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과 비평 203호 - 2024.봄
창작과비평 편집부 지음 / 창비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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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호의 특집은 '세계서사, 어떻게 쓸 것인가' 로 마련되었다.

이는 기후위기로부터 출발하여 글로벌이슈, 세계의 카오스 및 경제문제로까지 확장된다.

글을 읽으며 '띵'하고 충격을 받았던 부분 하나를 소개해보자면,


지구 온난화는 당연히 상상하기 어렵기 때문에 그다지 주목받지 못했다.

과학이 이끌어 줄 수 있는 곳은 여기까지다.

이제 나머지 사람들, 즉 경제학자, 심리학자, 신학자 그리고 예술가들이 나설 때다.

특히 예술가들은 막연한 느낌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줘야 한다.


이 부분 이었다. 책에서 말하듯 "가장 중요한 과제는 재현과 관련이 있다(21P)며, 미래를 상상하게 하여 '행동하게'만드는 것은 예술가들이 할 일 이라는 것이다.

기후 위기와 예술은 전혀 관련이 없다고 생각했었는데, 이제 전 세계가 엮여 있듯이, 사회 문제에는 전 분야가 골고루 얽혀져 있고, 이를 해결해야 하는 역할도 모든 분야의 전문가들이 나누어 지고 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깨달았다.


다음, 「창작과 비평」 의 총 책임자, 이남주 편집주간의 사회와 함께 언론인 백은종과 국회의원 김용민, 세사람의 담론이 담겨져있는 부분이다.

주제는 '윤석열정부,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국회의원 선거를 4월에 앞둔 지금, 현 정부의 2년을 돌아보는 것은 참으로 시의적절하다.

현 국가 원수의 잘잘못을 따지는 것을 떠나서, 대통령이라는 정치인의 정책이 실질적으로 민생에 영향이 있느냐,

그리고 그것이 긍정적인 영향이냐, 부정적인 영향이냐는 주기적으로 돌아보아야 할 필수 과제이다.

그 과제의 의무는 당연히 정치인에게도 있지만, 국민에게도 있기에 이러한 담론은 임기 2년이 경과하고 있는 이 시점에 반드시 필요로 한다.

나는 부끄럽지만 정치에 대해 잘 모르고, 정치에 대한 색깔을 드러내면 안되는 일을 했었기에 정치에 대해서는 더더욱이나 말을 삼갔다.

다만, 해당 담론에서 언급했듯이 실제 국민들은 '이 정권이 하루라도 더 지속되면 내 삶이 힘들어진다'고 느끼는 듯 하다 는 이야기에는 동의하지 않을 수 없다.

이미, 민주적 거버넌스는 무너져도 한참 무너졌다. 조지 오웰의 소설 동물농장이 생각나는 날들이다.

나침반을 가진 사람만이 선장이 될 수 있다.

그리고 그 나침반은 국민임을, 잊어서는 안되는데...


마지막으로, 문학잡지의 성격을 드러내고자 작가조명 테마를 소개해보고자 한다.

이번 호 작가는 '김해자' 시인.

'마흔이 넘으면 자기 얼굴에 책임질 줄 알아야 한다'는 말이 있다.

시인의 얼굴에 아로새겨진 주름이 그녀의 고운 인생을 보지 않아도 알 수 있게 한다.


"아픈 자리를 웃음이 채웠고, 그것이 나에게 전해졌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한쪽 눈에서 눈물이 나고 한쪽 눈에서는 웃음이 터지고. 아픔과 웃음이 공존하는 사람들에게 감사해요"

참으로 어렵고 고통스러운 오늘날. 아픔을 웃음으로 채우는 사람들에게 시인은 배우며 살아왔다.

그런 그녀의 삶이 지금의 그녀를 웃게 만들고, 곱게 만든다.

날카로움이 세상을 변화하지만, 따뜻함이 세상을 유지하게 만든다.

그런 따뜻함을 그녀와 그녀의 작품에서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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젖니를 뽑다
제시카 앤드루스 지음, 김희용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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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은 사랑하는 남자가 있다.
그는 커리어를 탄탄히 쌓아가며 자신의 세계를 넓혀 나간다.
넓어지는 그의 능력과 영역에 따라 그가 속한 사람들도, 위치하는 나라도 달라진다.
너무나도 당연하게 사랑하는 여인과 함께 있고 싶어 하고, “당신이 여기로 와주었으면 좋겠어” 라고 하며 그녀를 이끈다.

