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을 읽어주는 여자'라니- 매우 흥미롭다.
이 책은 15개국 45개의 도시를 여행한 공간 디자이너인 저자의 시선이 오롯이 스며들어 있는 도서로 도시와 그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에 대한 통찰의 기록이기도 하다.
나에게 공간이란 아무것도 없는 빈 곳을 의미한다. 그래서 처음엔 제목이 이상하다고 느껴져 '공간'을 검색해 봤다. 그리고 공간이 '영역이나 세계를 이르는 말'이란 뜻도 있다는 걸 알게 되면서 제목의 의미를 이해하게 되었다.
우선은 다양한 나라에서 만난 다양한 건축물들이 주는 신선함이 좋았고 그에 대한 설명과 저자의 감상 또한 흡족했다. 시대를 아우르는 멋진 건축물들을 보면서 인간의 위대함과 숭고함 그리고 창의력을 느낄 수 있었다. 예술가들이 그렇듯 창작의 고뇌를 통해 이뤄낸 결과물들은 황홀했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을 새삼 실감할 수 있는 시간이기도 했고, 다양한 국적의 건축가를 만나는 기쁨도 함께 누릴 수 있었다.
예측할 수 없는 결과물을 염두에 둔 창작물, 그 번뇌의 시간은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 속 건축물 중 인상적이었던 빌라 사보아. 요즘 흔한 건축양식인 필로티 구조의 시조라고 하는데 현재에도 여전히 세련미와 모던함을 뽐내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또한 현대 건축의 5원칙이 모두 적용된 주택이라니 하나씩 그 원칙을 눈으로 찾아보았다.
자유의 도시 유럽, 위로의 도시 파리, 성찰의 도시 인도, 사랑의 도시 뉴욕. 저자의 안내를 따라 나 또한 그 공간에 머무를 수 있었다. 각 건축물이 지닌 의미와 그 속에서 역사를 읽는 시간이 흥미로운 도서이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건축물과 건축가를 만나고 싶은 분들과 장래 건축가를 꿈꾸는 이들에게 강추한다! 읽는 재미는 물론 눈으로 감상하는 시간을 선사하는 도서이다. 이런 도서는 무조건 소장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