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이 적성에 안 맞는걸요 - 마음 아픈 사람들을 찾아 나선 ‘행키’의 마음 일기
임재영 지음 / arte(아르테)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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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에서 벗어나 거리로 나온 그를 '정신 나간 정신과 의사' 또는 '거리의 정신과 의사'라고 부른다. 그도 그럴 것이 안정된 직장인 병원을 자신의 의지로 나와 자비로 마련한 트럭 한 대를 가지고, 전국을 돌아다니며 마음 아픈 사람들을 찾아 나섰으니 말이다. 그런데, 내 눈에 저자가 대단해 보인 건 안정된 직장과 연봉을 뒤로하고, 무모해 보일 수 있는 그의 행보만은 아니었다.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치료하는 건 일이나 직업으로서 그럴 수 있다. 그에 반한 어떠한 대가가 주어지는 것이므로. 하지만 그런 것 없이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그것도 마음의 상처를 내보이는 힘든 감정이 따라오는 이야기를 들어준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그 감정이 전이될 수도 있고, 감정 소모가 큰일이라는 걸 알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 사람이라도 더 마음의 상처가 병으로 변하기 전에 넘기 힘든 정신병원과 정신질환의 편견과 문턱을 낮추기 위해 기꺼이 거리로 나왔다. 그리고 속 이야기를 들어줄 단 '한 사람'이 되어주기로 자처했다.

 

내 마음의 창을 여는 방법을 보다 명확하게 설명한다면, 상대의 마음을 추측하거나 평가하기를 최대한 자제하는 것이다. (...) '나는 아무것도 모른다','당신을 알고 이해하고 공감하고 싶다'는 태도로 최대한 마음을 활짝 열어놓기만 한다. / 87

 

남에게 휘둘리는 자신에게 만족하는 사람은 없다. 자신을 잃어버렸다는 건 자신을 아껴줄 주체가 사라졌다는 뜻이다. 주체를 잃었으니 자존감도 무너질 수밖에 없다. / 111

 

"상대의 마음을 가지려고 하지 마세요. 대신 상대를 사랑하는 자신의 마음을 지키세요. 사랑은 상대의 마음을 뺏는 것도, 자신의 마음을 뺏기는 것도 아닙니다." /112

 

행복 키우기라는 뜻을 가진 '행키'는 병을 치료하는 의사를 넘어 행복을 키우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저자의 마음을 담은 별명이다. 책의 처음에 고백한 것처럼 자신도 마음의 병을 겪어봤기에 더 이해하고, 공감해줄 수 있었겠구나 싶었다. 그리고, 누구나 마음에 병이 생길 수 있음을 다시 한번 확인하자 묘한 안도감이 생겼다. 그리고 이 책은 조언이나 이렇게 해야 된다는 지침이나 가르침은 없다. 그저 자신의 우여곡절 이야기부터 솔직하게 담아내고 있다. 그래서 더 마음에 와닿았는지도 모르겠다. 자신의 감정은 최대한 솔직하게 담아내는 반면, 다른 사람의 이야기는 최대한 조심스럽게 건네고 있었다. 상담 내용을 기반으로 허구를 감미한 이유도, 자신에게 속마음을 털어놓았던 그들의 이야기를 지켜줌과 동시에 배려하는 마음이 느껴졌다. 여느 책에서처럼 사례로 쓰인 것과는 다른 느낌이었다. 아마도 그런 배려와 진심이 많은 사람의 마음에 와닿았겠구나, 자신의 마음 깊숙한 곳에 숨겨놓았던 상처와 아픔을 꺼내놓을 수 있는 신뢰를 준거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죽어야 할 이유가 있다면, 살아야 할 이유도 있다. 울어야 할 이유가 있다면, 웃어야 할 이유 또한 있다. 동전에는 분명 양면이 있는데도 우리는 그 사실을 종종 잊어버리고 만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에게는 누군가가 필요하다. 혼자 깜빡 잊어버린 사실을 상기시켜줄 사람이 필요하다. 혼자 내려버린 결론을 점검해줄 사람이. / 122

