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중국을 선택한다면
최성락 지음 / 페이퍼로드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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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를 둘러싼 G2(미국과 중국)의 영향력과 한국이 올바른 선택을 하기 위해서는 어떤 것을 고려해야 할까? 책 '한국이 중국을 선택한다면'은 19세기 말~20세기 초 일본의 식민지 전쟁과 2차 세계대전에 이르는 시간 속에서 조선의 선택이 가져왔던 참혹한 역사를 빗대어 중국, 미국, 일본의 틈바구니에서 한국이 선택할 수 있는 다양한 시나리오의 결과를 예측한다. 과연 중국이 미국을 따라잡고 G1이 될까? 현재의 경제 성장을 본다면 10년 내로 중국이 미국의 GDP를 앞설 것이라는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그런데, GDP가 전 세계의 경제, 정치, 외교, 군사적 힘을 대변하지 못한다. 군사력이 경제력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지만 새로운 혁신 산업이 세계 경제를 쥐락펴락한다면 중국이 미국을 앞서기는 어렵다.

 

1990년대 일본의 자동차, 조선, 기계 등 중공업을 필두로 한 제조업이 미국을 앞섰지만, 미국은 인터넷, 스마트폰 등 IT 산업이 전통 제조업을 능가하면서 일본을 능가했다. 인공지능, 자율 주행 등 4차 산업에 중국이 투자와 산업 확대를 대폭 추진하고 있지만 미국이 한 발짝 앞서 있고, 중국은 후발주자에 불과하다.

알리바바, 텐센트, 바이두가 미국의 아마존, 구글, 페이스북을 따라 했듯이 중국이 산업을 이끌어 가고 있는 형국은 분명 아니기 때문이다. 미국의 일론 머스크처럼 이민자도 창업을 해서 전 세계 최고의 주식 부자가 될 수 있는 사회적 정책과 성공에 대한 동경들이 창의와 혁신을 만들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 수 있는 신자유주의적 국가적 기반이 중국에는 없다. 알리바바의 마윈처럼 경제 정책에 대한 사소한 비판 때문에 물러나야만 하는 권력 지배적 체제하에서는 미국을 따돌리고 G1이 될 수 없을 것이다.

리커창 총리는 반도체, 인공지능, 로봇 등 첨단산업을 대대적으로 육성하겠다고 하면서 십 년 동안 칼 한 자루를 갈듯이 집중하겠다는 의미의 '십년마일검(十年磨一劍)'을 전국인민대회에서 발표했다. 일대일로(一帶一路)를 비롯한 시진핑의 강력한 리더십으로 중국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신자유주의에서 비롯된 창조 산업 기반의 미국을 과연 따라잡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중국의 영향력이 일대일로를 통해 확대되고 있지만 당사국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자본과 노동력이 대부분 중국에서 조달되므로 당사국의 경제 기여도는 극히 제한적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한 부패한 권력으로 돈이 몰리다 보니 당사국 국민들 저항과 불만이 거세다. 중국 내부적으로도 뜨거운 감자를 안고 있다. 티베트, 서한 위구르족 등 소수 민족의 저항은 중국 정부의 한족화 정책에도 지속될 것이다. 미국의 신자유주의적 행보와 대립되는 중국의 '유일한 중국' 정책은 주변국의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경제, 정치적으로 잠재된 시한폭탄이 될 것이다. 그러므로 한국이 경제를 우선시하여 맹목적으로 중국을 지지한다면 주변국들로부터 따돌림을 받을 것은 분명하다.

