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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은 현실을 어떻게 조작하는가 - 마리아 레사의 진실을 위한 싸움
마리아 레사 지음, 김영선 옮김 / 북하우스 / 2022년 12월
평점 :
이 책의 저자 마리아 레사는 2021년 노벨평화상 수상자입니다. 저자가 노벨평화상을 받은 이유는 조국 필리핀에서 표현의 자유를 위해 용감하게 싸운 공로를 인정받았기 때문입니다. 솔직히 필리핀의 정치적 역사나 상황에 대해 잘 모르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과거 언론 보도를 통해 들은 내용이 기억이 났습니다. 독재자 페르난디 마르코스의 부인 이멜다의 광적인 구두 수집이 화제였던 적이 있었는데 사진과 함께 기사를 읽으며 놀라워했었지요. 그리곤 이내 저의 기억에서 사라져 버렸고 다시 그들을 떠올릴만한 기사를 접하게 되었습니다. 바로 그들 아들이 필리핀 대통령으로 당선되었다는 소식입니다. 과거는 까마득히 잊히고 독재자의 아들이 다시 대통령에 당선되었다니 놀랍기도 했고 안타깝기도 했습니다.
저자는 아버지 사망 후 미국으로 간 어머니를 따라 그곳에서 교육을 받으며 성장기를 보내게 됩니다. 그 후 다시 조국 필리핀으로 돌아와 안정된 삶이 기다리는 미국을 포기하고 조국에 남기로 결정합니다. 제가 봐도 이 결정은 참 대단한 결정이며 만약 제가 저자라면 그렇게 하지 못했을 겁니다.
- 우리는 사실 없이 진실을 알 수 없고 진실 없이는 신뢰할 수 없다. p 17
- '과거의 현재적 순간'은 엄청난 지적 탐구의 시기였으나 그 당시에도 나는 감정이 없는 지성은 결함이 있다는 걸 알았다. p 59
13년 만에 귀향한 저자는 우선 고마움을 전하기 위해 할머니를 만납니다. 많은 세월 뒤로 어색함이 흘렀지만 저자의 가치관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인물이 바로 할머니였습니다.
- 좋은 언론 없이는, 사실과 정보의 건전한 생산 없이는, 민주주의도 없으리라는 것이었다. 언론은 하나의 소명이었다. p 68
내부의 부패를 폭로하는 언론인은 가장 먼저 공격을 받으며 이는 여전하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일명 내부고발자는 언론인뿐만 아니라 공직사회에서도 그리 환영받지 못합니다. 권력은 부정부패 속에서 무럭무럭 자라나기 쉽기에 내부고발자는 권력의 표적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한 번 권력을 맛보면 악마의 유혹처럼 권력을 절대 손에서 놓치려고 하지 않지요. 특히나 정치인들을 보면 잘 알 수 있습니다. 언론인으로서 저자는 조국의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걸고 진실과 그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자 대항합니다. 그 힘겨운 여정을 이 책을 통해 들여다볼 수 있었고 여전히 투쟁을 멈추지 않는 저자를 응원하게 되었습니다.
독재자에게 어떻게 맞서야 하는지에 대한 내용으로 끝맺음을 합니다. 장기적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교육이라는 저자의 말에 공감하며 서평을 마치고자 합니다. 개인의 일생을 통해 진실을 위한 희생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