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죽음
호세 코르데이로.데이비드 우드 지음, 박영숙 옮김 / 교보문고(단행본)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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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영역에서 '과학'의 영역으로 간 생명의 비밀

죽음의 죽음이란 제목에서 역설적인 느낌이 물씬 풍기는 도서로 인간이라면 으레 죽음을 맞이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보편적인 사고를 지닌 내게 이 책은 사고의 전환을 느끼게 해 준 도서이다.

- 코로나19가 최근 인류에게 큰 위협이 되긴 했지만, 인류의 가장 큰 적은 노화와 죽음이다. ... 실제로 노화가 질병이며, 치료 가능한 질병으로 간주될 수 있는지에 대한 논의가 여러 나라에서 시작되었다. p 17

인간이라면 누구나 영원한 삶을 꿈꾼다. 삶과 죽음을 의식하는 인간은 선사시대부터 불멸을 꿈꿔 온 존재이다. 서론에서는 이러한 '인류의 가장 큰 꿈'인 불멸에 대한 내용으로 이집트, 중국, 신화, 종교 그리고 과학으로 진화한 불멸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사피엔스》의 저자 하라리의 죽음에 대한 의문이 인상적이다.

- 하라리는 인류의 역사와 함께 오랫동안 유지되어 온 죽음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도록 하는 문화에 관해 의문을 던진다. ... 하라리는 죽음이 이 중요한 권리를 침해하고 있기 때문에 인류에 대한 범죄로, 인류가 죽음에 맞서 전면전을 펼쳐야 한다고 주장한다. p 30

죽음에 맞서야 한다고 주장을 한다니 존재 유무를 떠나 신에 대한 도전으로 보인다.

- 한편 효모, 벌레, 모기, 생쥐와 같은 다양한 모델 동물들의 생명을 연장하고 젊어지게 하기 위한 실험이 이미 시작되었다. p 32

- 연구자들이 공개적으로 말하지 않더라도, 인간과 유사한 동물의 수명 연장을 실현해 우리를 더 오래 생존하고 더 젊은 존재로 만들기를 기대하는 것이다. p 33

인류의 염원인 불멸은 이제 과학의 영역을 넘어 윤리의 영역에 도달했다. 물론 아직 과학적으로 이뤄낸 성과보다 갈 길이 멀고 멀지만 그 과정에서 만나는 윤리적 문제에 대해 저자는 이렇게 피력한다.

- 미래의 과학 발전 덕분에 인간의 수명 연장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이제 받아들인다면, 그것이 윤리적인지에 관해서도 논의해야 한다. 우리의 대답은 그것이 윤리적이어야 할 뿐만 아니라, 우리 책임이라는 것이다. p 41

1장은 '생명이 유한한가에 관한 문제'를 다룬다. 지구상에서 가장 풍부한 유기체인 박테리아는 모든 육상 및 수생 환경에서 발견되는 존재로 극단적인 서식지에서도 자란다고 한다. 모든 생명의 공동 조상인 루카로부터 파생된 생명의 계통 발생 나무를 통해 원핵생물과 진핵생물의 집단을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었는데 흥미롭다. '불멸 또는 미미한 노화 유기체'를 통해 인간을 대상으로 성취하는 방법을 발견하는 것이 숙제로 남았고 이를 이론에서 실천으로 옮겨 갈 때라고 저자는 피력한다.

2장에서는 '노화란 무엇인가?'라는 주제로 노화에 관한 과학적 연구의 기원과 21세기 노화 이론, 노화의 원인과 근간, 질병으로서의 노화에 대해 살펴본다. 노화란 세월의 흐름에 의한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생각하기에 난 아직 질병으로 인식되진 않지만 책 속 내용은 흥미롭고 솔깃하다.

먼 미래든 가까운 미래든 진정 죽음이 죽음을 맞이하는 날이 오기는 할까.

'불멸'은 어디까지 가능한가에 관한 과학적 고찰을 담은 도서로 죽음에 대한 의미를 새롭게 해석하며 죽음의 죽음으로 나아가는 여정이 흥미로우면서도 신선하다. 죽음에 대해 사고를 확장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하는 도서이다. 또한 부록 '지구 생명체의 연대기'를 보면 기하급수적인 변화를 확인할 수 있으니 참고하면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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