 

미국과 중국의 전쟁시 동맹국의 힘은 어떤 영향을 미칠까? 미국의 동맹국은 48개국인데 비해 중국의 동맹국은 북한과 파키스탄 2개국뿐이다. 전쟁에서는 군수물자가 필수적인데, 중국에서는 석유와 천연가스를 거의 대부분 수입에 의존한다. 안전한 원자재 수송로를 확보하기 위한 일환으로 일대일로를 개척하고 있으나, 남중국해에서 필리핀, 일본, 베트남과 영토와 영해 문제가 사사건건 도마에 오르고 있고 미국과는 군사적 대치가 일촉즉발의 위기를 초래하고 있다. 전쟁이 난다면 남중국해를 비롯한 전 세계 미국의 동맹국들이 중국의 자원 공급처를 봉쇄할 것이기 때문에 중국은 날수 없는 비행기로 미국과 전투를 해야 할 것이다.

또한, 중국과 국경을 접하고 있는 인도, 베트남, 대만 등은 국경선에서 군사적 대립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미중 전쟁시 중국 영토로 진군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중국의 국경선 길이가 어마어마하기 때문에 국경선을 지키고 있는 병력을 미국과의 전쟁에 투입할 수 없을 것이다. 협력과 배려가 없고, 강압적인 외교 정책으로 주변국들을 제압하려는 중국의 행태가 지속된다면 주변국들이 동맹은커녕 위협이 될 것이다.

 

한국은 중국을 G2라 부르며 세계 패권 국가가 될 것이라고 많은 지식인과 언론이 이야기하는데, 일본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까? 한국 서점에 들어서는 책들은 대부분 중국의 부흥을 이야기하지만, 일본은 그렇지 않다고 한다. 역사적으로도 중국은 일본을 한 번도 이긴 적이 없다. 임진왜란 당시 명나라가 소소한 전투에서 몇 번 이겼을 뿐이다. 일본이 물러난 직접적인 원인은 도요토미히데요시가 사망했기 때문이며 명나라의 참전이 아니다. 원나라가 일본을 정벌하려 했으나 태풍에 의해 두 번 물러났고, 청일전쟁, 중일전쟁 등 단 한 번도 중국이 일본을 이겼던 역사는 없다.

일본은 중국을 이길 것이라고 생각하며 속국이 될 것이란 생각은 전혀 하지 않기 때문에 미국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중국은 태평양을 둘로 나누어 동쪽은 미국이 서쪽은 중국이 지배하자고 미국에 제안했었고, 지금도 공공연히 떠들어 댄다. 그런데, 서 태평양에는 한국과 일본이 포함된다. 중국이 서 태평양을 지배해야 하는 이유는 서남아시아로부터의 석유 수입과 호주로부터의 철광석 수입 등 안전한 원자재 수입로 확보와 어장을 확대하기 위해서다. 저자는 한국의 일부 지식인들이 중국이 미국을 능가할 것이라고 하면서 미국보다는 중국을 선택해야 한다는 것에 부정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는데, 일정 부분 공감이 된다.

 

2021년 현재 한국은 미국이냐 중국이냐를 고민한다. 미국이 대중국 전략을 강화하면서 한국의 입장은 난처해지고 있다. 미국은 동맹국 한국이 미국 편에 서기를 원한다. 중국은 미국 편을 들지 않고 보다 신중한 자세를 보일 것을 요구한다. 경제적으로 긴밀한 관계를 가져온 중국, 앞으로 세계 최강대국으로 성장할 중국을 선택할 것인가. 아니면 그동안 밀접한 관계를 가져온 미국, 현재 세계 최강대국인 미국을 선택할 것인가.

그리고, 한국의 선택에 대해 다른 나라들이 어떻게 나올지 생각할 필요가 있다. 우리가 선택하는 국가에 따라 주변국들과의 관계도 엮이게 된다. 중국을 선택하게 된다면 영국, 프랑스, 호주, 일본 등 미국의 동맹국들은 돌아서게 될 것이다. 경제와 정치 외교관계는 따로 떨어뜨려 놓고 생각할 수 없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한국의 최대 무역국 가인 중국을 선택 안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미국과 중국의 패권 다툼 속에서 어느 한 쪽을 선택하지 않고 중립적 위치에서 양쪽을 오가는 노선은 오히려 양쪽에 미움을 살 가능성도 있다.

