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일상을 찾아, 틈만 나면 걸었다
슛뚜 지음 / 상상출판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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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틈이 책을 읽지만, 자기 전에 읽는 책들의 장르는 대부분 정해져 있는 편이다. 잔잔한 감성을 자극하는 에세이가 1순인데, 그림 에세이, 여행 에세이가 그중 대표적으로 읽는 분야이기도 하다. 자기 전에 읽는 책을 고심해서 고르는 이유 중 하나는 어떤 책을 읽느냐에 따라 잠드는 순간의 기분이 좌우하기 때문이다. 왠지 포근한 글을 읽거나 감수성이 가득한 글을 보고 자면, 좋은 꿈을 꿀 수 있을 것 같기도 해서다. 특히 여행 에세이는 눈에 들었던 여행지가 그려지는 것 같아 더 좋아하는 것도 있다. 거기에 하나 더 낯선 일상을 찾아, 틈만 나면 걸었다.의 책 표지가 보들보들했던 그 느낌 때문에, 잠들기 전에 자꾸 손이 갔던 책이기도 했다.


21개 도시를 여행하며, 남겨온 흔적들은 일상의 한 부분처럼 자연스럽게 다가오기도 했고, 낯선 일상에서 느낄 수 있는 설렘과 두근거림으로 다가오기도 했다. 첫 장기 여행을 위해 아르바이트로 모은 500원은 1년 치 월세와 상응하는 금액이었고, 비행기 표를 끊었음에도 유럽에서 보내게 될 한 달이 그 만한 가치가 있을까?라는 생각이 끊임없이 따라다녔고, 그 생각은 여행을 떠나기로 한 날을 코앞에 데려다 놓았다. 현실적인 고민으로 시작한 여행은 낯선 일상과 낯선 풍경으로 인해 하루하루가 풍성하게 채워져 갔다. 천천히, 그리고 조금 느리게.


남들이 정해놓은 유명 여행지나 꼭 가봐야 할 곳, 꼭 먹어봐야 할 음식들이 아니더라도 여행의 일상을 행복으로 채우기 충분해 보였다. 나 또한 하나라도 더 보고 싶고, 더 담고 싶었던 여행지에서의 강박을 깨버린 건 아이러니하게도 머나먼 유럽에서였다. 그렇기에 조금은 느리게 걷고, 여행지에서의 늦잠, 같은 곳을 거닐고 또 거닐며 그 속에 녹아든 여행지에서의 일상에 공감이 갔다. 나 또한 여행을 내려놓은 경험 덕분이었다. 


작가의 여행길을 따라 걷다 보니, 자꾸 내 여행 추억들이 머릿속을 비집고 들어왔다. 작가의 흔적들이 남은 곳 중엔 내가 가 본 여행지는 없었다. 그런데도 읽는 중간중간 여유의 틈이 생길 때마다 다른 장소들이었지만, 비슷한 추억들이 떠오르기엔 충분했고, 내 추억과 작가의 추억이 뒤섞이며 내 일상의 틈을 따라 그때의 설렘들이 스며들었다. 여행지에서 느끼는 여러 감정들과 만남, 그 순간들이 얼마나 행복한 시간들이었는지 알고 있기에 책을 읽는 동안 고스란히 전해져 왔다. 여유를 찾아 삶의 중간에 쉼표를 찍기 위해 나는 어느새 작가가 경험한 낯선 일상들에서 내 일상으로 끌어올 여행지를 검색해 본다.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한 주관적인 감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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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없는 꽃
손지혜 지음 / 북랩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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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태어나기 전부터 엄마와 아이는 모든 면에서 이어진 특별한 관계다. 그 이어짐은 아이가 세상에 태어나 하나의 인격을 가지고 성장하고, 어른이 되어서도 지속된다. 그렇기에 그 어떤 관계보다 엄마의 존재는 특별하게 다가온다. 그 특별함이 날카로운 비수가 되어 날아들어 생긴 상처투성이 마음을 다독이며 앞으로 나아간 사람의 이야기가 있다. 11일간 상처들을 마구 쏟아내며 써 내려간 기록 같은 책이기도 하고, 태풍이 휩쓸고 간 자리를 회상하는 글 같기도 했다. 지금은 누구나 부러워할 안정적인 직장에 다니며, 자신이 겪었던 가족과 가난, 관계에서 오는 상처들을 때문에 누구보다 학생들의 힘듦을 이해하고, 공감하며 노력하는 선생님이지만, 그 자리에 가기까지 얼마나 힘이 들었는지, 알고 나서는 부러움은 대견함으로 나도 모르는 사이 작가의 앞으로의 삶을 응원하고 있었다. 