 

똑바로 바라보지 못하니 올바른 판단을 내리지 못한다. 대충만 보니 오해가 생기고 삐딱하게 바라보니 편견이 생긴다. / 134

 

압력 밥솥에 증기 배출구가 있듯이, 우리 마음에도 배출구를 마련해서 쌓여 있던 부정적인 감정을 수시로 빼줘야 한다. / 160~1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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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선택하든 분명 얻는 게 있어요. 저는 잃는 것들보다 얻는 것들을 더 생각합니다. 인생은 한순간의 선택으로 좌지우지되는 게 아니에요. 어차피 죽을 때까지 끊임없이 선택해야 하는 것이 인생이죠. 계획대로 살려고 애썼지만, 계획대로 살아지지는 않더군요.' / 186

 

책을 읽으며 몇 번이나 울컥했는지 모른다. 마음에 병이 있는 그들의 작은 반응에도 자신의 일처럼 마음을 내어주며 이해하고 공감을 건네며 그들의 '한 사람' 되어준 행키
마음으로 다가가는 분들이 많아진다면 마음에 병이 생기는 사람들이 많이 사라질 수 있지 않을까? 멀리, 많은 사람들을 챙기기엔 내 감정의 그릇이 작다. 그럴 능력도 없다. 그래서 난 내 주변의 소중한 이들부터라도 챙기는 사람이 되고 싶어졌다. 단, 모든 일에는 순서가 존재하는 법이다. 나에게 집중하고, 내 마음을 자주 들여다보고 내 마음이 건강하고 행복해야 한다. 그와 동시에 나와 가족, 지인 친구들에게 자주 물어야겠다. 오늘 기분은 어떤지, 그리고, 경청해주는 사람이 되어줘야겠다.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한 주관적인 감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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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rma1228 2018-12-04 07: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행키입니다! ^^ 리뷰 감사합니당~ 우리의 행복을 위해서! ㅎㅋ
 
모든 동물은 섹스 후 우울해진다
김나연 지음 / 문학테라피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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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동네 서점에서 품절 대란을 일으킨 바로 그 책! 모든 동물은 섹스 후 우울해진다. 줄여서 모동섹이라 불리는 책이다. 제목부터 심상치 않음을 직감했다. 책의 처음 부분에 수록된 이 책을 먼저 만난 사라들의 이야기를 어느 때보다 진지하게 그리고 찬찬히 읽어보았다. 그리고 책의 마지막 장을 덮을 때 나는 그 모든 말들에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할 수밖에 없었다. 시작 글귀부터 쿵쿵하고 기분 좋은 두근거림을 선사해줬다. 시작이 좋은 책은 대체로 끝까지 좋다는 게 내 생각인데, 역시나 그 생각은 옳았다. 그리고 더 읽고 싶어졌다. 아쉬운 마음에 표시해뒀던 문장들을 다시금 읽어봤다. 다시 한번 김나연 작가의 글이 기다려졌다. 이렇게 솔직하게 자신을 내보이는 자신감과 당당함이 부러워졌다. 그리고 앞으로의 글과, 작가의 삶에 응원을 보내고 싶어졌다.

 

너를 내 세상에 초대하고 싶었는데 딱히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다.
우리는 아무런 연결고리도 없는, 그저 낱개의 점들이었으니까.
그래서 쓰기 시작했다. 나를 알아봐달라고.
나에게 글은 너를 향해 나부끼는 찢어진 깃발 같은 것.

