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성을 가르치는 바른 소리'란 뜻의 훈민정음을 바르게 알리기 위해 현대적으로 재구성한 도서이다. 전 세계적으로 한글만큼 뛰어난 문자는 없다. 어떠한 것도 모두 글자로 표현할 수 있는 문자는 이 세상에서 한글이 유일하지 않을까 싶다. 솔직히 이 책을 접하기 전까지 훈민정음 경필쓰기란 것이 있는지도 몰랐는데 이렇게나마 알게 되어 기뻤고 훗날 훈민정음 경필쓰기 급수 시험에 도전하는 날이 오길 기대해 본다. '훈민정음 경필 쓰기 검정 요강'에 대한 안내도 있으니 참고하자.
공장한 판단력이라는 '신언서판'은 글씨로 마음을 다스릴 수 있는 사람에게 나랏일을 맡겼다는 의미라고 한다. 의사소통 도구 중 가장 쉽고 효과적으로 의사 표현이 가능한 훈민정음을 모국어로 사용한다는 것에 무궁한 자긍심을 되새기며 나도 글씨로 마음을 다스릴 준비를 하며 페이지를 넘겨본다.
우선 '글씨 쓰기의 기본'에 대한 글을 통해 경필이란 무엇이며, 글씨를 잘 쓰는 방법과 펜을 잡는 요령에 대해 배울 수 있다. 경필이란 단단한 재료로 만들어진 글씨 쓰는 도구란 의미로 펜과 연필, 철필, 만년필 등이 이에 속한다. 펜을 잡은 요령에서 펜을 바르게 잡은 모습을 사진을 통해 볼 수 있다. 익숙한 모습이지만 나의 경우는 새끼손가락을 편 상태에서 펜을 쥐는 습관이 있다. 지금에서 고치려고 하니 잘되지 않아 그냥 그렇게 잡고 쓰기로 한다.
훈민정음해례본에 나온 글자를 익히며 문자 강국의 자긍심을 다시금 느낄 수 있었다. 예쁜 글씨체는 누구나 소망하는 바, 이 교재를 통해 글씨를 교정하는 기회도 누릴 수 있기에 천천히 따라 쓰며 바른 글씨체 연습에 매진해 본다.
구성은 훈민정음 경필쓰기 기본 학습으로 8급 자모음 28자 쓰기, 7급 낱글자 쓰기, 6급 낱말 쓰기로 되어 있다. 투박한 자모음을 보고 조금 당황스러웠다. 크고 두꺼운 글씨체에 맞는 필기구를 생각하다 캘리그라피용 붓 펜이 떠올랐다. 다행히 얼추 따라 쓰기에 무리가 없어 좋았다. 그리고 조금은 붓글씨 쓰는 기분이 들기도 했는데 평소 관심 많던 분야로 즐거운 시간이었다. 쉬운 것 같지만 결코 만만치 않은 훈민정음 경필쓰기였다. 세계 최고의 문자인 훈민정음을 알고 그 경필쓰기에 도전하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한다.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