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에 대한 궁금증은 누구나 갖고 있는 의문이 아닐까.
우선 두 명의 저자 중 김병종 화가의 글을 먼저 만나 보았다. 그의 멋진 작품과 함께 글을 통해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며 그들의 이야기에 귀도 기울여 본다. 모로코에서 길을 안내해 주었던 한국 여인은 사막 여행에서 치유와 회복, 삶에 대한 열망을 안고 돌아온다고 한다. 그녀를 치유해 주는 뜨겁고 거친 사막은 나 역시나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를 떠올리게 하는데 끝도 없이 펼쳐진 광활한 사막에 서면 어떤 느낌일까 궁금하다.
"안코라 임파로"는 "나는 아직 배우고 있다"라는 뜻으로 저자는 우선 내면을 응시하며 '나'를 배우고 싶다 피력한다. 타인이 아닌 '나'로부터 배우는 것이라니 시사하는 바가 크게 다가왔다.
생명을 주제로 한 저자들의 대담은 생명의 근원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을 마련해 주었다. 이제 어느 정도 나이를 먹고 보니 그저 일상에서 스트레스 덜 받고 이왕이면 즐겁게 사는 것이 인생 목표가 되었을 뿐 생명에 대한 고차원적인 의문은 이미 사라지고 없다. 이 대담에서 이어령 선생의 이야기가 많이 나왔는데 이미 그분의 도서 몇 권 읽은 것이 도움이 되었고 그토록 많은 책을 남긴 이유를 더욱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생명의 한계선이 생명의 특성 중 가장 뚜렷한 특성이기에 더욱 남다른 의미가 있는 것 같다. 어린이용 사전에 '생명'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의 기간'이라고 정의되어 있다고 한다. 생명에 한계선이 있기에 인생은 더 소중하고 아름답다. 어릴 땐 마냥 늙을 것 같지 않던 젊음도 이젠 서서히 져 물어 가는 해가 되었지만 내 아이들이 훌쩍 자란 모습엔 그저 미소가 지어진다.
최재천 교수는 유전자의 눈으로 보면 생명은 영속적이라 피력한다.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말이 문득 떠오르는데 내 새끼들을 보면 결코 부정할 수 없는 말이다.
화가 고갱의 작품 "우리는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로 마무리해 본다. 거 참, 어렵네.
- 어떻게 보면 그래서 지구의 생명은 한계성을 지닐 수밖에 없는 운명을 갖게 된 것이니 그 자체를 그냥 받아들이면 되는데, 우리는 그게 참 쉽지 않아서 이렇게 자꾸 여러 가지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겠지요. P 129~ 130
- 그러니까 이제 생명이 다 돼가니까 자손을 많이 남겨야겠다는 의지 비슷한 것으로 계속 글을 쓰셨던 것 같아요. P 1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