반면 주인공인 그녀는 불투명한 사람이다.
런던도, 파리도, 바르셀로나도 본인이 속한 어느 곳에도 속해있다는 느낌을 받지 못한다.
사랑하는 연인의 곁에 있고 싶다는 이유로 왜 본인이 계속해서 모든걸 버리고 그의 곁으로 가야 하는것인지. 이해할 수 없지만 그녀는 모른다. 자꾸만 “모르겠다”라는 말을 하는 그녀.
그녀는 자신이 원하는 것을 너무 오래도록 억누르고 표현하는것을 억제해왔기 때문에 본인이 정말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지 못한다.

시점이 교차되는 어린시절의 그녀는, 현재의 주인공의 시간의 흐름에 맞게 과거시점에서도 점점 성장을 한다.
살이 찌면 안된다는 인식때문에 먹고싶은 욕구를 억제하고,
사랑받고 싶다는 마음때문에 원치 않는 남자의 손길을 거부하고 싶은 욕망을 억제한다.
사랑하는 남자의 옆에 있고 싶어서 나도 내 커리어를 쌓고싶다는 욕구를 억제한다.

하지만 그의 연인은 전혀 모른다
그녀가 왜 자꾸 “모르겠다”고 하는지 모른다.
그녀가 포기해야만 하는 상황, 포기했어야만 하는 배경을 모르기때문이다.

자신의 마음을 외면하며 살아가던 어느날
그녀는 자신과 10대 시절을 함께 보냈지만 현재 연락이 끊긴 친구 타라의 항암치료 소식을 알게된다.
자신과 함께 원하는 것을 외면하며, 몸을 혹사하며 보냈던 시절을 떠올리고 그시절 우리가 얻기 위해 포기한 것들이 얼마나 우리를 망친 것인지 깨달으며 자기 자신의 목소리를 들어주기 시작한다.

‘젖니를 뽑다’는 성장소설이다.
그녀가 자신의 욕망을 드러낼 줄 아는 진정한 어른이 되는 과정을 사건을 따라가며 그려낸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바라보고 진정으로 그것을 인정할 줄 아는 과정을 통해, ‘젖니를 뽑고 영구치를 얻는 과정’을 드러낸다.

작가는 1992년생.
해외소설임에도 또래인 작가라 그런지 소설속 주인공이 말하는 “모르겠다”는 감정이 뭔지 나는 “알겠다”
10대와 20대를 지나온 여성은 안다. 자신의 욕구가 억제되어야 하는 과정을, 지속적인 외면은 성장이 아니기에, 모두 자신의 욕구를 정면으로 바라보고 받아들일줄 아는, 젖니를 뽑는 과정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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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너머 자유 - 분열의 시대, 합의는 가능한가 김영란 판결 시리즈
김영란 지음 / 창비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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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쪽은 꽤나 철학적이었습니다.
웬만해서 읽기 어렵다고 느낀 책은 많이 없었는데, 개인적으로 앞쪽은 정말 어려워서 두세번 읽었어요 ㅠㅠ
당연히 제 문해력이 모자란 탓입니다,,ㅜㅜ

책에서는 '법'과 '법관'이 가져야 할 중심과 양심을 롤스의 정치적 자유주의 차원에서 바라보며 설명합니다.
존 롤스는 '정의란 무엇인가'에 대한 부분에 대해서만 40년동안 파고든 대표적인 정치 철학자인데요,
뒤쪽 전원합의체 판결을 받았던 사례들을 설명할 때는 정말 재미있어서 오는 잠을 물리치며 읽었어요.

특히 제가 업무를 하면서 실제로 궁금했던 부분을 해소해주는 몇 가지 구절이 있었습니다.

법관이 개인적인 인정이나 본인의 도덕적인 신념에 호소해서 사례를 해석하려고 하면 안 된다는 점입니다.
어떤 판결은 '왜 저런 판결을 내리냐'며 사람들의 울분을 사기도 하지만, 분명 그러한 판결의 이면에는 법관이 생각하는 도덕성이 아니라 '공적 이성'에 따라 보호해야만 하는 별도의 선이 있기 때문일 것이라는 걸요.


