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존감이 높은 아이가 공부도 잘합니다
김아영 지음 / 시공사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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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존감이 높은 아이가 공부도 잘합니다』를 읽고 난 후, 그동안 내가 가졌던 ‘자존감’에 대한 환상이 얼마나 얇팍한 것이었는지 알아버렸습니다.

흔히 자존감을 높여준다고 하면 아이에게 상냥하게 말하고, 끊임없이 칭찬하며, 기를 살려주는 것이라고만 생각하잖아요. 저 또한 그랬거든요. 아이가 상처받을까 봐 쓴소리를 아끼고, "괜찮아, 넌 최고야"라는 진심보다는 한숨이 담긴 응원 비슷한 말들로 아이의 마음을 채워주면 그것이 곧 공부를 잘할 수 있는 단단한 밑거름이 될 거라 믿었더랬죠. 이 책은 그것이 ‘가짜 자존감’일 수 있다는 경고를 해주더라구요.

저자인 김아영 선생님은 교실이라는 생생한 현장에서 수많은 아이를 관찰하며 얻은 결론을 담담하게 말해주어서 보는 내내 술술 읽혔습니다.

공부를 잘하는 아이들, 즉 어려운 문제 앞에서도 도망가지 않고 끝까지 붙잡고 늘어지는 아이들의 힘은 부모의 화려한 미사여구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었죠. ‘나는 문제를 해결할 능력이 있다’는 실질적인 자기 인식, 즉 ‘진짜 자존감’에서 비롯된다는 거였습니다.

책의 1부에서 저자가 고백하는 본인의 육아 경험담이 무척 공감이 갔습니다. 베테랑 교사조차 자신의 아이를 키울 때는 자존감이 바닥을 치고, 남들처럼 18개월부터 사교육의 굴레에 발을 들이며 흔들렸다는 솔직한 고백이 독자로서 깊은 위로와 공감을 줍니다. 완벽한 부모가 아니라, 시행착오를 겪으며 아이와 함께 성장해가는 한 사람으로서의 목소리가 담겨 있기에 저자가 제시하는 조언들이 더욱 진정성 있는 것 같습니다.

단순히 "공부해라"라는 압박 대신, 아이가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할 기회를 주는 것, 그리고 부모가 아이보다 앞서나가지 않을 용기를 가져야 한다는 대목은 가슴을 찌르는 지점이었습니다. 우리는 흔히 아이가 실패할까 봐, 혹은 뒤처질까 봐 미리 길을 닦아놓고 아이를 등 떠밉니다. 하지만 저자는 그 과정에서 아이가 스스로 애쓰는 시간을 빼앗기게 되고, 결국 자기 효능감을 잃어버린다고 말합니다. 진짜 자존감은 온실 속의 화초처럼 보호받을 때가 아니라, 적절한 울타리 안에서 스스로 부딪히고 극복해 나가는 과정에서 형성된다구요.

또 눈이 가는건 부록에서 다루는 AI 시대의 교육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가진 학부모들에게 이정표가 될만한 조언이 아닐까 싶습니다. 기술이 아무리 발전하고 AI 교과서가 도입되어도, 결국 학습을 지속하게 만드는 동기와 회복 탄력성은 기계가 아닌 부모와의 관계, 그리고 아이 내면의 자존감에서 나온다는 점 세겨두겠습니다. AI보다 부모가 더 나은 존재인 이유는 아이의 감정을 읽어주고, 실패해도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곁을 지켜주는 유일한 존재이기 때문이라는 설명이 많이 생각하게 하네요.

이 책은 성적보다 중요한 ‘태도’를 바로 세움으로써, 공부가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구조를 만드는 법을 알려줍니다. 책을 덮으며 느낀 것은, 진정한 교육이란 아이에게 정답을 가르쳐주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정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견뎌낼 수 있는 ‘마음의 근육’을 길러주는 일이라는 점입니다.

아이에게 상냥하게 말해주는 것을 넘어, 아이가 스스로의 힘을 믿게 만드는 ‘진짜 자존감’을 길러주도록 노력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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