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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잃은 곰
전이수.전우태 지음 / 서울셀렉션 / 2022년 3월
평점 :
전이수와 그의 동생이 함께 그리고 쓴 동화책으로 기대 이상으로 색감과 내용이 좋은 동화책이다.
'2021 P4G 서울 정상회의' 개막작으로 "자연이란 가장 큰 영감을 주는 친구이자, 제 글과 그림으로 꼭 지켜주고 싶은 친구"라는 작가의 마음이 담긴 작품이다.
주인공이 조용히 집에서 독서를 하고 있는데 바깥에서 사람들의 소란스러운 소리가 들린다. 왜 바깥이 시끄러운지 궁금증이 생겨 이동하는 사람들을 따라 주인공도 함께 길을 나선다. 그 정체는 바로 빙하다. 따뜻한 제주도에 갑자기 빙하가 나타났다! 북극에 있어야 할 빙하가 제주도에 모습을 드러내자 사람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게 된다. 이는 곧 속보로 전달되어 많은 사람들이 제주도로 몰려든다. 그러자 빙하를 깎아 빙수를 만들고 빙산에 구멍을 뚫어 관람을 시작하며 사람들로 북적인다. 그때 갑자기 어디선가 북극곰이 나타난다. 이에 좋은 구경거리가 될 북극곰을 사람들이 쫓기 시작한다. 사람들로부터 겨우 피한 북극곰은 주인공 집으로 몸을 피한다. 깜짝 놀란 주인공은 북극곰을 피해 자연 속으로 달려간다. 그런데 갑자기 동물들이 말을 하기 시작한다. 숲속에서 미세먼지 때문에 마스크를 하고 있는 동물들과 마주한 주인공. 예전엔 맑고 파란 하늘을 날아다니며 무척 행복했던 새들이 그 시절을 그리워한다. 나 하나쯤이야 괜찮다는 생각으로 여기저기 쓰레기를 마구 버리는 사람들과 아무렇지도 않게 자연을 훼손하며 욕심을 채우는 인간의 이기심이 바로 자연 파괴의 주범임을 알게 된다. 북극으로 돌아가고 싶은 북극곰이지만 타고 온 빙하가 작아진 모습에 어쩔 줄 몰라 한다. 결국 고래들에게 북쪽으로 데려다 달라고 부탁을 한다. 점점 멀어져 가는 북극곰의 뒷모습을 보며 그의 행복을 빈다. 북극에 도착한 북극곰은 사라지고 있는 얼음과 마주한다. 녹고 있는 북극. 그 속에서 제 한 몸 둘 곳을 찾지 못해 어둠 속을 헤매며 길 잃은 곰의 모습이 너무 애처롭다.
자연훼손은 이제 인간에게까지 그 심각성을 뻗쳤다. 하지만 여전히 인간은 멈추지 않는다. 인간과 자연은 함께 공존하며 상생하는 존재이지만 인간은 자연을 지배하는 지배자로 둔갑해 버린 지 오래다. 인간이 이러한 이기심을 버리지 않는 한 자연은 더욱더 파괴되어 결국 인간에게 재앙으로 돌아올 것이다. 자연을 지키고 싶은 작가의 바람이 돋보이는 동화책으로 자연을 훼손시키는 인간에 대한 경각심도 심어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