나는 당신이 자신의 보잘것없음을 사랑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 글을 썼다. 당신은 화려한 모든 이름들, 잣대와 상관없이 세상 모든 아름다운 것들을 한없이 닮은 존재다. 당신의 가치는 무엇을 얼마나 더 가지고 있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 8


엄마를 향한 사랑과 의지가 클수록 돌아오는 냉소와 비아냥은 비수가 되어 마음을 도려내고, 병들게 했다. 하지만 여전히 사랑하는 엄마였고, 용서하고 싶고, 사랑받고 싶은 존재인 동시에 어두 컴컴한 수렁으로 한없이 내던지는 존재이기도 했다. 엄마의 상황에서 자신에게 그러하는 이유를 찾아 다독이며, 너무 멀어지지 않으려 애쓰는 모습이 안쓰럽게 느껴지기도 하고, 살려고 그렇게라도 마음을 다독이며 살아가려고 하는 모습이 더 마음 아프기도 했다.
그렇게 작자의 자존감은 바스러져 그 존재 여부까지 알 수 없는 상태까지 내 몰린다. 하지만 학교에선 모범생으로 회상으로 친구들 사이에선 한없이 밝고, 빛나는 아이였다. 세상에서 제일 몸과 마음이 편해야 할 장소인 집이 어둠이며, 자신을 사랑하지 못하면서 학교에선 밝은 모습에 모범생으로 지내는 그 아이의 마음이 아프게만 다가왔다. 가식의 가면을 쓰고 있다고 말하는 엄마에 화가 났다. 원치 않은 모습으로 버틴 것일 수도 있지만, 그 또한 거짓된 모습이라 말하고 싶지 않았다. 본래 모습이 밝고 빛이 나는 아이일 수도 있는데 말이다!


서서히 나는 삶을 통해서 깨닫기 시작했다. 삶에 '반드시'라는 것은 생각보다 얼마 없다는 것을. / 31


엄마의 상처는 엄마의 것이었다. 나아가 내 상처는 나의 것이었다. 이것은 서로의 상처를 외면하라는 것이 아니다. 때때로 우리는 스스로만 해결할 수 있는 상처와 문제가 있는데 이것은 스스로 이겨낼 때 비로소 성장이 있다. / 34


무례하지만 않다면 우리의 정중한 거절은 중요하다. 거절하는 연습은 진짜 자신이 원하는 선택을 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리고 그것은 스스로를 돌보는 연습 중 하나이다. 우리는 스스로 돌보는 연습을 해야 한다. / 40


문자가 주는 왜곡과 대화 사이의 시간이 갖는 위험한 모습들을 많이 보았다. 비언어가 주는 역할은 정말 크다. 같은 말일지라도 표정과 몸짓, 말투와 억양, 잠깐의 침묵까지도. 이 모든 것이 함께할 때 내가 전하고자 하는 모든 것을 왜곡 없이 전 할 수 있다. / 48 - 49


나는 문제를 해결해야만 문제가 영원히 사라질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그다음에야 비로소 서로가 더 나은 과정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것도 배웠다. / 49