 

우리는 과거 위에 지어진 집이라고 했다. 나에게는 네가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가 어떤 삶을 살아갈 것인지만큼 중요하다. / 21

 

자기 전 잠깐 보고 자야겠다. 했던 내 마음과 달리 아침 해가 뜨는 걸 보게 만든 책이기도 했다. 강렬한 첫인상과는 달리 (물론 강렬함이 느껴지는 부분도 존재했다.) 책 속에는 그저 한 사람이 솔직한 이야기가 담겨 있었다. 사실, 예상했던 내용과는 많이 다르기도 했다. 요즘 심리학 서적들을 많이 읽은 탓에 이 책도 그런 분야가 아닐까 예상했었지만 보기 좋게
빗나갔다. 일부의 이야기만으로 그 사람을 판단하는 건 큰 오류를 범하는 일이지만, 이 책을 통해 조금은 작가에 대해 알 것 같았다. 본래 자신의 이야기, 비밀 이야기를 나누면서 공통분모가 생기기도 하고, 그로 인해 친근함을 느끼는 것이 아닐까?
분명 우울할 수도 있는 이야기를 너무도 담담하게 꺼내놓은 작가 덕분에 더 이상 우울하게 다가오지 않았다. 그랬구나. 그런 일이 있었구나 하고 위로보다는 끝까지 들어주고 싶은 마음이 더 컸던 것 같다. 그런 점에서 작가의 삶이 담긴 1장과 3장의 이야기가 더 좋았다.

 

끊임없이 찾아오는 고난의 순간마다 새롭게 드러나는 내 이기심과 위선에 매번 놀란다. 항상 내적 이데올로기 충돌로 괴롭다. 하지만 나는 이만큼 산 내가 무척 기특하고 자랑스럽고 그래. 아무도 알아주지 않지만 나는 내가 알아. 그래. 그거면 됐어. /81

사물이든 사람이든 저마다 익는 시간이 있다. 그리고 가치를 알아보는 안목을 키우는 데에도 시간이 든다. 그러니,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136

 

삶에 염증이 날 때마다 글을 썼다는 작가의 이야기에 공감이 되기도 하고, 울컥하기도 하고 위로가 되기도 하지만, 흔히 볼 수 있는 그런 친절하게, 말캉말캉한 말로 다독여주는 힐링 에세이는 아니다. 솔직함과 당당함으로 무장했으며, 묘하게 뭐라고 딱 꼬집어 정의 내릴 수 없지만, 매력적인 책인 건 확실하다.

 

나는 인생이란 각자의 백과사전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단어 간의 미묘한 차이를 체감하고 자신만의 정의를 정교화해 그게 가장 적합한 용례를 수집해두는 일. 그렇게 생각하면 왜 우리는 같은 일을 겪고도 서로 다른 생각과 감정을 갖는지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다. 나는 설명이 친절해 필연적으로 두툼하고 다정한 백과사전을 가진 사람이 좋다. 내 단어를 다 껴안고도 남을 만큼 많은 단어를 가진 사람. / 238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한 주관적인 감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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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룻밤에 읽는 근현대 세계사 - 18세기 산업혁명에서 20세기 민족분쟁까지 하룻밤에 읽는 세계사
미야자키 마사카츠 지음, 오근영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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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우지 않아도 되는 역사서는 더 이상 부담스럽게 다가오지 않았기 때문에 책 제목만 보고 호기심에 선택한 책이다. 20년 가까이 사랑받고 있는 하룻밤 시리즈로 불리는 <하룻밤에 읽는 세계사>와 <하룻밤에 읽는 근현대 세계사>는 방대한 세계사를 시대별로 중요한 사건 중심의 주제별로 정리되어 있다. 그중 <하룻밤에 읽는 근현대 세계사>는 근현대사 부분만을 중점적으로 다룬 개정판이다. <하룻밤에 읽는 세계사>에서 깊이 있게 다루지 못한 부분을 다시 한번 정리하려 했던 노력의 결과물이다. 아마도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육자의 입장에서 보다 쉽게 학생들이 접하고 이해했으면 하는 마음으로 집필했던 것 같다.

세계 각지에서 일어난 사건, 사고들은 연속성을 지니고 있지 않기 때문에 이해하기 쉽지 않다. 복잡한 현대사는 여러 요인들이 뒤엉켜 머릿속까지 뒤죽박죽되기 십상이다. 그렇기에 각각의 사건사고들을 자연스럽게 연결하고 평가하고 현재의 이해관계까지 이어지는 변화의 방향을 잘 이해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 거기에 자신의 견해까지 포함시켜 역사를 바라봐야 자신만의 역사를 머릿속에 구축해 나갈 수 있다. 단, 역사를 바라보는 키워드가 존재하는데 긴 안목으로 역사를 바라보고, 이해하며, 현대사를 풀어가려면 꼭 필요한 기준점이 아닐까 싶다.

