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죽음이란 제목에서 역설적인 느낌이 물씬 풍기는 도서로 인간이라면 으레 죽음을 맞이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보편적인 사고를 지닌 내게 이 책은 사고의 전환을 느끼게 해 준 도서이다.
- 코로나19가 최근 인류에게 큰 위협이 되긴 했지만, 인류의 가장 큰 적은 노화와 죽음이다. ... 실제로 노화가 질병이며, 치료 가능한 질병으로 간주될 수 있는지에 대한 논의가 여러 나라에서 시작되었다. p 17
인간이라면 누구나 영원한 삶을 꿈꾼다. 삶과 죽음을 의식하는 인간은 선사시대부터 불멸을 꿈꿔 온 존재이다. 서론에서는 이러한 '인류의 가장 큰 꿈'인 불멸에 대한 내용으로 이집트, 중국, 신화, 종교 그리고 과학으로 진화한 불멸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사피엔스》의 저자 하라리의 죽음에 대한 의문이 인상적이다.
- 하라리는 인류의 역사와 함께 오랫동안 유지되어 온 죽음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도록 하는 문화에 관해 의문을 던진다. ... 하라리는 죽음이 이 중요한 권리를 침해하고 있기 때문에 인류에 대한 범죄로, 인류가 죽음에 맞서 전면전을 펼쳐야 한다고 주장한다. p 30
죽음에 맞서야 한다고 주장을 한다니 존재 유무를 떠나 신에 대한 도전으로 보인다.
- 한편 효모, 벌레, 모기, 생쥐와 같은 다양한 모델 동물들의 생명을 연장하고 젊어지게 하기 위한 실험이 이미 시작되었다. p 32
- 연구자들이 공개적으로 말하지 않더라도, 인간과 유사한 동물의 수명 연장을 실현해 우리를 더 오래 생존하고 더 젊은 존재로 만들기를 기대하는 것이다. p 33
인류의 염원인 불멸은 이제 과학의 영역을 넘어 윤리의 영역에 도달했다. 물론 아직 과학적으로 이뤄낸 성과보다 갈 길이 멀고 멀지만 그 과정에서 만나는 윤리적 문제에 대해 저자는 이렇게 피력한다.
- 미래의 과학 발전 덕분에 인간의 수명 연장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이제 받아들인다면, 그것이 윤리적인지에 관해서도 논의해야 한다. 우리의 대답은 그것이 윤리적이어야 할 뿐만 아니라, 우리 책임이라는 것이다. p 41
1장은 '생명이 유한한가에 관한 문제'를 다룬다. 지구상에서 가장 풍부한 유기체인 박테리아는 모든 육상 및 수생 환경에서 발견되는 존재로 극단적인 서식지에서도 자란다고 한다. 모든 생명의 공동 조상인 루카로부터 파생된 생명의 계통 발생 나무를 통해 원핵생물과 진핵생물의 집단을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었는데 흥미롭다. '불멸 또는 미미한 노화 유기체'를 통해 인간을 대상으로 성취하는 방법을 발견하는 것이 숙제로 남았고 이를 이론에서 실천으로 옮겨 갈 때라고 저자는 피력한다.
2장에서는 '노화란 무엇인가?'라는 주제로 노화에 관한 과학적 연구의 기원과 21세기 노화 이론, 노화의 원인과 근간, 질병으로서의 노화에 대해 살펴본다. 노화란 세월의 흐름에 의한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생각하기에 난 아직 질병으로 인식되진 않지만 책 속 내용은 흥미롭고 솔깃하다.
먼 미래든 가까운 미래든 진정 죽음이 죽음을 맞이하는 날이 오기는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