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 잘하는 교사는 루틴이 있다 - 교사 교육과정과 역량중심수업의 모든 것
유영식 지음 / 테크빌교육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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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나는 수업 준비를 열심히 하는 사람이다.

교과 전담이기에 수업 하나를 공들여 만들수 있는 여유가 있었다. 

창의적인 수업, 학생들이 즐거워하는 수업. 그게 내 수업의 정체성이었다.


그러나 이 책을 읽으며 내가 해온 수업들이 좋은 수업이 아니라는 사실을 받아들여야먄 했다.


초반의 책 내용은 솔직히 말해 뻔하고, 지루하다. 어디서 많이 들어본 이야기다.

귀여운데 남녀차별적인 요소 역시 잘 들어가 있는 그림들이 그나마 시선을 끈다.

만약 이 책의 한 장이 이렇게 짧지 않았다면 나는 읽는 것을 포기했을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꼭꼭 씹어 읽다보면 어느 순간 배움의 즐거움이 생긴다.


그동안은 하루살이처럼 눈앞의 수업에 치중했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교과서의 흐름을 성취기준 아래서 바라보는 안목을 배웠다.


좋은 수업은 밥과 같은 수업, 화려한 수업이 아니라는 말에 공감하였고

우리는 마라토너와 같아서 모든 수업을 힘주기 보다 핵심 수업에 힘을 주는 것이 맞다는 말에 힘을 얻었다.


이 밖에도 좋은 수업의 예시를 들 때 사회처럼 어디든 융합이 가능한 수업 뿐만 아니라 수학 등 다른 수업도 구체적 예를 들어주어 좋았다.

코로나 19라는 급격히 변한 현실과 관련된 조언을 해주어 실질적인 도움이 되었다.


다만 고교 학점제며 교사 자치 등 너무 교과서마냥 모든 것을 담으려고 해 집중이 조금 빗겨난 점은 아쉽다.



글 자체만 보면 높은 점수를 줄 수 없지만 주먹구구식의 열정교사였던 나에게 전체적인 틀을 보게 해주어 유익했다는 점에서 감사한 마음에 5점을 준다.


얼른 나의 강점과 특징을 살린 나만의 수업과정을 개발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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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슬픈 갈등 탐구생활 - 착한 사회를 위한 국제 분쟁과 난민 이야기 착한 사회를 위한 탐구생활 시리즈
이두현 외 지음, 박지윤 그림 / 파란자전거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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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들이 읽기 어려운 책은 아닐까, 생각하며 책을 쭉 읽었다.

분명 우리가 외면할 수 없는 이야기들이기도 했고, 성인인 나도 제대로 알지 못했던 내용들이 많았다.


자칫 어려울 수 있는 이야기를 이 책은 적당히 정겨운 그림 삽입과 내전, 갈등, 분쟁, 전쟁 등의 단어에 대한 유려한 설명으로 이끌어나간다.

문체 역시 괜히 어른인 척 하며 반말하는 문장들보다 와닿았다(대체 요새 어느 선생님이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반말을 한단 말인가)


지구촌 곳곳의 분쟁들을 한 권으로 읽으며 갈등은 결국 인접한 나라끼리 계속해서 생길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답답하지만 모든 인간은 다르기에 어쩔 수 없나 보다.

그러나 우리는 갈등들이 반드시 전쟁이나 난민을 낳을 필요가 없다는 사실을 안다.

그런 의미에서 갈등을 지혜롭게 풀어간 예시들이 보다 자세하고 비중있게 다뤄줬으면 좋았겠다.


한편으로 해당 글은 어느 정도 필자의 견해가 반영될 수밖에 없다고 본다.

그나마 나에게 친숙한 제주도 예멘 난민의 경우 본 책에서는 '예멘 난민이 우리나라에 와서 난민 신청을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증거를 가지고 오라는 데 난민으로서는 쉽지 않다' 정도로 기술이 되어 있다.

아동을 대상으로 했기에 어쩔 수 없다지만 다른 내용들도 내가 잘 알지 못해서 그렇지 상당부분을 난민과 피해자인 소수 민족에 초점을 두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사실 위주로만 받아들여야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지구촌 이곳저곳에서 현재까지도 벌어지고 있는 분쟁들에 대해 적절한 설명을 달아준 좋은 책이다. 학급문고로 있다면 관심이 있는 학생들은 열심히 읽을 책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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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연이의 페미니즘 다이어리
김고연주 지음, 김다정 그림 / 청어람미디어(청어람아이)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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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 '페미니즘'이라는 이름을 담았다는 점이 강렬했다. 얼마나 많은 아이들이 선뜻 이 책을 모두가 보는 앞에서 골라 읽을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되었다. 물론 이는 잘못된 행동이 아니지만 페미니즘이라는 단어가 경계와 비웃음의 단어가 되는 세상이기에.


