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후 세계를 여행하는 모험가를 위한 안내서 - 천국과 지옥 그리고 연옥까지 인류가 상상한 온갖 저세상 이야기
켄 제닝스 지음, 고현석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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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사후 세계 등 미스터리에 심취한 적이 있다. 그저 단순한 호기심이었지만 나름 열심히 찾아보며 읽은 기억이 있다. 태어남과 동시에 인간의 끝은 죽음이며 그 누구도 피해 갈 수 없다. 죽음으로부터 되돌아온 이는 단 한 명도 없다는 사실만으로 죽음 그 뒤 세계의 유무가 궁금하다. 물론 사후세계를 잠깐 경험했다는 이들도 있지만 믿거나 말거나 정도의 신빙성만으로 논하기엔 그 가치가 떨어지는 것 같다.

이 책은 신화, 종교, 책, 영화, 텔레비전, 음악과 연극 등의 다양한 사후 세계를 안내하고 있는 도서로 '오래전부터 전해 내려오는 모든 이야기 속의 죽음은 어떤 '상태'가 아니며, 죽음은 어떤 장소이거나, 그 장소로 향하는 여정 그 자체'임을 잘 보여주고 있다. 의식과 호흡이 멈추고 육체는 그저 빈 껍데기에 불과한 죽음을 상태가 아닌 장소와 그 장소로 향하는 여정이라니 다소 생소하게 느껴졌지만 '천국과 지옥 그리고 연옥까지, 인류가 상상한 온갖 저세상 이야기'가 너무 궁금했다. 저자의 안내를 따라 다양한 사후 세계의 모습을 엿보며 여행할 수 있었는데 상상만으로도 공포가 느껴지기도 했다. 죽으면 영혼이 육체를 빠져나가 막 날아다니거나 어떤 빛의 이끌림을 통해 사후 세계로 갈 것만 같은데 내가 이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임사체험자들의 이야기와 영화 때문이 아닌가 싶다. 어쨌든 예전에 단테의 신곡을 읽으며 연옥 정도면 그나마 천국은 아니지만 지옥보다는 훨씬 괜찮겠다는 생각을 한 적이 떠올랐다. 연옥의 탄생 배경은 로마 가톨릭에서 죄가 없지만 세례를 받지 못한 아이들이 가는 곳으로 처음 탄생했다고 한다. 천국과 지옥 사이 공간으로 연옥을 뜻하는 라틴어 림부스는 경계라는 뜻이라고 한다.

죽음을 기억하라는 뜻의 메멘토 모리는 매 순간마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꼭 기억해야 할 문구가 아닐까. 그만큼 우리는 늘 죽음에 노출되어 있는 존재이다.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좋다는 속담처럼 솔직히 삶보다 죽음을 좋아하는 이는 없을 것이다. 다만 죽음을 두려워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

동서고금을 망라한 저승 이야기가 궁금한 분들에게 추천한다. 매우 다양한 사후 세계의 여행을 떠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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