자신이 받은 상처를 글로 무던하게 쏟아내면서, 자신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작가가 눈에 그려졌다. 마음이 아릿하게 아파지기도 하고, 측은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 다시금 엄마의 존재가 아이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생각에 빠지기도 했다. 자신의 상처에서 벗어나고자 노력하며, 한편으론 가족을 향한 애정과 미움 사이를 오가는 그 마음이 너무 외롭지 않기를. 이 한 권의 책이 작가와 또 다른 상처 받은 이름 없는 꽃들에게 큰 위로와 치유의 시작이 되기를 바라본다.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한 주관적인 감상입니다.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자기 자신조차 스스로에게 상처가 되는 말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우리는 평생 스스로를 돌보는 연습을 해야 한다. / 149


행복이 강박으로 인해 괴로워질 때는 과감하게 멈추는 법도 배워야 한다. 우리가 무언가를 사랑하며 시작할 때는 처음 마음을 잃지 않는 법을 배워야 한다. 세상의 무엇도 나를 아프게 하면서까지 가지고 있을 필요는 없다. / 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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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마디의 두려움을 이기는 법 - 사람들 앞에서 말하는 것이 편해지기 시작했다
정은길 지음 / 갈매나무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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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부터 나는 많은 사람들 앞에서 발표를 해야 하거나 내 의견을 말해야 하는 상황이나 순간들이 너무 싫었다. 피할 수 있다면 그 순간을 피하기 일 수였고, 도망칠 수 있는 상황이라면 주저 없이 상황을 모면하기 급급했다. 사람들의 주목을 받는 게 너무 부담스러웠고, 어떤 말을 해야 할지 혹시나 실수를 하면 어쩌지? 하는 걱정들 때문에 더 긴장이 됐던 것 같다. 어른이 되니 내 소개를 하고, 내 의견을 말해야 하는 기회가 더 많이 찾아왔고, 여전히 나는 아직도 많은 사람들 앞에서 이야기해야 한다는 생각만으로도 긴장을 하고, 아슬아슬하게 모면하고 있었다. 그렇다고 내가 무척 내성적이거나 대화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건 아니지만, 다수의 사람들 앞에서 찾아오는 울렁증이 문제 같았다. 어쩌면 이런 내 걱정과 두려움을 조금은 해소할 방법을 제시해 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에 읽기 시작한 첫마디의 두려움을 이기는 법의 저자는 내 걱정이 처음부터 잘못됐던 것이라고 말해주고 있었다.

첫마디의 두려움을 없애는 가장 첫 번째 단계는 '완벽해지려는 마음을 버리는 것'이다. 완벽해지려는 마음 때문에 침묵을 깨는 게 상당히 두려워진다. 내가 실수할까 봐 망설이다 보니 모든 게 어려워지는 것이다. / 16

첫마디부터 막히는 건 발음이나 발성 등 ‘스타일링’에 관한 문제 때문이 아니라, 어떤 말을 할 것인지에 해당하는 ‘콘텐츠’가 없기 때문이다. 내가 평소에 생각했던 것들, 지금 마음속에 가득한 것들이 말로 저절로 흘러나오게 되어 있다. 어떤 질문을 받고 할 말이 딱히 떠오르지 않는다면, 그건 말하기의 실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그 질문에 대한 생각을 거의 안 해봤기 때문이다. / 33

말하기에 있어서 중요하다 생각했던 발음과 발성, 목소리, 표정, 시선처리, 말하기 스킬보다 먼저 생각해봐야 할 중요한 요소는 '콘텐츠'하고 말이다. 화법을 강조하는 책들의 팁과는 우선순위가 조금 다른 점이 의아했지만, 읽다 보니 묘하게 설득을 당했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나 또한 아는 이야기나 관심분야, 좋아하는 일에 관해서는 막힘없이 말을 이어나가고, 여유 있게 질문과 답을 주고받는 건 기본이고, 시간 가는 줄 모르게 대화를 주고받았다. 하지만 전혀 모르는 분야의 이야기라든지, 관심을 두지 않았던 분야,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았던 것에 대한 질문을 받았을 때는 어김없이 머릿속이 하얗게 변하면서, 멍해지거나 뒤죽박죽 떠오른 생각들 중에 어떤 말을 해야 할지 골라내느라 당황한 모습만을 보여주고 말았던 모습이 떠올랐다. 이런 내 모습들이 당연한 것이고, 이 또한 변화가 올 수 있다고 본인의 경험과 수많은 스피치 수업을 통해 쌓은 노하우를 토대로 그 시작과 마무리까지 잘 정리해서 이 한 권의 책에 담겨있었다.