 

경제는 중국을 정치, 외교, 군사는 미국을 선택하는 부분적 취사선택이 가능한 설루션을 찾아보고, 미국과 중국의 눈치만 볼 것이 아니라 우리의 입장을 선택적으로 강하게 주장하는 외교적 기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패권 다툼의 틈바구니에서 한국의 리더들이 현명한 선택을 하고, 이를 뒷받침할 수 있도록 시민들의 관심과 현명한 비판이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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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처드 도킨스의 영혼이 숨 쉬는 과학 - 열정적인 합리주의자의 이성 예찬
리처드 도킨스 지음, 김명주 옮김 / 김영사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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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주의적 과학과 인문학적 감성을 과학 에세이는 어떻게 연결했을지 궁금증을 던진 책이었다. 특히 생명 탄생의 기원에 대한 사회 각계각층의 의견에 대하여 진화생물학자인 저자는 냉철한 연구 의식을 바탕으로 냉소적 비판을 거리낌 없이 던져낸다. 창조론을 신랄하게 비판하고 생물학적 진화론인 다윈주의를 찬양하는 한 과학자의 이성주의적인 에세이를 읽고 있노라면 책 '영혼이 숨 쉬는 과학'은 마치 인문학 책을 읽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인간이 동물과 다른 큰 특징은 미래를 상상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것이며 도덕이나 윤리가 있다고 단정 지을 수 있을까? 다윈의 진화론은 과거로부터 이어진 위험 극복과 회피 또는 유리한 기술을 발전시키는 진화가 유전자에 프로그래밍 되어있다는 것이 핵심 이론이다. 그런데, 인류의 머리는 문명화가 시작한 이후 동물적 진화를 뛰어넘는 뇌의 용량 증대로 이어졌으며, 인간처럼 동물의 뇌가 생태학적 진화론을 추월했다는 증거는 그 어디에도 없다. 적어도 현 지구상에서는 그렇다는 예기다. 진화의 속도를 뛰어넘는 뇌 용량의 급속한 증대가 호모사피엔스에게 어떻게 나타났는지 의문이지만 미래를 상상하는 능력이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원동력이 된 것은 분명한 것 같다.

그런데, 진화론과 같은 과학적 이론들은 항상 객관적인 사실일까?

 

자연의 일부를 증명하고 여러 번 검증해도 항상 동일한 결과가 나온다면 그렇다고 할 수 있다. 물은 위에서 아래로 흐른다고 하는 것과 같이 말이다. 그런데, 지구를 떠난 다른 행성에서도 동일한 결과가 나올까. 그렇지 않을 것이다. 우리가 상상하는 테두리 안에서만 그렇다는 것을 때때로 무시하고 모른체하는 경우가 있다. 과학을 무기 삼아 정치, 사상, 문화적 가치관으로 사람들을 현혹하는 경우가 있다.

 

 

천동설, 창조론, 중력 법칙, 열역학 등은 특별한 가정이나 조건 내에서만 가설되는 것으로 자연현상을 정확히 예측할 수 없으며 증명 방법과 결과는 계속 진화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뉴턴의 만유인력 법칙은 아인슈타인의 특수상대성 이론으로 대체되고, 또다시 양자역학으로 진화하고 있는 것을 보면 자연의 한계는 끝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선택적 진화론 적 관점에서 바라보는 차별과 계급적 사회 현상에 대한 저자의 비판의식은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하나의 생명이 수 만년 동안 진화를 거듭하면서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과정들을 생각한다면 절대적으로 생명의 고귀함을 외면할 수 없다는 저자의 진심 어린 마음을 읽을 수 있었다.

