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사를 바꾼 위대한 식물 상자 - 수많은 식물과 인간의 열망을 싣고 세계를 횡단한 워디언 케이스 이야기
루크 키오 지음, 정지호 옮김 / 푸른숲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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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식물과 인간의 열망을 싣고 세계를 횡단한 워디언 케이스 이야기

토종 식물이 아닌 외래종이 국내에 유급된 배경은 대부분 역사 책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진 그러한 식물의 이동에 관해선 별다른 관심이 없었기에 그저 내가 알고 있는 상식 선에서 그 전파가 이루어졌다고만 생각했었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 식물의 이동에 관한 배경에 '위대한 식물 상자'인 워디언 케이스가 존재함을 알게 되면서 그에 대한 역사를 되짚어 볼 수 있었다. 

워디언 케이스의 발명자는 너새니얼 워드로 그는 가업을 잇기 위해 의학을 공부한 후 아버지의 병원을 물려받은 의사였다. 박물학 분야에 많은 열정을 보인 그는 직접 작은 정원을 가꾸며 시간을 보냈는데 채집한 식물을 살리기 위한 시도의 결과물이 성공으로 이어진 것이 바로 워디언 케이스이다. 

- 환경에 대한 많은 역사적 기록에서 대체로 물류에 대한 관점은 빠져있다. 하지만 식물을 운반한 상자에 초점을 맞추면 현대 역사에서 집단적으로 중요한 영향을 끼쳤던 세계적인 식물의 이동이 한눈에 파악된다. ... 마시고 먹고 냄새 맡고 입는 우리의 선택이 식물의 이동으로 변혁을 맞이했다. 이 모든 변화를 목격한 한 물건, 그것이 바로 워디언 케이스였다. p 19

- 오늘날 지구상에서 관다발 식물의 최대 유포자는 자연이 아닌 인간이다. 워디언 케이스는 이런 식물의 확산에 큰 영향을 미쳤다. p 21

이 책은 그러한 워디언 케이스를 역사가이자 큐레이터의 관점에서 접근한 도서로 그 시초부터 차근히 발전과 성공 과정을 면밀히 밝히고 있다. 안타깝게도 현재까지 존재하는 워디언 케이스는 고작 15개 남짓인데 그 정교하고 세련된 모습이 참 놀라웠다. 

- 워드가 과학계에 기여한 가장 위대한 일은 밀폐형 용기를 개발했다는 것이다. p 34

과학적 원리가 담겨 있는 이 상자는 밀폐된 환경에서 식물이 더없이 잘 자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유리를 통해 들어오는 빛은 식물이 호흡과 광합성 작용을 하며 스스로 살아갈 수 있는 조건이 되었다. 현재의 테라리움의 시초가 바로 워디언 케이스라고 하는데 식물 키우기에 소질이 없는 내게 적합한 식물 재배 도구가 아닐까 싶다. 

'세계사를 바꾼 위대한 식물 상자'인 워디언 케이스가 널리 퍼질 수 있었던 요인은 다양했다. 발명가의 실험 정신과 더불어 그의 인맥 등이 어우러져 워디언 케이스를 통해 세계 곳곳으로 싱싱하게 식물이 이동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 집시호에서 워디언 케이스는 갑판에 놓여 햇빛을 즐겼지만, 성인 남녀와 어린아이들은 갑판 아래 쇠사슬에 묶여 있었다. p 90

워디언 케이스의 이동 경로를 따라가다 보면 그 당시 제국주의와도 만난다. 그 외 워디언 케이스의 성공 뒤에 숨은 부작용(?)에 관한 내용도 함께 엿볼 수 있다.

- 워디언 케이스를 이용해서 식물을 운반하는 활동은 사람들의 기억에서 거의 사라졌다. p 337~8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워디어 케이스의 행적을 좇아 그 역사를 이렇게 한 권의 책으로 담아낸 지은이 루크 키오에게 찬사를 보낸다. 과일을 좋아하고 식물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추천한다. 흥미롭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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