떨려도 떨리지 않는 척 말하는 법 (불안과 긴장을 다루는 연습)
1. 내가 제일 잘 알고 있는 이야기를 한다
2. 자다가도 튀어나올 정도의 연습을 한다
3. 의무적인 시선 맞추기는 그만한다
4. 개방형 질문 말고 폐쇄형 질문을 한다

저자는 처음부터 말하고 있었다. 사실 당신은 말을 잘 하는 사람이라고! 그저 너무 잘하려고 해서 어렵고 두려운 거라고 말이다. 그 첫마디에 의문을 품긴 했지만, 그런 나에게 저자는 또다시 말을 걸어오며 1:1 코칭을 해준다. 하나하나 내가 느끼는 첫 마디의 두려움을 이기는 방법인 자신감 회복에서부터 어떻게 괜찮은 콘텐츠를 찾고, 불안과 긴장감을 떨쳐버릴 수 있는지. 그리고 사람들 앞에서 말하는 것이 재미있어지는 방법까지 말이다. 특히나 도움이 됐던 부분은 프레젠테이션의 모든 것이었는데, 내 이야기가 적혀 있는 것 같아 뜨끔하기도 하고, 그래서 더 집중과 공감이 됐다. 그리고 꼼꼼히 필기까지 하면서 챙겨 읽었던 체크 리스트도 이것이었다. 즉흥 스피치나 토론, 협상, 제안 등은 직장 생활을 하면서 필요한 부분들이기도 해서 숙지하고 있다면 도움이 많이 될 것 같았다. 그동안 다양한 말하기 방법에 관한 책들을 봤지만, 이 책만큼이나 친절하게 설명하며 더 이상 두려워할 것 없다고 끌어주는 책은 만나지 못했다. 더 이상 두려워하지 말자. 자기 PR이 선택이 아닌 필수가 돼버린 요즘! 말하기가 두려운 당신! 이 책을 꼭 읽어보기 바란다.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한 주관적인 감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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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치의 결정적 순간들 - 독재부터 촛불까지, 대한민국은 어떻게 만들어졌는가 서가명강 시리즈 8
강원택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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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기억에 남는 첫 투표날. 정치에 관심이 있어서 보다는 한 표를 행사하는 건 국민으로서 꼭 행사해야 할 권리라고 생각했다. 내가 지지한 사람이 되면 좋은 일이지만, 그렇지 않은 결과라도 궁극적인 목표는 모두 잘 사는 세상을 위해 노력해주길 바라는 것이다. 하지만, 정치권 이야기가 뉴스에서 흘러나올 때마다 코미디 프로그램보다 막장 드라마보다 더 재미있다는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 국회에선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았고, 국민의 한 표들이 모여 뽑힌 그들은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정치학 - 정치 현상을 과학적이고 체계적으로 분석 및 비판하는 학문이다. 주로 국가권력을 행사하거나 자원의 획득, 배분을 둘러싼 문제 또는 여러 세력들 간의 갈등과 투쟁 및 타협으로 야기되는 국가 현상을 중심으로 정치사상과 현상을 연구한다.