1. 자본주의 경제 시스템
2. 국민국가 시스템
3. 도시의 팽창
4. 철도 등의 다양한 인공적 네트워크의 성장
5. 기술혁신에 의한 기술 체계의 변화
6. 그것과 상호 관계에 있는 사회 시스템의 변모

많은 사건, 사고들이 서로 뒤엉켜 19세기, 20세기를 이루지만 보다 넓은 시야를 가지고 사건과 사건을 연결하는 여러 개의 점들을 파악할 수 있다면 저절로 머릿속에 큰 틀이 잡히고, 이해도 쉬워질 것이다. 총 3부로 구성되어 있는데, 1부에서는 18,19세기의 세계라는 주제로 유럽의 자본주의가 세계로 번져나가며 시작되는 영국 산업혁명부터 그로 인해 내셔널리즘, 유럽 제국이 멸망 그리고 미국의 성장, 세계 여러 지역의 식민지화까지 키워드를 앞세워 설명을 하고 있다. 2부에서는 20세기의 세계를 다루고 있는데, 19세기에 시작된 식민지 쟁탈전, 1,2차 세계대전과 냉전 그리고 그 후의 이야기까지를 다루고 있다. 3부에서는 21세기의 중요한 정치적, 경제적 문제를 다루고 있다. 현대사에서 여전히 문제로 남아있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언급하며 현재 놓여있는 인류의 과제에 대해 다시 한번 고민거리를 던져준다.

키워드별, 시대별, 사건별 흐름이나 도표, 지도, 주석 등이 잘 설명되어 있어 이해하는데 별 어려움은 없었다. 다만 역사에 대한 지식이 별로 없다면 겉도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다. 그렇기에 처음에는 <하룻밤에 읽는 세계사>를 먼저 읽어보고, 그다음 단계로 이 책을 읽어 보는 것이 더 도움이 될 것 같다. 굳이 외우려 하지 않았다. 부담이 되고 흥미를 잃게 되면 역사 이야기는 접할 기회가 많이 없기 때문에 손을 영영 놓는 일까지 발생하니 말이다. 흐름대로 읽어내려가도 좋고, 어느 정도 머릿속에 연결점이 생겼다면 키워드나 시대별로 먼저 읽어봐도 좋다. 아니면 관심 있는 사건부터 읽어봐도 좋다. 비록 세계사에 대해 많은 지식이 있는 게 아니라 읽는 속도가 더디긴 했지만 근현대 세계사에 대한 큰 그림 정도는 그려본 계기가 되었다. 18세기 산업혁명부터 20세기 민족분쟁까지 그리고 현대로 이어지는 역사의 흐름 속에서 그 시대를 살았던 수많은 사람들의 삶을 들여다보자. 때로는 어렵고, 지루할 때도 있게지만, 그 치열했던 삶이 있었기에 지금이 존재하는 것이도, 그 역사의 한켠에 진행 중인 삶이 있기 때문이다.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한 주관적인 감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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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연령 60세 사와무라 씨 댁, 오랜만에 여행을 가다 마스다 미리 만화 시리즈
마스다 미리 지음, 권남희 옮김 / 이봄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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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연령 60세 사와무라 씨 댁 시리즈 세 번째 이야기가 도착했다! 올 초에 읽었던 두 번째 이야기도 참 재미나게 읽었는데, 세 번째 이야기는 무려 여행이야기다. 흔히 100세 시대라는 불리면서 요즘 흔하게 볼 수 있는 일본의 고령화 가족 이야기로 제목에서도 알 수 있다시피 70세 아버지 사와무라 시로, 69세 엄마 노리에, 40세 딸 히토미까지 평균 연령 60세인 3인 가족이 그 주인공이다.
책의 첫 장부터 여행을 의미하는 귀여운 도시락이 등장한다. 어릴 때 소풍날이면 엄마는 항상 김밥을 싸주셨다. 요즘엔 다양한 속 재료들이 들어간 김밥들이 많았지만, 엄마가 싸주신 김밥은 속 재료들이 너무나도 평범하고 기본적인 것들이었는데, 소풍날의 설렘 때문인지 엄마의 손맛이었는지 알 수는 없었지만,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김밥이었던 게 아직도 아련한 기억 속에 존재하고 있다. 이제 김밥은 그저 밖에서 사 먹는 음식 중 하나가 되어 버렸고, 무슨 핑계를 만들지 않는 이상 고소한 참기름 냄새가 솔솔 풍기던 엄마표 김밥은 더 이상 집에서 먹기 힘든 귀한 음식이 되어버렸다.