 

미국의 경우 신상 서류에 흑인 여부를 묻는 질문에 6대를 걸쳐 백인 조상이 있다 하더라도 흑인으로 표시해야 한다는 법이 있는데, 저자는 상당한 역겨움을 표현한다. 또한 저자는 동물을 지극히도 사랑하는데, 데카르트가 영혼이 없다는 이유로 동물을 산 채로 해부한 것을 비판하고 불꽃놀이가 개나 고양이들에게 나쁜 영향을 주기 때문에 하지 말거나 한적한 곳에서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책을 읽는 내내 생물진화론자가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 속으로 빠져들어 버렸는데, 존재하는 모든 것에 대한 소중함과 경외감을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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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머니전략 - 친환경 테마주부터 ETF까지, 한 권으로 끝내는 그린 투자 가이드
황유식.유권일.김성우 지음 / 미래의창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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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1년이 넘는 동안 세계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지구 온난화를 극복하기 위한 탄소중립을 앞당기겠다는 정책이 세계 곳곳에서 발표되었다. 왜 지금 이런 시기에 각국 정부와 기업들은 친환경 정책, 재생 에너지 산업, 저탄소 기술 개발 등을 위해 천문학적인 투자를 하겠다고 선언하는 것일까?

 

구글, 아마존, 애플, 페이스북 등 IT 업체들이 주도하는 현재의 산업 생태계는 ESG 중심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하는데, ESG의 의미는 무엇이고 어떤 일들이 일어날까? 미래의 유망한 산업 분야와 기업들을 이해한다면 투자의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투자 가치를 높일 수 있지 않을까? 책 'ESG 머니 전략'은 ESG를 이해하고, 투자 가치가 있는 산업과 기업들을 소개하는데, 궁금했던 부분을 꽤 뚫듯이 핵심을 잘 요약정리해놓은 것 같다. 책을 통해 알게 된 몇몇 기업과 ETF에는 투자를 해 볼 생각이다.

 

ESG(Environment, Social, Gorvenment)는 기업들이 돈을 벌기 위한 영리 이익 추가가 과거와 현재의 주된 목적이었다면, 미래는 소비자의 눈 높이가 환경 보호와 기업의 사회적 책임, 지배 구조 등으로 옮겨가고, 기업들이 지속성장하기 위한 필수 요소가 된다는 것이다. 기업의 이미지를 친환경적이고 착한 기업으로 인식되도록 하고, 소비자들과 정부로부터 인정받는 기업이 되어야 투자 가치가 높아질 것이다.

 

테슬라의 시가 총액이 GM, 포드, 크라이슬러의 시가 총액의 합계보다도 더 많은 것은 ESG와 무관하지 않다. 내연기관 차량에 집중했던 자동차 회사들이 테슬라의 전기차 출시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던 것과 달리 소비자들은 친환경 고급 차량에 지갑을 열었던 것이다.

 

친환경 산업은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고, 인프라 구축과 투자 효과를 얻어내는데 상당한 시간이 요구된다. 즉, 정부의 환경 정책이 없이는 속도를 낼 수 없는 구조다. 2015년 파리기후 협약에서 세계 196개 국가가 동의하여 2021년부터 지구 온도 상승을 1.5도 이하로 제어하기 위한 탄소중립 정책들이 선진국부터 시작되고 있다. ​

 

한때 미국의 트럼프 전 대통령의 친환경 반대 정책 때문에 5년의 시간을 희생해야 했지만, 바이든 정부에 의해서 2천 조가 넘는 대규모 투자를 시작으로 친환경 정책은 탄력을 받게 되었다. 이어서 유럽 등 선진국에서 약속했던 탄소중립 시점을 대부분 2030년으로 앞당기고 여러 국가로 확대되고 있다. ​

 

특히, 미국의 행보는 역동적이다. 바이든은 기후 대사를 임명하고 국가안보위원회에 기후 전문가를 영입하는 등 지구온난화를 국가적 위협으로 정의하고 극복하기 위한 정책, 인물, 투자 등을 다각화하고 있다. 2035년 까지는 버스를 전부 무공해 차량으로 바꾸고, 전기차 보조금을 확대하고 전기차 충전소를 50만 개 신설하는 등 인프라 구축 등 야심찬 계획을 수립했다.