 

더 좋은 나라, 살기 좋은 나라를 만들어 달라는 염원으로 한 표를 행사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정치적 기득권화 돼버리는 현실에 또다시 실망과 분노가 일지만, 살아가야 하는 지금, 내 현실이기에 내 아이에게 주어야 할 미래이기에 포기할 수도 없다. 그렇기에 현 정치에 무관심으로 외면하거나 분노하는 데서 끝나면 안 되는 일이다. 그렇지만 어디에서부터 어떤 식으로 접근해야 하는 것인지 어떤 관점에서 봐야 하는 것인지 어렵게 다가오는 게 정치이기도 하다. <한국 정치의 결정적 순간들>은 그런 나와 같은 사람을 위한 한국 정치 기본서라고 소개하고 싶다.

 

1부 대통령, 한국 정치의 드라마틱 한 주인공

2부 선거, 격변을 예고하는 중요한 시그널

3부 정당, 정치의 역사를 쓰다

4부 민주화, 일상에서 ‘촛불’을 만나다

 

오늘날 한국의 정치가 있기까지 대통령, 선거, 정당, 민주화 4가지 주제로 풀어 놓은 정치 이야기는 과거로부터 시작된다. 대한민국 수립 이전부터 거슬러 올라가 대통령제까지 오는 과정은 상당한 진통을 겪으며 다양한 형태로 변모했고, 대한민국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정치 현실을 풀어 놓았다. 나아가 어떠한 문제점이 존재하고, 함께 고민하고 논의하며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고 있다. 정치는 살아있는 생물이라는 말을 할 정도로 어떻게 변할지, 어디로 향할지 모르며, 정치와 권력의 관계는 때려야 뗄 수 없다. '정치에 무관심한 것은 자기 인생에 무책임한 일'이라는 조정래 작가의 말처럼 무책임한 인생 되지 않게 그런 인생을 물려주지 않게 끊임없는 관심이 필요하다.

 

권력을 담당할 자들의 선의에 의존해서, 혹은 그들의 '준법정신'에 의존해서 애매한 권한의 배분을 규정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다. / 105

 

민주주의가 확립되고 공동체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시민 개개인이 주어진 일정한 역할을 주도적으로 수용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선거 정치에 참여하고 정치인들이 공약을 잘 이행하는지를 감시하는 것을 넘어, 우리가 살고 있는 삶의 공간 속에서 각자가 무엇을 해야 하느냐를 이제부터라도 생각해야 할 것이다. / 316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한 주관적인 감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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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에게 말을 걸다 - 난해한 미술이 쉽고 친근해지는 5가지 키워드
이소영 지음 / 카시오페아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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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시절 처음으로 미술관에 갔었다. 내 첫 관람 작품은 빈센트 반 고흐! 워낙 유명한 화가이기도 하고, 고흐의 작품은 생활용품부터 문구류 인테리어 소품까지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었기에 솔직히 말하면 큰 기대 없이 미술관에 들었다. 그런데 그 생각이 얼마나 어리석었는지 한 번에 깨닫게 됐었다. 이래서 사람들이 원작을 보기 위해 시간과 돈을 들이는구나! 하는 깨달음과 탄성의 그날이 시간이 지난 지금까지도 기억이 난다. 그리고 그 뒤로 난 고흐의 작품을 좋아하게 됐고, 기회가 닿는 대로 명화 미술 관람을 다니게 됐다. 그러다 보니 알게 된 사실! 명화 관람도 어렵지만, 그 안에서 감동과 그림이 주는 위로가 무언지 알게 됐지만 현대미술은 도저히 모르겠다! 내 취향은 아니구나!라는 사실이다. 그렇다고 명화 감상이 쉬운 건 또 아니었다. 여전히 어렵고, 전문 지식이 없어 깊이 있는 관람이 어려운 건가 싶어 미술 관련 서적을 마구 구입했지만, 그 또한 공부로 받아들이니 일상에 치여 점점 소홀해져갔고, 그림 관람은 좋지만, 감상은 어려워하는 나만 남게 되었다. 미술에 대한 미련임은 그림이나 명화가 등장하는 에세이, 여행서적으로 옮겨 갔지만 여전히 미술감상에 대한 갈증이 해소되진 못했다. 그러던 중 딱 내 마음을 알고, 던져진 문구를 발견했다.


