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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장에서 만나요
한송이 지음 / 미다스북스 / 2023년 5월
평점 :
내가 수영을 배운 건 30대 초반이었다. 난 수영에 대한 로망이 있었는데 그건 바로 영화 속 장면 때문이다. 망망대해에 떠 있는 요트에서 뛰어내린 여주인공이 바다에 둥둥 떠있는 모습을 보며 나도 물속에 떠있고 싶은 바람이 생겼다. 미혼시절 두 달 정도 수영을 배웠고 한참 뒤에 다시금 수영을 본격적으로 배우면서 내가 희망한 게 입영이란 걸 알게 되었다. 물론 수영 강습에 입영은 포함되어 있지 않았다. 하여튼 수영은 항상 새벽반을 다녔고 주 5일이었는데 얼마나 열심히 다녔는지 모른다. 결석 한 번 없이. 그만큼 재미있는 수영이었다.
이 책은 물을 무서워하는 저자가 어렵게 수영 배우기를 시도하면서 물과 친숙 아니 수영을 좋아하게 된 과정을 담백하게 들려주는 에세이집이다. 수영을 배우게 된 계기와 물 공포증을 극복한 이야기, 초보 반을 시작으로 다양한 수영 영법에 대한 이야기를 읽으며 나의 수영 초보 시절을 떠올리기도 했다. 수영을 그만둔지 벌써 5년 정도 된 것 같다. 가끔씩 주말에 동네 수영장을 가기도 했으나 요즘엔 그마저도 뜸하다. 이 에세이집을 읽으니 다시금 수영이 그리워지기도 했지만 현재는 직장 다니면서 병행하기엔 힘들 것 같다, 육체적으로.
수영장을 다니면 당연히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강습을 받는다. 흔히 수영장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사건(?)들을 저자처럼 나도 겪었다. 새벽 첫 번째 수업을 들었기에 끝나면 바로 출근해야 해서 사람들과 거의 어울리는 일은 없었고 폐활량이 약해서 수영을 오래 했지만 실력은 늘 제자리였다. 그래도 좋은 점은 있었다. 수영을 배웠기에 바닷가나 워터파크에선 그 누구보다 참 재미있게 열심히 놀 수 있었다.
뚱뚱하다고 락스 물이 싫다고 수영장 다니기를 꺼리지 말기를 당부한다. 수영은 참 재미있고 유익한 운동이다.
수영을 배우고 싶으나 모든 게 처음이라서 그 시작이 망설여지는 분들에게 강추한다. 처음 수영장을 방문하는 것부터 강습 준비물 등 모든 궁금증을 해결해 주는 책이다. 강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