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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격의 무신사 - 무진장 놀라운 무신사 이야기
장주영.김효성 지음 / 스탠스 / 2026년 10월
평점 :
“출판사 스탠스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무배당발. 무신사.
이제야 친숙해진 이 단어들은 사실 신박하기도 하면서, 어처구니가 없기도 합니다.
무료배송 & 당일발송의 줄임말인 무배당발. 그리고 ‘무진장 신발 사진 많은 곳’이라는 프리챌 커뮤니티 이름이었던 무신사.
그렇게 좋아하는 일을 열심히 해서 일구어낸 국내 최대 패션 플랫폼이 이제 오프라인으로까지 뻗어나가고 있습니다. 무신사. 바로 그 무신사의 이야기를 꾹꾹 눌러 담은 책이 이 세상에 나왔습니다.
두 명의 경제·산업 전문 기자가 무신사의 전현직 관계자와 패션업계 사람들을 만나 취재한 기록입니다. 창업부터 성장의 변곡점, 기술과 브랜딩, 기업공개와 해외 진출까지.
흥미로운 기업의 속사정을 들여다보는 재미가 제법 쏠쏠합니다.
좋아하는 브랜드의 외연 뿐만아니라, 속살을 들여다보는 ‘브랜드 평전’은 그렇게 더욱 좋아하게 만드는 구석이 다분하고요.
가장 먼저 눈길을 끄는 것은 좋아하는 일이 어떻게 거대한 사업으로 자라나는가 하는 이야기였습니다.
신발을 좋아하던 고등학생 조만호는 커뮤니티 운영비를 마련하기 위해 아끼던 한정판 운동화까지 팔았다고 합니다. 사업의 시작이 거창한 경영계획서가 아니라 좋아하는 것을 계속하고 싶다는 마음이었다는 사실이 재미있습니다.
그러나 좋아하는 마음만으로 오늘의 무신사가 만들어진 것은 아닙니다.
두 번째로 인상적인 것은 취향을 데이터로 바꾸어낸 집요함이었습니다.
무신사 스탠다드의 슬랙스에는 수많은 체형과 취향을 반영한 선택지가 존재합니다. 고객의 후기와 구매 기록을 모으고 분석해 다시 상품에 반영하는 과정입니다.
패션이라는 감각적인 세계의 이면에서 이토록 치밀한 숫자와 기술이 작동하고 있다는 사실이 새삼스럽습니다. 덕후의 직감에 데이터라는 무기가 더해진 셈이지요.
세 번째는 옷을 파는 곳에서 취향과 공간을 만들어내는 기업으로의 변화입니다.
온라인에서 시작한 무신사는 성수동의 거리와 건물, 팝업스토어와 매장을 통해 오프라인에서도 존재감을 키워갑니다. 29CM와 무신사 스탠다드, 뷰티와 라이프스타일까지 확장하는 모습에서는 단순한 쇼핑몰 이상의 욕심이 읽히기도 합니다.
그런데 여기서부터는 조금 다른 생각도 듭니다.
작은 브랜드의 성장을 돕던 플랫폼이 시장을 좌우할 만큼 커졌을 때, 그 힘은 어디를 향하게 될까 하는 생각.
소비자의 취향을 세밀하게 읽어내는 기술이 어느 순간 우리의 취향을 결정하는 힘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 말이지요.
기자라는 두 저자의 집요함과 꼼꼼함 덕분에, 혹은 때문에, 무신사 라는 생물(!)의 성공의 기록과 함께 시장 지배력, 기업 가치, 성장의 과제를 살펴보는 이 책은, 앞으로의 무신사가 자라나는 방향성과 태도도 예상해보는 역할까지 해내고 있는 듯 합니다.
그래서, 이 책을 읽고 나니 무신사 홈페이지의 수많은 제품의 이미지와 가격정보, 리뷰들, 그리고 오프라인 매장의 옷걸이와 가격표가 조금 다르게 보이게 될 것 같습니다. 그 숱한 정보와 정보들 사이에 겹쳐보이는, 신발 사진을 모으던 한 소년의 취향부터 수많은 브랜드의 생존, 소비자의 선택을 분석하는 기술까지 겹겹이 쌓여 있음을 알아버렸으니 말입니다.
좋아하는 일을 끝까지 밀어붙여 거대한 기업을 만들어낸 이야기는 분명 흥미롭습니다.
다만 이제 무신사에 더 중요한 질문은 어떻게 여기까지 왔느냐보다 그렇게 커진 힘으로 앞으로 무엇을 할 것이냐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놀라운 도전과 혁신의 시작을 떠올리며, 신발 사진이 무진장 많던 곳에서 시작된 이야기의 다음 장이 무진장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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