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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첫눈 - 제16회 웅진주니어 문학상 장편 부문 우수상 수상작 ㅣ 뉴온 8
오늘 지음, 토티 그림 / 웅진주니어 / 2025년 6월
평점 :
초등 고학년에 되면서 많은 부모님들이 아이에게 문학작품보다는 수학이나 과학 같은 비문학 도서를 권하는 경향이 있죠.
그런데 저는 아이가 초등 고학년이 되고 중학생이 되어도 문학 작품을 읽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긴 호흡의 문학작품을 읽고, 작품 속 사람들 간의 복잡한 관계를 이해하며 문해력이 길러진다고 생각하거든요.
또한 사람들 사이의 감정을 깊이 이해하는 것이 고등학교에서 문학을 배울 때에도 도움이 될 거예요.
<여름, 첫눈>은 '제16회 웅진주니어 문학상'에서 장편 우수상을 수상한 작품으로 초등 5학년인 주인공의 '비밀연애'를 시작하며 겪게 되는 일이랍니다.
초등 고학년 아이라면 솔깃할 이야기죠.
초등학교 2학년과 3학년인 저희 아이들이 읽는 동화책들을 읽다가 초등 고학년을 위한 책을 읽으니 확실히 등장인물도 많아지고 소설 속 인물들이 주고받는 감정의 깊이도 깊어지네요.
초등학교 고학년, 사춘기 무렵이 되면 비밀 하나쯤은 생기기 마련이죠.
주인공 열매는 두 가지 비밀을 가지고 있어요.
최한빛과의 비밀연애, 그리고 감당하기 어려운 엄마의 비밀을 알고 있다는 비밀까지.
듬직하고 의젓한 남자친구의 행동을 한 다리 건너 듣게 되었을 때의 혼란스러움.
그 혼란스러움을 가지고 떠난 곳에서 만난 뜻밖의 인연에게 느끼는 편안함.
고요하고 평온한 일상 속에서 마음이 차츰 정리되어 갈 때쯤 마주하게 되는 엄청난 사실.
초등학교 5학년 아이가 감당하기엔 버겁지 않을까 생각이 들기도 했어요.
"눈부신 어른의 계절이 시작되었다는 신호처럼 두근거렸다."
<여름, 첫눈> p.116
책의 마지막에 나오는 이 한 줄을 오랫동안 쳐다보았어요.
저도 어른의 계절로 들어가게 되는 시기가 있었다는 게 떠올랐어요.
알고 싶지 않았던 어른들의 세계에 대해 알게 되었을 때 느꼈던 혼란은 열매가 느끼는 그것과 아주 닮았더라고요.
이 책을 읽는 아이들도 혼란함을 느끼는 시기일 거라고 생각해요.
그것이 이성 문제일 수도 있고, 가족 문제일 수도 있죠.
그것이 무엇이든 누구나 겪게 되는 어른의 계절을 시작하는 시기라는 것을 이 책을 통해 알게 되는 순간 마음이 조금은 편안해지지 않을까 싶어요.
이 책을 읽는 내내 청소년을 주인공으로 한 단편 드라마를 보는 느낌이 들었어요.
사춘기인 열매의 시선에서 바라보는 세상은 어떤 느낌인지,
그 세상 속에서 열매가 무엇을 느끼는지가 고스란히 느껴져서 너무 좋더라고요.
왜 우수상을 받았는지 너무나 알게 되는 시간이었어요.
아이의 계절 끝자락에서 혼란스러움을 느끼고 있다면,
나만의 '비밀'을 간직한 아이라면,
'비밀 연애'를 하고 있는 아이라면 공감하며 읽을 수 있는 이야기죠.
초등 고학년부터 중학생 아이들에게 추천하는 어린이 장편 동화예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