 

4월에 열린 기후 정상 회의에서 바이든은 2030년까지 2005년 대비 이산화탄소 배출을 절반으로 줄이겠다고 선언했는데 이는 2015년 파리기후협약 대비 2배 수준으로 엄청난 반향을 일으켰다. 이에 뒤질세라 유럽연합은 2030년까지 1990년 대비 55%의 이산화탄소 배출 감량하고, 한국은 해외 석탄 발전에 대한 공적금융 지원 중단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

 

이산화탄소 배출이 가장 많은 나라인 중국을 비롯한 인도는 별다른 정책을 발표하지 않았지만 자유롭지는 못할 것이다. 선진국의 지원과 탄소중립 실현의 의지만 천명했지만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할 만하다. 글로벌 경제 대국인 미국과 중국이 친환경 정책과 산업에 대한 투자가 정부 주도로 이루어질 것이기 때문에 산업에 대한 영향력은 상당할 것이며, 투자자들에게는 불확실성을 제거하는 트리거가 될 것은 자명하다.

 

ESG의 E(Environment)가 앞으로 투자 가치가 있다면, 개인들은 도대체 어디에 어떻게 투자를 해야 할까? 내가 일고 있는 친환경 기업은 전기자동차를 만드는 회사나 관련한 2차 전지를 생산하는 곳들뿐인데, 책 'ESG 머니 전략'에서는 전기차, 2차 전지를 비롯하여 수소차, 수소 원료, 연료전지, 풍력발전, 태양열 등 유망 기업들을 중심으로 밸류체인 기업들을 산업 분야별로 정리해두었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업체까지 전도유망한 기업들 위주로 정리해 주어서 향후 투자에 도움이 될 것 같다.

그런데, 유망하다고 소개되는 기업들에 대한 증권사, 투자사, 언론, 책등의 투자의견을 그대로 믿을 수 있을까? 해당 기업의 밝은 전망과 주식의 상관성은 나의 작은 직간접 경험으로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된다. 그리고, 개인이 재무제표를 보고, 기술력을 꼼꼼히 체크해서 지속성장 가능성을 파악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

 

주가가 등락하는 패턴이나 언론을 통해 접하는 것 외에는 개인이 할 수 있는 부분이 상당히 제한적이며, 펀드는 불확실성과 위험성이 너무 큰 것도 사실이다. 이 책의 마지막에서 소개된 ETF는 이런 측면에서 개인투자와 펀드의 중간 정도로 특정 기업에 대한 투자가 아니라 기업들을 그룹핑해서 투자하여 안정성과 불확실성을 제거하기 안성맞춤인 것 같다.

 

특히, 미국의 ETF는 달러의 환율 변동에 따른 이익을 낼 수 있는 부분도 있어서 다양한 투자 포트폴리오 구축에 유리하다는 생각이 든다. 잘 모르는 기업에 대한 불확실한 개인 투자보다는 ETF를 이용한 안정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만족할 수 있는 방향으로 투자를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어 좀 더 공부를 해볼 생각이다.

 

저금리와 유동성 확대에 따른 투자처가 국내외 증시로 몰릴 수밖에 없는 상황과 바이든 대통령 당선으로 향후 4년간 천문학적인 자금이 친환경 산업과 정책에 투자되는 것을 보면 ESG가 4차 산업과 함께 코로나19 이후 전 세계 경제에 미칠 영향은 상당히 클 것으로 예상된다. 어떤 기업에 투자를 할 것인지 고민이 된다면 ESG를 이해하고, 조금이라도 일찍 투자하여 가까운 미래에 이익이 날 수 있기를 기대하는 것이 현명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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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곤의 중국한시기행 : 장강·황하 편 김성곤의 중국한시기행 1
김성곤 지음 / 김영사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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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강과 황허강을 딸 펼쳐진 중국 고대 인문학과 자연 경관, 문화 여행에서 어떤 지혜와 즐거움 그리고 힐링을 경험할 수 있을까? 이백, 두보, 소동파 등 중국의 내로라하는 시인들과 함께한 한시 여행은 고향에 대한 애절한 마음과 자연에 묻힌 나의 영혼과의 어울림을 잘 보여 준다. 전쟁에서 삶의 길을 잃어버린 늙은 시인의 고달픔과 애환을 담은 두보의 시는 '늙고 병들어 외로운 자신을 작은 배로 떠도는 몸'으로 표현했는데 참으로 애절하다.

