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이의 뜀틀
장재연 지음 / 풀빛 / 2025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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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에는 거의 매일 도전을 했던 것 같아요.

학교에서 새로운 것들을 배우면서 말이죠.

특히 체육시간은 저에게 큰 도전과제를 주는 시간이었어요.

체육을 정말 못했거든요.

저에게 너무나 높은 존재였던 '뜀틀'을 소재로 한 그림책이 출간되었네요.

그림책 속 아이에게 뜀틀은 어떤 존재일지 궁금했어요.


살짝 말씀드리자면 이 그림책의 결말은 뻔하지 않습니다.

저는 그 뻔하지 않은 결말 속의 소이의 표정이 너무 좋아요.

그 표정을 보고 저의 어린 시절이 떠올랐어요.


저는 체육을 정말 지독히도 못하는 아이였어요.

체육시간에 하는 건 정말 하나도 빠짐없이 못했죠.

중, 고등학교 시절 저의 평균을 제일 깎아 먹는 과목이 체육이었을 정도로 말이에요.


그런 제가 아주 큰 결심을 한 사건이 있었어요.

고등학교 2학년 제자리멀리뛰기 테스트를 보는 시간이었어요.

그때 갑자기 '이게 뭐라고 난 이렇게 못하나' 싶은 생각이 드는 거예요.

소이처럼 "나도 멀리뛰기 잘하고 싶어!" 하면서 말이죠.

그래서 저는 진짜 정말로 열심히 해보기로 합니다.


그렇게 마음먹고 출발선에 서 있다가 힘차게 뛰었어요!

그런데 제가 요령이 없어서인지 착지하다가 제 무릎에 턱을 찧고 말았고 저는 제 혀를 깨물고 맙니다.

혀 가장자리가 찢어져 덜렁거리고 피가 줄줄 났죠.

좋은 점수도 받지 못했고, 상처만 얻었지만 저는 만족스러웠어요.

어쨌든 최선을 다했으니까요.

혀의 상처는 지금도 몸이 피곤할 때 부어오르며 존재감을 나타내고 있어요.

그날의 일을 절대 잊지 못하게 말이죠.


<소이의 뜀틀> 속 '뜀틀'은 넘지 못할 장애물이 아닌

다음을 위한 징검다리가 되어줍니다.

- 고정순 작가 추천사 중에서


소이를 도와주던 친구는 시시한 뜀틀 따위는 넘고 싶지 않았어요.

하지만 소이의 도전은 그 친구도 변하게 만들어주죠.


저는 지금까지 도전을 성공해야 다음 도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생각했었어요.

하지만 이 그림책을 보고 깨닫게 되었어요.

성공하지 못한 도전이어도 어떤 과정을 거쳤느냐에 따라

충분히 다음 도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말이죠.


저도 운동을 정말 못하지만 헬스장도 다녀보고, 수영을 배워보기도 했어요.

하지만 여전히 잘하는 운동은 없답니다.

그래도 괜찮아요. 매 순간 저는 열심히 했고 즐겼으니까요.

심지어 지금은 아이들에게 자전거와 인라인스케이트를 가르쳐 주기도 했답니다.

이 정도면 괜찮은 것 아닐까요?


아이들의 도전이 어른의 눈에는 별것 아니고 너무나 시시한 일일지도 몰라요.

하지만 그 도전을 응원하는 마음이 더해진다면 충분히 대단한 도전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


어떤 도전을 앞두고 망설여지는 마음이 생길때마다, 너무나 시시해서 도전을 멈추고 싶은 생각이 들때마다 펼쳐보고 싶은 그림책이 생겨 너무나 기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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