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명의 인물로 읽는 세계사 - 함무라비부터 워런 버핏까지 역사의 증명사진으로 남은 위대한 얼굴들 테마로 읽는 역사
찰스 필립스 지음, 김봉중 감수, 임지연 옮김 / 현대지성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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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명의 인물로 읽는 세계사>
찰스 필립스 지음 | 김봉중 감수 | 현대지성

역사를 거대한 사건과 연표로만 기억해 온 사람이라면, 이 책은 익숙한 세계사를 완전히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게 만드는 책 일 듯 합니다. 출판 편집자이자 전문 작가인 저자는 인류의 역사를 '500명의 인물'이라는 렌즈로 재구성합니다.
왕과 정복자뿐 아니라 과학자, 예술가, 탐험가, 활동가, 기업가, 운동선수까지 14개 범주에 걸쳐 시대를 움직인 사람들을 한자리에 모았습니다.

1부의 고대 문명부터 5부의 디지털·기후위기 시대까지, 한 사람의 삶이 어떻게 세계사의 흐름을 바꾸었는지를 따라가는 과정은, 감수자인 김봉중 교수의 표현을 빌자면, 마치 인류의 거대한 가족 앨범을 넘기는 경험과도 같습니다.

특히 반가웠던 점은 세계사 속에서 자연스럽게 만나는 한반도의 얼굴들입니다.
온조, 세종대왕, 이순신, 유관순, 김대중까지.
세계사의 주류 서사에서 종종 주변부로 밀려나던 한반도 역사 속 인물들이 당당히 한 축을 이루고 있다는 점은, 우리가 세계사의 관찰자가 아니라 그 역사 속 구성원이라는 사실을 새삼 일깨워 줍니다.
여기에 여성과 소수자, 저항과 환경, 문화와 기술을 함께 조명하는 균형감각도 인상적입니다.

프롤로그에서 인용한 제임스 볼드윈의 말, "사람들은 역사에 갇혀 있고, 역사는 사람들 안에 갇혀 있다."(p.12)는 이 책 전체를 관통하는 문장이다 싶습니다.
또한 메리 울스턴크래프트의 "역사를 돌아보면, 두각을 나타낸 여성들은 가장 아름답거나 가장 순종적인 여성이 아니었음을 알 수 있다."(p.12)는 문장은 우리가 익숙하게 배워온 역사 서술의 시선을 다시 생각하게 만듭니다.

세계사가 익숙하지 않은 이들에게는 부담 없는 입문서로, 익숙한 독자에게는 "누가 역사를 만들었는가"라는 질문을 새롭게 던지는 책이 되어줄 수 있겠다 싶습니다.
역사는 결국 사건이 아니라 사람의 이야기라는 가장 단순하지만 중요한 진실을, 500개의 얼굴을 통해 설득력 있게 보여주는 의미있는 세계사 교양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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