 

예로부터 동정호를 들었더니,

이제야 악양루에 오르네

오나라 초나라까지 동남으로 터져 있고

해와 달이 밤낮으로 이곳에서 떠오르네

친척도 친구도 소식 한 자 없고

늙고 병들어 외론 배로 떠도는 몸

고향 북쪽은 여전히 전쟁 소식

누각 난간에 기대어 눈물 콧물 흘리네

 

강 주변에 펼쳐진 자연경관은 산수화가 그대로 녹아 있는 듯한 운치 있는 풍경들을 자아낸다. 3천여 개의 봉우리가 빼곡히 드러나 있는 장가계, 2천 년도 훨씬 이전에 공자가 올랐다는 태산, 매가 아니면 오르지 못할 기암괴석 등에는 수 천년을 이어온 전설과 삼국지와 초한지의 전설들이 곳곳에 숨어 있다. 어떤 말로도 표현하기에 부끄러운 경이롭기 짝이 없는 자연 경관을 저자는 자신의 시로써 담백하게 표현하는데, 옛사람들의 흔적과 경치에 빠져든 자신의 모습을 마치 시간을 뛰어넘어 한 장소에서 수 천년의 시간을 거슬러 올라 함께 이야기하듯 담아냈다.

특히 산과 관련된 내용이 많이 와닿았는데, 높이 올라야만 볼 수 있는 산 맥과 기암괴석, 넓게 펼쳐진 구름과 강의 모습들은 내 마음을 그곳으로 향하라고 재촉하는 것 같았다. 산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뭉클함이 저자와 나를 연결하는 것 같다.

 

내가 어제 올랐던 가평군에 있는 운악산의 병풍바위 능선은 네 발로 기어서 가야 하는 힘든 코스였고, 하산 길 또한 한 걸음에 내디딜 수 없는 곳이 많아 식은땀이 날 정도였다. 그런데, 하산 길 도중에 고목 한 그루가 손잡이가 되어주어 마음속으로 고맙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뒤를 따르던 중년 부부가 "참으로 고맙다 나무야!"라고 말하는 것이 아닌가. 순간 울컥하고 말았다. 고된 산행길에서 죽어서도 사람들에게 안내자와 지팡이가 되어주는 나무를 생각하니, 나는 참으로 보잘것없는 존재라는 생각이 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기 때문이다. 한동안 멍하니 있을 수밖에 없었다.

 

나는 저 나무보다도 못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건 아닌지. 그 누군가에게 힘이 되어주고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하는 건 아닌지. 나를 위해서만 살았던 삶이 부끄럽기 짝이 없다는 생각과 중년 부부의 말이 하산하는 동안 계곡의 물소리와 함께 맴돌았다. 아마도 이 책의 저자도 그러했으리라.

 

책에는 현자들이 삶을 살아가는 방식이 드러나있는데, 북송 시대의 지식인들은 천하 사람들이 "근심하기 전에 근심하고 천하 사람들이 즐거워 한 후에 비로소 즐거워 하라"라고 하는 말이 인상 깊었다. 나라와 국민을 생각하는 리더들의 마음이 현재에도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구속되어 부자유스러운 삶에서 벗어나 뜻하지 않게 자연 절경에서 얻는 여유로움과 자신에 대한 성찰이 소동파의 이야기에서 전해진다. 태수의 신분에서 미관 말직으로 밀려난 소동파가 청풍명월을 '적벽부'를 남겼는데, 늙고 초라한 자신의 초상화를 보며 삶의 끝자락에서 깊은 미소를 지어 보이던 모습이 나의 모습이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든다.