법치주의 라는 것이 단순히 '법률'에 따라서 판결이 이루어져야 하고, 그것에 복종해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이 법을 해석, 적용 함으로 인해 도출될 수 있는 결과, 그리고 그로 인해 파생되는 부당한 결론이 있다면 이를 배제할 수 있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는 점.
때로는 법의 문언을 넘어서는 해석, 그에 반하는 해석일지라도 '정당한' 해석이 된다면 그렇게 하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법은 사회의 통념의 변화에 따라 변화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죠.
잘못된 법인줄 알면서도 그에 맞는 해석만을 하는것이 아니라, 때로는 잘못된 법으로 부당한 결과(피해보는 사람)가 생긴다면, 입법의 과정으로 넘겨 이를 바로잡아야 한다는것이 법관의 정확한 역할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 책,, 앞쪽은 꽤나 어렵지만 뒤로 갈수록 진짜 재밌어요
전원합의체 판결 사례들이 나오는 부분이 특히나 그랬는데요, '생각의 확장'과 '사고의 변화'를 느끼는 순간들이 많아서
와,,!! 역시 법관들이 괜히 법관이 아니구나 (?) 싶었어요.
정말 재밋엇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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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사랑 - 나답게 헤어지고 나답게 다시 사랑하면 돼
조니워커 지음 / 허밍버드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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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사랑>은 글쓰기 플랫폼 브런치에서 사랑받는 작가 조니워커가 브런치북 수상작으로 선정되며 출간하게 된 에세이이다.

30대 후반의 나이
남편의 외도라는 치명적인 상처를 안고 이혼 후 다시 혼자가 된 작가는 이제 더이상 사랑같은것을 바라지는 않는다
다만 그 날 있었던 좋은일, 나쁜일을 시시콜콜하게 털어놓을 사람이 송두리째 사라졌다는 사실이 그저 공허했다
사랑하는 ‘이성’ 이 아니라 그냥 ‘친구’를 만나기도 쉽지않은 지금
가만히 있으면 아무런 변화도 일어나지 않기에
3040모임에 용기내 나가보는데,,
이상하게 몇십년 알고 지내던 사람들보다
새로 알고 지낸지 얼마 안된 이 사람들이 훨씬 나와 결이 맞다는 걸 깨닫고 급속도로 가까워진다

그러다가 k를 만나게 된다

사귀던 사람에게 단한번도 독점욕이라는 감정을 느껴본 적이 없어서 사랑이란걸 해본적이 없는 것 같다는 k
남들과 똑같은 절차(?)를 통해 사랑을 했지만 상처를 받아
사랑이 다 뭐냐 친구가 필요하다 라고 생각하는 작가와 k가 만나 밥을 먹고 술을 마시고 이야기를 하면서
참 행복하다 라는 생각을 하게된다

그런 이야기이다
누군가의 일기를 훔쳐보는듯한 이야기
요즘이야 이혼이 흔하다지만 내가 원하지 않는 이유로 날벼락처럼 헤어지게 되는 일은 ,, 흔하다고 아무렇지 않아질 수 없을거다
하지만 발을 밟혔다고 걷지 못하는 건 아니니까
걷고, 앞으로 나아가는 작가
그러다가 만난 동료와 잠시 풍경도 보고 ,
도란도란 이야기도 하며 걷는 것이 인생 아닐까

‘나도 이렇게 잘 지내는데 너도 힘내라 !’가 아니라
하루하루 잘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며
같은 아픔과 두려움을 가진 사람에게 저절로 용기를 얻게 하는
그것이 브런치의 선순환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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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널 103 소설Y
유이제 지음 / 창비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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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피귀가 점령한 세상에서 살아남기위해 터널속에 갇힌 사람들과, 태어난 이후 단한번도 터널을 벗어나 본 적 없는 주인공 다형

터널 너머의 세계는 전혀 알지 못하지만
터널로 바닷물이 새자 더이상 안정적이라고 볼 수 없는 상황
아픈 엄마를 구하기 위해 탈출할 방법을 찾아 바깥 세상으로 떠난다

바깥세상에 만난 승하 역시도
살아남은 이웃 사람들과 함께 바리섬이라는 마을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걸고 무피귀와 싸우는데,,

디스토피아
무피귀에게 물리면 죽는다,
가만히 있어도 죽는다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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