언제 읽어도 사와무라 씨 댁은 무탈하다. 평범한 하루, 평범한 삶 속에서 무엇이 소소한 즐거움인지, 소소한 행복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생각에 빠지게 만든다. 짧은 몇 컷의 만화 속에서 구구절절 많은 말을 하지도 않지만 나의 모습을 볼 때도 있고, 부모님의 모습도 보여 코 끝이 찡해지기도 한다. 나이가 들어간다는 것. 나의 시간이 점점 더 빠르게 흐르는 것처럼 느껴져 가족과의 시간을 더 소중하게 생각하게 된다. 같이 밥을 먹고, 같이 여행을 떠나고, 같이 영화를 보고 전보다 더 함께 할 시간이 줄어들고 있지만, 어렵게 모인 만큼 그 허투루 보내지 않으려 하는 것 같다. 나 또한 이번에 부모님을 모시고 처음으로 해외여행을 다녀왔다. 이렇게 좋아하시는데 진작에 함께 다닐걸..이라는 후회와 죄송함이 말려들었지만, 이 또한 일상으로 돌아오고 나니 점점 무뎌져가는 것 같다. 잊어버리는 건 아니지만, 상기시켜주는 무언가가 필요한 것 같다. 나의 나이보다 부모님의 나이 듦이 눈에 더 보이는 게 내가 그만큼 커버린 건지, 철이 들어버린 건지 잘 모르겠다.

어쩌다 보니 올해는 벌써 마스다 미리 작가의 만화도 5년 전에 잊어버린 것이란 에세이도 읽게 되었다. 에세이와 만화는 같으면서도 다른 매력을 보여준다. 특유의 여유로움과 엉뚱 발랄한 담백하고 진솔함으로 무장한 말들이 톡톡 마음에 와닿는 것도 좋다. 그림체 또한 너무나 간결하고 단순하지만, 작가와 꼭 어울리는 그림체가 아닐 수 없다. 특별할 것 없는 평범한 일상 속에서 그 일상이 주는 소소한 감동과 공감을 시시하지 않게 자신만의 확실한 색으로 이끌어 내는 것도 작가의 능력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작은 일상들이 모여 우리의 삶이 되고 나를 만들어 간다는 것을 보여준다.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한 주관적인 감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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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아이의 마음을 읽는 연습 - 전2권 아이의 마음을 읽는 연습
인젠리 지음, 김락준 옮김 / 다산에듀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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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욱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의 아이 마음부터 헤아려보세요."
엄마들의 입소문만으로 자녀 교육서 최초 밀리언 셀러가 된 <좋은 엄마가 좋은 선생님을 이긴다>의 저자 인젠리 자녀 교육 전문가로 불린다. 참신한 교육 이념과 아이의 마음을 읽는 교육법이 큰 화제가 되었다고 한다. 그녀만의 독특한 교육 철학은 본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직접 부딪히고 시행착오를 거치며 터득한 거시기에 더욱더 진정성 있게 부모들에게 다가갔던 것 같다.
엄마도 엄마가 처음이라 많이 서툴고, 부족함이 많다는 말이 묘한 찡함과 이해를 불러들였다. 처음부터 좋은이라는 수식어가 자동적으로 붙는 자리가 존재하기 쉽지 않은 것처럼 태어날 때부터 좋은 사람도 없다. 다만, 노력한다면 무엇이 되기에 늦은 때는 없다.
아이도 낯선 세상에 태어나 처음 하는 것 투성이 것이다. 아이의 마음을 읽는 연습을 통해 아이를 진정으로 존중하고 사랑하는 법을 배워가며, 부모도 아이도 함께 성장하는 것이다. 아직 결혼도, 아이도 없지만 누구보다 육아에 관심이 많다. 어릴 적 꿈 중 선생님도 있었고, 유치원 선생님도 있었다. 하지만 교육과 육아는 너무나 다른 것이고, 책 속에서 경험하는 것과는 하늘과 땅 차이라는 걸 직, 간접적으로 익히 알고 있다. 그럼에도 관심이 많은 건 미래를 미리 준비하는 마음도 있지만, 한 사람의 인생에 크나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은 물론이고, 아이가 어떤 사람으로 커나갈지는 엄마의 교육관에 영향을 받으며, 그 아이의 모습에서 부모의 모습이 그대로 투영되기 때문이다. 한 사람의 세계를 막강한 힘으로 뒤흔들 수 있기에 여전히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할 일이다.