 

역사 소설 속 주인공과 전쟁의 상흔이 서려 있는 장소들은 여행의 의미를 한층 더 끌어올리는 것 같다. 삼국지의 장비가 부하에 의해 죽임을 당해 몸과 모리가 따로 모셔져 있는 사당, 중국 곳곳에 있는 관훈장의 사당이 꽤나 인상적이다. 초한지의 항우가 가장 용맹하고 전투력이 강하지만 유방에게 질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한신이라는 걸출한 무장 덕분에 유방이 항우를 이길 수 있었지만, 사실 한신은 항우를 먼저 찾아가 자신을 써달라고 했지만 항우는 일언지하에 거절했다. 항우 혼자서도 충분히 한나라를 이길 수 있다는 자만심이 그를 유방으로 가도록 했고, 결국 한신에게 패하고 만다. 한신을 의심하면서도 모든 인재를 수용했던 유방의 지혜로움이 시대를 지나도 통용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고교시절 이후 접할 기회가 없었던 중국 한시를 책을 통해 만났다. 시 속에 베여있는 당대 지식인들의 호기로움이 지금의 나에게는 어색하게 느껴진다. 학창시절의 당당했던 호기로움은 다 어디에 갔을까. 무엇이든 다 얻을 수 있을 것 같았던 기세가 조금씩 세상과 타협하면서 옛 것이 되어가는 것 같다.

 

그래도, 유년 시절 때 즐겼던 자연으로 회귀하고 있는 것 같아 다행스럽다. 장강과 황하를 따라 펼쳐진 광대한 풍경속에서 인생의 참 의미를 깨달았던 시인들 처럼 그런 길을 걸어가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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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와 장자는 이렇게 말했다 - 2020 세종도서 교양부문
양승권 지음 / 페이퍼로드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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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와 장자가 생각하는 인간적인 삶이란 무엇일까? 2천 년의 시간과 공간을 거슬러도 변하지 않는 어떤 원리가 있지 않을까? 인간의 본성을 드러내지 못하도록 강제하는 종교, 이데올로기, 규범들을 망치로 깨뜨려야 한다고 말했던 니체의 지극히 인간다움의 실체는 또다시 100년이 지난 현대에도 우리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상당하다.

 

이 책을 통해 나의 부족함과 바램의 시선으로 스스로를 돌아보고 어떻게 사는 것이 행복한 삶인지 여섯 가지 행복한 삶의 방정식과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었다. 지속적으로 되새김질할 삶의 이정표가 될 것 같다.

 

첫째, 지극히 인간다움이란 획일적인 세계관이나 가치관이란 없으며, 사람들은 저마다의 길이 있음을 인정하는 것이다. 자기의 테두리 안에 타인을 가두어 두려고 하거나, 내가 바라보는 것이 전부인 양 타인의 생각과 행동을 속죄하는 것은 스스로를 기만하는 것이다. ​

 

둘째, 첫 번째와 상대적으로 너무 자극에 민감한 반응은 삶을 갉아먹는다. 상대방의 비판에 대해 맞받아치거나, 무조건적 반사작용들은 서로의 에너지를 고갈시킨다. 과거나 비판에 얽매이지 말고 숨 고르기와 내면 성찰에 집중하기가 필요하다. ​

 

셋째, 타인의 삶이 아닌 나의 삶을 사는 것이다. 칭찬이나 비난에 얽매여 일희일비하는 삶은 불행하다. 니체의 말처럼 타인은 나를 비난하기 위해 나를 살려 둘뿐이다. 자신에게 충실한 삶을 살아야 한다.​

 

