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법 두께가 있는 책으로 글보다 그림이 더 많은 도서이다.
일반적인 동화책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직접 책을 받아 보곤 나의 예상과는 다른 모습에 어떤 내용을 담고 있을지 궁금증이 커졌다.
우선 300여 컷에 달하는 인상적인 흑백 그림이 눈에 들어온다.
별과 달 그림이 독자를 제일 먼저 반긴다. 주인공은 씨앗으로 머윈과 루이스 남매이다. 그들의 엄마는 태초부터 지구에 뿌리를 내린 플라타너스 나무로 남매에게 큰 나무로 잘 자랄 수 있다고 격려한다. 단 조건만 잘 맞는다면. 플라타너스 엄마가 말하는 조건이란 비옥한 흙과 풍부한 햇빛, 그리고 깨끗한 물을 의미한다.
루이스는 엉뚱하게 달에서 뿌리를 내릴 거라고 말한다. 그런 루이스를 엄마는 응원하지만 머윈은 현실적으로만 생각하며 불가능하다고 투덜거린다. 어느 날 갑자기 전령사들이 비상사태를 알린다. 무시무시한 거대 괴물이 숲으로 몰려들고 있다는 소식이다. 그때 숲은 불에 휩싸이며 엄마 나무는 결국 불길을 피하는 괴물에게 꺾이며 최후를 맞이한다. 그와 동시에 작고 작은 씨앗인 루이스와 머윈은 갑자기 자유의 몸이 되어 바위 위에 떨어진다. 하지만 이내 공중에 휙 던져졌다가 다시 물속으로 떨어져 바닷속 식물과 마주한다. 다시 육지로 올라온 루이스와 머윈은 예전에 엄마가 알려준 아름다운 산으로 가기로 결정한다. 그곳에는 풍부한 햇빛과 깨끗한 물, 비옥한 흙이 있다는 걸 알게 된다. 루이스와 머윈이 함께 숲으로 가는 여정은 험난하고 험난하다. 그 험난한 여정에서 만나는 다양한 동. 식물들을 통해 태초의 존재를 찾아 여기저기 모험을 겪는다. 그 사이 루이스와 머윈은 헤어지게 된다. 훗날 머윈은 아주 큰 나무가 된 루이스와 재회하게 된다. 혼자가 된 머윈은 태초의 존재 목소리를 듣게 된다. 예전에 루이스가 들었던 그 목소리를. 태초의 목소리는 머윈에게 세상의 시작을 이야기해 준다.
오랜 시간 동안 바위 틈에 갇혀 있던 머윈과는 달리 숲속에 뿌리를 내린 루이스는 아주 큰 나무로 자라났다. 머윈도 루이스 옆에 뿌리를 내린다.
동화책이지만 과학적 근거가 있는 내용을 바탕으로 지어진 이야기가 무척 흥미롭다. 책 말미에는 '과학적 사실들'을 모아 따로 정리해 두어 아이들의 과학 상식도 높여준다. 흥미로운 내용과 멋진 삽화를 통해 자연의 경이로움을 느낄 수 있는 동화책이다. 강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