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 동네에는 서점이 딱 하나 있다. 중학교 인근에 있는 곳으로 베스트셀러와 일반 도서, 다양한 문방구와 교재들로 꽉 채워져 있다. 아이들이 중학교를 졸업한 후에는 거의 그 서점에 갈 일이 없어졌다. 그 외 동성로에는 교보문고와 몇몇 백화점에 서점이 입점해 있다. 검색해 보니 대구에 생각보다 많은 서점이 있음을 오늘에야 알게 되었다.
매일 쏟아지는 신간을 보면 저자가 일본인인 경우가 많다. 저자에 따르면 도쿄에만 900여 개의 서점이 있다고 하는데 실로 놀라운 숫자가 아닐 수 없다. 솔직히 내 주변엔 꾸준히 독서를 하는 이가 한 명도 없는 듯함에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내가 살고 있는 대구만 보더라도 서점이 그리 흔하진 않다. 나는 읽는 걸 좋아하고 혼자 카페에서 독서하는 게 유일한 낙인 사람이다 보니 책과 매우 친한 편에 속하지만 서점 방문은 드문 편이다. 그래서 일본 서점의 모습이 궁금해 선택한 도서인데 일본 내 다양한 서점의 모습과 책, 사람 이야기로 가득한 이 책을 읽으며 나도 일본 서점 방문을 꿈꾸게 되었다. 일본 여행의 목적 중 하나가 서점 방문이라니! 그날을 위해 열심히 일본어를 독학해야겠다.
- 전철이나 카페에서 문고판 책을 읽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은 일본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풍경이다. P 24
문고판은 가로 10센티, 세로 15센티 정도의 저렴한 책으로 일본 최초의 독서 붐의 주역이라고 한다. 이러한 문고판을 처음 생각해낸 사람이 이와나미서점의 창업주 이와나미 시게오라고 한다. 이는 저렴한 가격의 양서를 폭넓게 보급한 '지식의 민주화'가 시작된 것과 같다 할 수 있다고 저자는 피력한다.
매우 독특한 운영 시스템의 서점 파사주, 헌책방 거리 진보초의 새 책 판매 서점인 도쿄도, 저자의 마음을 흔든 진보초 서점 여덟 곳 등 일본 이곳저곳에 위치한 다양한 서점들을 저자와 함께 둘러보며 각각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각 서점마다 주소와 영업시간 휴무일, 홈페이지 주소도 제공하고 있다.
- 바쁜 일상에서 짬을 내, 짧은 문학 작품을 읽으며 잠시 쉬어가라는 콘셉트로 일본의 대표적 문학 작품을 4번에서 8번 접은 한 장의 종이에 싣고 소박한 종이봉투에 담았는데, 일본 출판계로부터 꽤 참신한 아이디어로 평가받으며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ㅣ 본초 문고 p 103
2018년에 폐점한 아오야마 북센터 자리에 다시 서점을 세운 분키츠는 1,650엔을 내고 입장하여 음료와 책을 원하는 만큼 볼 수 있는 콘셉트의 북카페 겸 서점이라고 한다. 내가 원하는 서점이 바로 분키츠 같은 곳인데 대구엔 그런 곳이 없는 게 아쉽다. 도서관이나 스터디 카페보단 일반 카페에서 책 읽는 걸 좋아하다 보니 3,4 시간은 기본으로 앉아 있게 된다. 문제는 그 시간은 책 한 권 읽지 못하는 시간이라는 거다.
도쿄의 서점 방문기를 통해 책과 사람, 문화 등을 두루 접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책을 좋아하는 분들에게 추천한다. 도쿄의 다양한 서점과 분위기 등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