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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에게 말을 걸다 - 난해한 미술이 쉽고 친근해지는 5가지 키워드
이소영 지음 / 카시오페아 / 2019년 11월
평점 :
대학생 시절 처음으로 미술관에 갔었다. 내 첫 관람 작품은 빈센트 반 고흐! 워낙 유명한 화가이기도 하고, 고흐의 작품은 생활용품부터 문구류 인테리어 소품까지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었기에 솔직히 말하면 큰 기대 없이 미술관에 들었다. 그런데 그 생각이 얼마나 어리석었는지 한 번에 깨닫게 됐었다. 이래서 사람들이 원작을 보기 위해 시간과 돈을 들이는구나! 하는 깨달음과 탄성의 그날이 시간이 지난 지금까지도 기억이 난다. 그리고 그 뒤로 난 고흐의 작품을 좋아하게 됐고, 기회가 닿는 대로 명화 미술 관람을 다니게 됐다. 그러다 보니 알게 된 사실! 명화 관람도 어렵지만, 그 안에서 감동과 그림이 주는 위로가 무언지 알게 됐지만 현대미술은 도저히 모르겠다! 내 취향은 아니구나!라는 사실이다. 그렇다고 명화 감상이 쉬운 건 또 아니었다. 여전히 어렵고, 전문 지식이 없어 깊이 있는 관람이 어려운 건가 싶어 미술 관련 서적을 마구 구입했지만, 그 또한 공부로 받아들이니 일상에 치여 점점 소홀해져갔고, 그림 관람은 좋지만, 감상은 어려워하는 나만 남게 되었다. 미술에 대한 미련임은 그림이나 명화가 등장하는 에세이, 여행서적으로 옮겨 갔지만 여전히 미술감상에 대한 갈증이 해소되진 못했다. 그러던 중 딱 내 마음을 알고, 던져진 문구를 발견했다.
"저만 미술이 어려운가요?"
유명 전시회와 미술관 관람을 좋아하지만, 작품 감상에는 서툰
‘미알못’을 위한 쉽고 재밌는 교양 미술
미술이 왜 어렵게 느껴지는 건지! 속 시원하게 설명하며 시작하는 책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막연하게 미술감상은 어려운 것, 전문지식이 있어야 깊이 있는 감상이 가능하고, 제대로 그림을 보는 것이라 생각하며 내가 먼저 선을 그어놓았던 것이다. 유창하게 작품에 대해 평가하고, 화가에 대해, 사회적 분위기나 배경에 대해 잘 알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었는데, 감상의 순서가 잘 못 됐던 것이다. 인간관계와 마찬가지로 좋아하는 화가와 친해지기 위해선 오랫동안 편견 없이 보는 게 먼저였던 것이다.
미술 작품과 보다 친해지는 가장 쉬운 방법은 무엇일까요?
작품을 오랫동안 보기, 편견 없이 보기. / 31
+ 작품을 내 방식대로 보고, 내 방식대로 묘사하는 단계
많이 보고, 자세히 보는 것은, 작품을 잘 느끼는 지름길!
미술 작품을 제대로 감상한다는 것은 정답을 찾는 것이 아니라 편견 없이 바라보는 것이다. / 35
굉장히 반갑고, 뜨끔했던 에른스트 H.곰브리치 <서양 미술사>의 등장! 책을 좋아하는 나는 미술에 관심이 생기자마자 그 두꺼운 책을 덥석 집에 들였고, 그 책은 한두 번 들춰보다 우리 집에서 가장 두껍고 무거운 책으로 책장 맨 아래 칸에서 자리만 지키고 있던 책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책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방법을 알려주다니! 잠들었던 곰브리치의 봉인을 풀어 줄 수 있을 것 같아 두근거림이 찾아왔다. 작가가 알려준 방법이라면 나만의 미술사 노트가 생김과 동시에 좋아하는 화가들과 작품, 그 주변의 사람들, 꼬리에 꼬리를 무는 호기심으로 지루할 틈 없이 지속적으로 미술과 친하게 지낼 수 있을 것 같았다.
미술 입문자들을 위한 수록된 추천도서나 친해지는 기회를 만드는 방법이 무척이나 마음에 들었는데, 미술과 친해지고 싶은 입문자들 라면 <미술에게 말을 걸다>를 먼저 읽어보라고 추천해주고 싶었다. 어렵고, 공부하는 느낌이 아니라 미술 에세이, 미술관 여행, 그림이 주인공인 책에서 부담 없이 시작해도 좋다며 미술 감상의 시작을 잡아 주는 것도 좋았다. 작품과 작품 화가와 화가를 이어주는 숨은 이야기가 등장하는 건 언제나 흥미진진하다. 나처럼 책은 보지만, 그다음으로 넘어가지 않아 제자리걸음이었던 사람에게는 그다음을 단계를 안내해 주고 있다. 생각보다 내 주변, 내 일상 가까운 곳에 많은 작품들이 존재하고 있었다는 것도 흥미로웠고, 책을 읽고 나선 혹시나 저것도?라는 생각에 주변을 관찰하는 일상의 작은 재미도 추가되었다. 더 이상 미술 감상이라는 게 미술과 친해지는 게 생각한 것보다 어렵고, 까다롭지 않은 일이었구나. 작은 편견이 깨지며, 내가 좋아하는 명화에 더 애정이 샘솟기 시작이 된 것 같다. 책의 마지막 장을 덮을 때 마음에 드는 작가나 작품을 만난다면 주저 없이, 먼저 말을 걸어보라고 말해주고 싶다. 애정 하는 작품, 화가가 있다는 게 삶에서 꽤 멋진 일이 될 테니 말이다.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한 주관적인 감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