넷째,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삶이란 무엇인가 생각해 보는 것이다. 죽음을 앞두거나 나이가 들어 가장 후회되는 것이 무엇이었냐는 질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런저런 이유로 내가 하고 싶었던 것을 하지 못한 것입니다."라고 답한다고 한다. 삶의 끝에서 내 인생을 뒤돌아 보며 환하게 웃을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다섯째, 보편적 가치란 항상 존재하는가 의심해야 한다. '세상에는 진짜보다 우상이 훨씬 많다.'라는 니체의 말처럼 항상 옳은 것도 그른 것도 없다. '지식과 지혜는 다툼의 도구'라는 장자의 말처럼 사람들은 과학, 보편성, 도덕성을 자기 시각으로 합리화하고 객관화하려고 한다. 보편적 가치나 정의를 스스로가 가지고 있으되, 다양한 이론과 의견, 상황들을 폭넓게 이해하고 수용함으로써 생각의 보폭을 넓혀 지혜로운 삶을 살도록 해야 한다.​

 

여섯째, 모순과도 친구가 되어야 한다. 이 세상에 필요 없는 것은 하나도 없다. 니체는 '가장 현명한 인간은 모순을 가장 풍부히 갖는 자'라고 했다. 상반된 유형의 혼합은 각종 문제를 해결한다. 모순은 극복해야 할 것이지 무시하거나 버릴 것이 아니다. 창의와 창조는 무질서와 모순에서 비롯됨을 항상 기억해야 한다.

 

[일체의 보편적 이념은 의심할 필요가 있다]

 

【 니체의 우상의 황혼 】

「 세상에는 진짜보다 우상들이 훨씬 더 많다. 이것이 이 세계를 바라보는 나의 사악한 시선이자, 나의 사악한 귀다. 나는 여기서 망치를 들고 의문을 제기해 보고자 한다. 」

 

【 장자의 인간세 】

「 덕은 명성을 추구하다가 상실되고 지식과 지혜는 다툼에서 나오는 것이다. 명성이란 서로 다퉈 불화하게 만들고, 지식과 지혜는 다툼의 도구가 된다. 」

 

진짜 뛰어난 사람은 자신이 뛰어나다는 사실을 굳이 남에게 설명하지 않는 법이다. 의지와 힘이 부족해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하는 사람은 그 원인을 자신에게서 찾지 않고 어떤 객관적인 사태에서 찾는다. 소설가의 꿈에 실패한 사람이 소설 평론가가 되고, 영화감독이 되려다 좌절한 사람이 영화평론가가 된다는 말이 있다. 니체는 기존에 통용되던 모슨 가치관을 망치로 깡그리 부숴버린 뒤에야 사람들이 무엇을 새롭게 시작해야 할지 알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모든 사람은 사적 이해관계 속에서 자신의 이론을 세운다. 하지만 전체 세계를 조망하지도 못하면서 모든 현상을 아우르는 보편적 이념이 있다고 주장한다면 이는 폭력이다.

엔지니어들이 흔히 하는 똑똑한 폭력이 있다. 자신이 배운 얼마 안 되는 지식을 과신하여 단순한 방정식 몇 개로 어떤 논리를 만들려고 하는 것이다. 기술은 더욱 복잡해지고 발전하고 있는데, 과거의 낡은 지식의 틀안에 불확실한 미래를 집어넣으려고 하는 무리수를 두는 것이다. 마치 온 세상을 다 이해했다는 듯이 말이다.

 

인간적인 삶이란 지혜로움을 배우는 과정이다. 그런 의미에서 지식이나 권력, 부가 목적이 될 수 없다. 삶의 끝에서 후회하지 않은 삶을 살았다고 미소를 지으려면 다시 어린아이로 돌아가야 한다. 니체가 인간의 삶을 낙타, 사자, 어린아이로 비유했듯이 말이다. 자연과 함께하고, 삶을 어린아이처럼 놀이로 여기는 여유롭고 다양성을 인정하면서 과거에 얽매이지 않은 창의적인 삶의 길을 걸어가야 하겠다고 생각해 봐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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