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있어 이 책은 읽어도 읽었다고 말할 수 없는 도서가 되었습니다. 혹시나 하는 약간의 기대감으로 읽기 시작하였지만 역시나 갈수록 태산이 되었습니다. 솔직히 저자의 사상은 처음부터 저에겐 어려울 뿐이었습니다. 한 줄 한 줄 읽으며 그 속뜻을 헤아리려면 제 남은 생을 바쳐도 모자라지 않을까 싶네요. 서평을 쓰고 있는 지금, 그저 항복(?)의 실소만 날 뿐입니다. 저자의 발밑에도 따라가지 못하는 일개 지극히 평범한 인간이란 사실을 다시금 깨우치는 순간입니다.
차라투스트라는 서른이 되어 고향을 떠나 산속으로 들어갑니다. 10년 후 그는 태양 앞으로 걸어가 태양이 존재하는 이유를 들며 그를 축복합니다. 그리고 자신 또한 축복해 주길 바랍니다. 홀로 산을 내려오는 중 왜 잠든 사람의 곁으로 가려는지 묻는 성자에게 그는 인간을 사랑하며 선물을 주려 할 뿐이라 답합니다. 차라투스트라는 '신이 죽었다'라는 소식을 알지 못하는 성자와 헤어진 후 숲과 가장 가까운 도시에 다다릅니다. 모여 있는 군중을 향해 '나는 그대들에게 초인을 가르친다'라고 말합니다. 그가 뜻하는 초인이란 대지이며, 번갯불이며, 광기입니다.
이해가 쉽지 않은 책이지만 더러 그 속에서 획기적이고 공감할 수 있는 문장을 찾을 수도 있었습니다.
- 인간의 위대한 점은, 인간은 다리일 뿐 목적이 아니라는 데 있다. 인간이 사랑스러운 점은 그가 건너가는 존재이며 몰락하는 존재라는 데 있다. p 20
- "우리는 행복이란 걸 고안했다." p 25
- 호기심과 공포심마저도 시간이 지나면 싫증을 느끼기 마련이다. p 29
- 나는 인간들에게 그들의 존재 의미를 가르치련다. 그것은 초인이며, 인간이라는 검은 구름을 뚫고 나오는 번개이다. p 29~30
- 나는 그대들에게 정신의 세 가지 변화에 대하여 말하고자 한다. 즉, 정신이 낙타가 되고, 낙타가 사자가 되고, 마지막으로 사자가 아이가 된다는 이 변화를 말하려고 한다. p 38
- 아이는 순진함이고 망각이다. 새로운 시작이자 유희인 것이다. 스스로 굴러가는 바퀴이고, 최초의 움직임이며 성스러운 긍정이 아닌가. p 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