 

아이의 행복 지수가 올라가는 좋은 엄마 핵심 원칙
하나, 지나친 관심으로 아이의 영역을 침범하지 마세요
둘,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아이를 통제하지 마세요
셋, 천천히 자라면 아이의 마음이 단단해져요
넷, 건강한 관계가 자녀 교육의 시작이에요
다섯, 부모의 자존감이 아이의 행복을 결정해요
 
"다그치지 말고 스스로 할 수 있도록 기다려주세요."
아이의 마음을 읽는 연습은 총 2권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관계편과 학습편으로 나누어져 있다. 나는 학습보다 관계 형성이 더 궁금하기에 관계편을 먼저 꺼내 읽었다. 그리고 이 책은 굳이 처음부터 쭉 읽어내려가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의 고민과 비슷한 챕터를 찾아 조언을 구하고 본인의 상황과 아이의 시기에 맞게 골라 읽어도 좋을 것 같다. 그리고 자신의 아이에 본인의 생각에 맞게 적용하는 게 중요할 것 같다. 육아는 명확하게 정해진 답이란 존재하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관계편에서 강조하는 부분을 꼽자면 부모와 아이가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려는 대화법이나 건강한 관계 형성과 아이를 한 인간으로 존중하고, 각자의 영역을 지키는 인생철학까지 아이와 엄마가 함게 행복해지는 부모 수업을 담고 있다.
학습편은 우리나라 못지않게 학구열이 높은 중국이기에 비슷한 공통점도 엿보이고, 어떻게 하면 아이를 천재로 키울 수 있는지, 학습부터 식사예절, 논술, 영어공부의 시작 시기, 성교육, 경제교육까지 현실적이며 구체적인 조언을 해준다. 다만, 중국이라는 나라에서 오는 다양한 문화 차이를 어느 정도 가만하고 읽어야 할 것 같았다.
아이가 1살이라면 부모의 레벨도 1이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함께 고민하고, 자신들만의 육아 방법을 만들어가야 한다. 그 첫 바탕을 이 책이 함께하면 좋을 것 같다.  100% 나에게 맞고, 100% 틀린 책이란 만나기 힘들다고 생각한다. 그저 자신에게 적용할 부분을 발견해 적용해보고 아니면 다른 방법을 다시 찾아보면 되는 것이다. 그 노력들이 쌓여 지금의 내가 있듯이 육아도, 부모와 아이가 함께 성장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아이의 학습 능력이 높아지는 좋은 엄마 핵심 원칙
하나, 사랑받는 아이가 성취감도 높아요
둘, 아이에게 부모의 기준을 강요하지 마세요
셋, 괜한 걱정은 아이에게 상처를 줘요
넷, 자유로운 아이가 주체적으로 자라요
다섯, 용기 있는 부모가 당당한 아이를 만들어요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한 주관적인 감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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