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퀀트 투자의 기초 - 펀더멘털 투자자를 위한 퀀트 가이드
지우세페 팔레올로고 지음, 존 최 옮김 / 비즈니스101 / 2025년 9월
평점 :
처음엔 의문이 들었다. 책 제목에 '기초'라는 단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내용은 꽤나 깊이 있고 수식과 방법론이 풍부하다. 지금까지 내가 읽어온 퀀트 관련 책들은 겉보기에 기초를 다루는 듯했지만, 실상은 흥미 위주였고, 퀀트를 ‘믿고 장기 투자하면 된다’는 식의 단순한 메시지를 전하는 책이 많았다.
하지만 실전은 달랐다. 주변에서 퀀트 투자로 실제 수익을 낸 사람을 찾기란 쉽지 않고, 퀀트 투자자 자체도 드물다. 시도는 해보지만, 복잡한 최적화 과정과 반복적인 매매 규칙, 그리고 로직에 대한 확신 부족으로 금세 지치기 십상이다. 나 역시 퀀트 투자를 흉내 내기도 했고, 관련 전략에 기반한 간접 투자도 해보았지만 결국 중도에 그만둔 경험이 있다.
이 책을 읽으며, 그런 시행착오의 원인이 애초에 잘못된 지식과 단편적인 이해에서 비롯된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퀀트 투자는 단순히 정해진 로직을 따라가면 되는 자동 수익 시스템이 아니었다. 깊은 이해, 꾸준한 학습, 전략에 대한 믿음이 함께 필요했다.
이 책은 단순한 입문서가 아니다. 실제로 주식 펀더멘털 애널리스트, 포트폴리오 매니저, 혹은 그 길을 준비하는 예비 전문가들을 염두에 두고 쓰인 만큼 깊이와 진중함이 돋보인다. 퀀트 투자를 제대로 하려면 어떤 지식과 태도가 필요한지를 제대로 보여준다. 개인적으로도 잘못 알고 있었던 내용들을 바로잡을 수 있었고, 몰랐던 부분들을 많이 배우게 되었다. 부록은 아직 조금 어렵지만, 다시 읽고 실전에 적용해본 후 재독한다면 분명 더 큰 이해로 이어질 것이라 기대된다.
다만 아쉬운 점도 있다. 출판사 특성 때문인지 책의 만듦새나 편집 퀄리티는 다소 아쉽고, 가독성도 약간 떨어지는 면이 있다. 하지만 내용만큼은 이 분야에서 흔히 보기 힘든 수준으로 탄탄하다.
퀀트 투자를 너무 쉽게 봤던 투자자, 진지하게 제대로 배우고 싶은 투자자, 한 번 시도했다가 포기했던 투자자에게 이 책은 분명히 다시 길을 열어줄 수 있는 좋은 지침서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