책 안 속 이야기는 간결했다. '언니니까 누나니까 동생 돌보라고 하기' 정도의 한 줄 글과 그림으로 이루어진 책의 내용은 술술 읽혔다. 학생들이 이해하기에도 충분히 쉬웠다.


처음에는 '에이, 요새 누가 그렇게 말하나 이건 좀 옛날이네'라는 생각들이 들었으나 당장 나도 어렸을 때 책 속 예시를 몸소 겪었다. 요즘 아이들이라고 이런 일을 당하지 않는 다는 보장은 사실 없지 않은가. 내가 이 시대에 어린이로 살아가고 있지 않기에 말을 아끼겠다. 어쩌면 성차별은 더욱 은밀한 방식으로 이 사회에 스며들었들지도 모른다.


어른의 입장에서 보았을 때는, 신데렐라 이야기를 계속 읽어주는 게 왜 문제가 되는 일인지 설명을 해주었으면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있지만, 작가의 의도적 설치라고 믿기로 했다.


책을 마치며에 나오는, 2004년부터 여자아이들에게 가장 많이 지어진 이름이 서연이라는 사실은 머리를 띵하게 했다. 서연이들은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 나의 세대보다는 더 나은 삶을 살기를, 이러한 발전이 계속되기를 기도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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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의 우주적 대실수 봄볕교양 2
루카 페리 지음, 투오노 페티나토 그림, 김은정 옮김 / 봄볕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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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시작은 좋았다. 필자는(어쩌면 역자가) 우리에게 친근한 말투로 접근하며 과학의 세계로 가는 문을 열어주었다.

과학자들의 초상화 역시 캐리커쳐 형식으로 그려놓아 호기심과 흥미를 자아낸다.

거기까지는 좋았는데.. 중합수? 파레이돌리아? 광전효과???

문을 다시 닫고 싶어지는 단어들이 몰아치기 시작했다.


서평의 의무가 있으니 열심히 읽으면서도 과연 이 내용을 100%이해하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싶었다.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저자는 과학처럼 딱딱하고 오류 없을 것 같은 학문에서도 실수는 연발하며 , 우리가 실수하는 것이 괜찮다는 주제를 던진다. 수많은 과학 이야기들을 통해 학생들이 이를 반이라도 공감할 수 있길 바란다.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쉬워보이는 겉표지와 도입부에 속아 책을 집어든 학생들은 다시 내려놓을 것이고, 순수하게 과학이 좋아서 이 책을 연 학생들은 흥미롭게 읽어나갈 것이다.

초등학교 고학년 이상부터 읽는 것을 추천하는 바이다. 자칫하면 과학에 대한 흥미를 모조리 잃을 수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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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소리 교환소 그래 책이야 29
김경미 지음, 김미연 그림 / 잇츠북어린이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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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소리를 바꿀 수 있다.

책의 제목에서부터 유추할 수 있는, 딱히 참신하지 않은 소재다.


그러나 이야기는 제목에서 표현한 대로 '능수능란하게' 진행된다.


어린이 독자의 관점에서 납득하기 어려웠던 일들, 이를테면 [어른들이 말을 해주지 않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와 같은 내용을 받아들일 수 있게 넌지시 건넨다. 억지로 해당 내용을 주입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그렇게 되도록 했다는 점에서도 칭찬할 만하다.


어른 독자에게도 한 가지 시사점을 남긴다. 어린이들을 향한 어른들의 시선이다.

같은 돈을 내고서도 더 적은 양의 떡볶이와 타박까지 받게 되는 주인공의 모습을 통해 과연 우리는 아동들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었는지 (비록 대부분의 경우 그럼 그렇지,라는 반응이 나올 만한 일들을 하더라도) 반성하게 된다.


이야기의 끝은 전형적인 동화의 기법대로 마무리된다.

결말을 말하고 싶지 않아 말을 아끼겠지만 이미 이 말을 통해 이야기의 기승전결이 그려졌을 것이다. 

하지만 그 뻔한 큰 틀 속에서 충분히 소소한 재미와 교훈을 찾을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동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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