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젖니를 뽑다
제시카 앤드루스 지음, 김희용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4년 3월
평점 :
주인공은 사랑하는 남자가 있다.
그는 커리어를 탄탄히 쌓아가며 자신의 세계를 넓혀 나간다.
넓어지는 그의 능력과 영역에 따라 그가 속한 사람들도, 위치하는 나라도 달라진다.
너무나도 당연하게 사랑하는 여인과 함께 있고 싶어 하고, “당신이 여기로 와주었으면 좋겠어” 라고 하며 그녀를 이끈다.
반면 주인공인 그녀는 불투명한 사람이다.
런던도, 파리도, 바르셀로나도 본인이 속한 어느 곳에도 속해있다는 느낌을 받지 못한다.
사랑하는 연인의 곁에 있고 싶다는 이유로 왜 본인이 계속해서 모든걸 버리고 그의 곁으로 가야 하는것인지. 이해할 수 없지만 그녀는 모른다. 자꾸만 “모르겠다”라는 말을 하는 그녀.
그녀는 자신이 원하는 것을 너무 오래도록 억누르고 표현하는것을 억제해왔기 때문에 본인이 정말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지 못한다.
시점이 교차되는 어린시절의 그녀는, 현재의 주인공의 시간의 흐름에 맞게 과거시점에서도 점점 성장을 한다.
살이 찌면 안된다는 인식때문에 먹고싶은 욕구를 억제하고,
사랑받고 싶다는 마음때문에 원치 않는 남자의 손길을 거부하고 싶은 욕망을 억제한다.
사랑하는 남자의 옆에 있고 싶어서 나도 내 커리어를 쌓고싶다는 욕구를 억제한다.
하지만 그의 연인은 전혀 모른다
그녀가 왜 자꾸 “모르겠다”고 하는지 모른다.
그녀가 포기해야만 하는 상황, 포기했어야만 하는 배경을 모르기때문이다.
자신의 마음을 외면하며 살아가던 어느날
그녀는 자신과 10대 시절을 함께 보냈지만 현재 연락이 끊긴 친구 타라의 항암치료 소식을 알게된다.
자신과 함께 원하는 것을 외면하며, 몸을 혹사하며 보냈던 시절을 떠올리고 그시절 우리가 얻기 위해 포기한 것들이 얼마나 우리를 망친 것인지 깨달으며 자기 자신의 목소리를 들어주기 시작한다.
‘젖니를 뽑다’는 성장소설이다.
그녀가 자신의 욕망을 드러낼 줄 아는 진정한 어른이 되는 과정을 사건을 따라가며 그려낸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바라보고 진정으로 그것을 인정할 줄 아는 과정을 통해, ‘젖니를 뽑고 영구치를 얻는 과정’을 드러낸다.
작가는 1992년생.
해외소설임에도 또래인 작가라 그런지 소설속 주인공이 말하는 “모르겠다”는 감정이 뭔지 나는 “알겠다”
10대와 20대를 지나온 여성은 안다. 자신의 욕구가 억제되어야 하는 과정을, 지속적인 외면은 성장이 아니기에, 모두 자신의 욕구를 정면으로 바라보고 받아들일줄 아는, 젖니를 뽑는 과정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