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하는 기술이 참 부족하다고 느끼는 요즘, 이 소통이란 건 관계를 통해서만 이루어짐을 생각하면 더 어렵게 다가온다. 말하기 전 생각을 먼저 하고 말을 하라고 하지만 생각하기도 전에 말이 그냥 툭 튀어나가는 경우가 다반사라서 때때로 그런 말을 내뱉은 걸 후회하곤 한다. 그래서 가능하면 말하기보단 듣기 위주로 대화를 하자고 다짐하는데 그것마저도 쉽지 않다.
타인과의 대화에서 종종 상처를 받곤 하지만 바로 반박하며 따지거나 바로 기분 나쁘다는 표현을 하지 못하는 성격이다 보니 뒤돌아 분을 삭이는 경우가 많다. 이는 좋지 못한 성격으로 화병을 유도할 수 있다는 생각에 고쳐보고 싶지만 생각처럼 잘되지 않는다. 이 책은 '상처가 되는 말로부터 적극적으로 나를 지키는 법'에 대해 다룬다. 무례한 말로부터 상처받지 않기 위해서는 '내가 느끼는 감정과 생각을 온전히 믿고 표현'하는 것이 좋다는 저자의 말에 동감하며 저자가 알려주는 '상대의 기분에 맞추지 말고 거절하는 기술'과 '원하지 않는 친절과 관심으로 내 삶을 흔드는 불편한 관계에서 멀어지는 방법'에 대해 배울 수 있었다.
'암묵적 가정'이란 신념과 가치관 이면에 뿌리 깊게 자리 잡은 것으로 타인과 관계를 맺고 소통하는 수단인 '말'에도 나에게는 당연해 타당한 것으로 여겨지는 것을 말한다. 원래부터 당연한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니 모두에게 당연한 것처럼 말하는 건은 상당히 불편하다. 저자는 동시대를 살아가는 다른 사람들이 서로가 당연하다고 믿는 생각을 조율하는 노력이 필요함을 피력한다.
모든 사람에게 좋은 사람일 필요는 없다. 저자는 좋은 사람이 아니라고 해서 나쁜 사람이 되는 것은 아니기에 그럭저럭 괜찮은 사람으로 '나'를 먼저 챙기라고 조언한다. 그래, 나에게 있어 세상은 순전히 나를 중심으로 돌아간다. 그러니 그 무엇보다 소중한 건 바로 나 자신이다.
평소 칭찬받는 게 너무 쑥스러워서 칭찬을 받으면 넙죽 고맙습니다-라는 말보다 부정하기가 태반이다. 이제부턴 지나친 겸손이 아닌 건강한 겸손으로 애써 나를 낮추지 말아야겠다.
그 외 타인의 평가에 연연하지 않기, 최선을 다해도 어쩔 수 없는 관계가 있음을 인정하기, 상대의 기분에 맞추지 말고 거절하기 등 나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필요한 다양한 기술을 배울 수 있었다. 좋은 게 좋은 것이라고 웬만하면 화내지 않고 좋게 좋게 지냈던 상황들이 많고 현재진행 중인 상황도 있다. 똥이 무서워서 피하냐, 더러워서 피한다-라며 그냥 넘어간 숱한 일들이 떠오르는데 하루아침에 개선하기는 힘들 것 같지만 노력은 해야겠다.
트러블이 생기는 것보단 그냥 내가 참고 넘어가는 성향을 가진 분들에게 추천한다. 유익한 도서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