"저만 미술이 어려운가요?"


유명 전시회와 미술관 관람을 좋아하지만, 작품 감상에는 서툰

 ‘미알못’을 위한 쉽고 재밌는 교양 미술

 

미술이 왜 어렵게 느껴지는 건지! 속 시원하게 설명하며 시작하는 책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막연하게 미술감상은 어려운 것, 전문지식이 있어야 깊이 있는 감상이 가능하고, 제대로 그림을 보는 것이라 생각하며 내가 먼저 선을 그어놓았던 것이다. 유창하게 작품에 대해 평가하고, 화가에 대해, 사회적 분위기나 배경에 대해 잘 알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었는데, 감상의 순서가 잘 못 됐던 것이다. 인간관계와 마찬가지로 좋아하는 화가와 친해지기 위해선 오랫동안 편견 없이 보는 게 먼저였던 것이다.

 

 미술 작품과 보다 친해지는 가장 쉬운 방법은 무엇일까요?
 작품을 오랫동안 보기, 편견 없이 보기. / 31
 + 작품을 내 방식대로 보고, 내 방식대로 묘사하는 단계
 많이 보고, 자세히 보는 것은, 작품을 잘 느끼는 지름길!

미술 작품을 제대로 감상한다는 것은 정답을 찾는 것이 아니라 편견 없이 바라보는 것이다. / 35

 

굉장히 반갑고, 뜨끔했던 에른스트 H.곰브리치 <서양 미술사>의 등장! 책을 좋아하는 나는 미술에 관심이 생기자마자 그 두꺼운 책을 덥석 집에 들였고, 그 책은 한두 번 들춰보다 우리 집에서 가장 두껍고 무거운 책으로 책장 맨 아래 칸에서 자리만 지키고 있던 책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책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방법을 알려주다니! 잠들었던 곰브리치의 봉인을 풀어 줄 수 있을 것 같아 두근거림이 찾아왔다. 작가가 알려준 방법이라면 나만의 미술사 노트가 생김과 동시에 좋아하는 화가들과 작품, 그 주변의 사람들, 꼬리에 꼬리를 무는 호기심으로 지루할 틈 없이 지속적으로 미술과 친하게 지낼 수 있을 것 같았다.

 

미술 입문자들을 위한 수록된 추천도서나 친해지는 기회를 만드는 방법이 무척이나 마음에 들었는데, 미술과 친해지고 싶은 입문자들 라면 <미술에게 말을 걸다>를 먼저 읽어보라고 추천해주고 싶었다. 어렵고, 공부하는 느낌이 아니라 미술 에세이, 미술관 여행, 그림이 주인공인 책에서 부담 없이 시작해도 좋다며 미술 감상의 시작을 잡아 주는 것도 좋았다. 작품과 작품 화가와 화가를 이어주는 숨은 이야기가 등장하는 건 언제나 흥미진진하다. 나처럼 책은 보지만, 그다음으로 넘어가지 않아 제자리걸음이었던 사람에게는 그다음을 단계를 안내해 주고 있다.  생각보다 내 주변, 내 일상 가까운 곳에 많은 작품들이 존재하고 있었다는 것도 흥미로웠고, 책을 읽고 나선 혹시나 저것도?라는 생각에 주변을 관찰하는 일상의 작은 재미도 추가되었다. 더 이상 미술 감상이라는 게 미술과 친해지는 게 생각한 것보다 어렵고, 까다롭지 않은 일이었구나. 작은 편견이 깨지며, 내가 좋아하는 명화에 더 애정이 샘솟기 시작이 된 것 같다. 책의 마지막 장을 덮을 때 마음에 드는 작가나 작품을 만난다면 주저 없이, 먼저 말을 걸어보라고 말해주고 싶다. 애정 하는 작품, 화가가 있다는 게 삶에서 꽤 멋진 일이 될 테니 말이다.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한 주관적인 감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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