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밀한 목탄화(?)의 멋진 동화책으로 빙하기가 끝날 무렵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 원시 동물이 살았던 캄브리아기는 고생대-중생대-신생대로 나뉘는데, 이 책은 신생대 제4기의 플라이스토세(약 258만 년 전 ~ 12,000년 전)가 끝날 무렵의 이야기예요. 플라이스토세를 우리는 '빙하기'라고 부르기도 하지요. p 62
우리가 여전히 먼 과거 시대 속 인간의 삶을 유추할 수 있는 건 순전히 동굴 벽화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이렇듯 동굴벽화는 '구석기시대 원시 부족이 남긴 인류 최초의 기록으로, 그 시대의 생활상을 생생히 보여'주고 있는 귀중한 유적이다. 원시 부족이 사냥의 성공과 안전을 기원한 바람이 잘 드러나는 그림은 설화나 그림문자로 이어졌다. 책 속에는 리오 핀투라스 암각화와 알타미라 동굴벽화, 라스코 동굴벽화 및 쇼베 동굴벽화에 대해 간략하게 소개하고 있다. 책 속 마지막 장은 바로 손바닥 도장으로 가득한 리오 핀투라스 암각화를 그려 놓았는데 검색해서 암각화 사진을 보니 무수한 손바닥 도장 속 손이 귀여우면서도 참 친근하게 느껴졌다. 그 주인공들은 그들의 흔적이 이렇게 오랜 세월을 견뎌 후손에게까지 전해지리라고 상상도 못했을 것이다.
책 속에는 낯선 동물들의 모습이 생소한데 '멸종된 거대 포유동물'에 대한 소개도 해 놓아 그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어 좋았다. 매머드는 널리 알려진 멸종 동물이다. 회색 늑대 개는 구석기 시대에도 사람들과 함께 살며 길들여졌음을 엿볼 수 있었다. 요즘 반려견을 키우는 가정이 많은데 역시나 구석기시대에도 반려동물이 인간 삶 속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 충분히 상상이 되었다.
아이와 함께 빙하기 이후 인간이 어떤 환경에서 어떻게 생존할 수 있었는지 그림을 통해 상상하며 이야기를 이어 나갈 수 있는 동화책이다. 멋지고 웅장한 그림이 환경적 고난을 극복하고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인간의 모습을 잘 담아내고 있다. 글 없이 그림만 있어 더 몰입하기에 좋은 동화책이다. 강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