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의 지도 - 2023 청주공예비엔날레
강재영 외 지음 / 샘터사 / 2023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공예, 세상을 잇고, 만들고, 사랑하라

지금 현재 '2023 청주공예비엔날레'가 개최 중이다. 이 책은 '2023 청주공예비엔날레'에서 예술감독을 맡고 있는 강재영 예술감독 이하 다양한 공예가들과 그들의 작품을 함께 만나볼 수 있는 도서이다.

공예란 단어에서 떠오르는 건 손재주이다. 같은 사람이지만 다들 가진 재능은 다르다. 물론 가진 재능이 없는 이들도 있다.(나도 그중 하나이지 않을까) '물건을 만드는 기술에 관한 재주'는 사람의 손끝에서 시작한다. 내 주변에도 유난히 손재주가 있는 분이 있다. 바느질도 잘하고 뜨개질도 잘해서 푸바오도 뜨고, 커피잔도 뜨고, 동자승도 뜬다. 얼마나 잘 뜨는지 감탄스럽다.

- 문자도 활자도 없던 선사시대부터 인간은 아름다움을 추구해 왔으며, 보다 실용적이고 가치 있는 삶을 갈망해 왔습니다. 그 아름다움과 욕망을 담기 위해 도구를 만들기 시작한 인간은 공예라는 그릇과 함께 역사의 궤도를 돌기 시작했습니다. p 5

- 이번 비엔날레의 주제인 <사물의 지도>는 '사물이 어디에서 와서, 어떤 관계항을 만들며, 어디로 향하고 있는가?'라는 '빅히스트리'와 '빅퀘스천'의 확장된 시각에서 대문자 공예를 바라보기를 제안합니다. p 13

처음 만나는 작가는 다카시마 히데오로 도자로 초현실적인 인물 형상을 빚어내는 작가이다. 그의 작품 사진을 본 순간 뭔가 기괴함이 스쳐 올라와 작품을 유심히 쳐다보게 된다. <텅 빔으로 채워지다>라는 주제 속 작품을 감상하며 텅 빔과 채워짐의 역설에 대해 잠깐 사색해 본다.

-다카시마의 작품은 항아리와 인간의 몸 형태를 현대적인 방식으로 융합하여 재미를 선사한다. 보이지 않는 세계와 눈에 보이는 세계 사이의 불안이나 희망 등을 모두 경험하게 하는 그의 작품은 유쾌하면서도 존재에 대한 생각을 자극하며 우리를 상상의 나라로 빠져드게 한다. p 27

아주 오래된 골동품처럼 느껴지는 아디 토크의 블러싱 메탈 작품은 '자연과의 협업으로 지속가능성을 실험'한 것들이다. 다양한 공예 작품을 접하지 못하다 보니 이처럼 낯선 공예작품들이 신선하게 느껴진다.

다카하시 하루키의 '풍경'으로서의 공간은 매우 섬세하면서도 유연함이 느껴지는 작품이다. "공간은 자연현상을 품은 하나의 생명"이라는 다카하시 하루키의 말은 그의 작품과 공간에 잘 나타난다.

'장르의 경계를 허무는 질문들의 교집합' 김준명 도예가의 작품은 흔히 도예가 하면 연상되는 작품과는 거리가 멀었다. 이는 도예에 대한 나의 협소함을 일깨워 주는 계기가 되었고,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것들에 대해 늘 질문을 던진다는 김준명 도예가의 유의미한 예술 활동이 인상적이다.

공예가들의 정신이 깃든 작품과 그에 대한 해석을 곁들여 주어 보다 흥미롭게 감상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아마 해석이 없었다면 공예작품이 품고 있는 뜻을 하나하나 헤아리기 어려웠을 것이다.

솔직히 제목이 담고 있는 뜻부터 이해하는 게 우선이었고, 그러고 나서 그 의미를 좇아갈 수 있었다. 결론은 아직 저자의 제안에 부합하는 답을 찾지 못했지만 공예를 바라보는 시각을 키울 수 있음에 의의를 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