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사실은 자각하신 듯했다. 그 당시 난 막 30대가 되었고 가족을 떠나보낸 적이 없어 어떤 식으로 아빠를 대해야 하는지 몰랐다. 그래서 얼마 남지 않은 시간 동안 애틋한 대화를 나누지 못했다. 언니가 병문안 왔을 때 다시는 못 보겠지라며 언니에게 잘 가라며 배웅하던 아빠였다. 애정 표현이 거의 없으셨던 아빠였는데 죽음이 머지않았다는 걸 알고서 한 말이 참 슬펐다. 그 뒤 갑작스럽게 또 가족을 보내게 되면서 안전 염려증에 시달리기도 했었다. 나에게 죽음이란 삶처럼 인간이라면 당연한 것이란 인식이 강하다. 하지만 그 당사자가 바로 나라면? 글쎄 잘 모르겠다.
죽음에 대한 '예행연습'을 이 책을 통해 경험해 보는 시간이 유익했다. 웰다잉과 웰빙은 다르지 않다는 저자의 말에 공감하며 나의 웰다잉을 위해 다양한 사례들에 집중했다. 아픈 본인만을 생각하는 이기적인 사람, 본인의 고집으로 치료 시기를 놓친 사람, 죽음을 받아들이는 사람 등 다양한 형태의 죽음 이야기는 나의 죽음뿐만 아니라 주변까지 생각하는 시간을 마련해 주었다. 그냥 자듯이 죽음을 맞이하면 제일 좋겠지만 인생사 뜻대로 되지 않는다. 요즘엔 특히 암과 치매가 제일 무서운데 당사자뿐만 아니라 가족도 함께 고통을 받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 경제적인 문제도 대두되기에 그에 대한 대비가 없다면 정말 심각한 지경에 이른다.
현실적인 책 속 사례들은 웰다잉을 위한 충분한 예행연습의 기회가 되었고, 참고하기에 도움이 되었다. 내게서 너무나 멀리 있어 절대 나의 손끝에 닿지 않을 것 같은 죽음이지만 현실에선 죽음은 늘 나의 곁에 머물고 있음을 직시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소중한 사람들과 마지막 작별 인사를 할 수 있는 죽음을 원하는 분들에게 추천한다. 강추!
작별 인사를 할 수 있는 죽음.
모두의 죽음 준비는 이 상상에서 시작된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