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은 왜 항상 금요일 밤에 일어나는가
남은주 지음 / 창비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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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은 왜 항상 금요일 밤에 일어나는가>

남은주 지음 | 창비


한겨레신문사 기자로 18년을 살고, 스스로를 나이 50에 독일 베를린으로 이주시킨 작가의 2018년 말부터 2025년 초까지의 자신과 가족(딸)의 시간을 기록한 책입니다.


이주자이자 독일 사회의 주변부 인간으로 지켜봤던 독일 사회의 변화들을, 전직 기자답게 직접 경험하고 취재하고 만난 사건과 사회와 사람을 문장으로 새겨냈습니다.


  “사건은 왜 항상 금요일 밤에 일어나는가. 금요일 밤은 공공 시스템이 닫히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이주자, 특히 피난으로 인한 이주자의 문제는 늘 우선순위에서 밀려나고 공공업무에서 제쳐진다.”

  -p.7


기자가 사회복지사가 되는 길 위에서 마주하는 독일 사회의 명징한 단면들에서 대한민국의 어느 지점을 마주하기도 하고, 또 그 지점들에서 어떤 절망도, 어떤 희망도 발견합니다.

그렇게 그곳을 잠시 들렀다 떠나가는 기자가 아닌, 그 철문 안에 함께 있고 또 그들의 편에서 그들의 인권을 옹호해내는 것을 배워내는 광야와도 같은 시간을 독자에게 동행해보길 청합니다.


  “배움이란 무엇을 모르는지 아는 것이다. 나이가 들면 한번 들어본 일들을 알고 있다고 믿고, 모르는 문제는 알 필요가 없다고 믿게 된다.”

  -p.69


독일어도, 사회복지학도, 외국에서의 삶과 사람들, 그 문화의 차이들을 마주하며, 저자가 생각하고 깨닫고 복기하는 것은 배움으로 퉁쳐지며, 살아가는 방법으로 스스로에게 재장착합니다. 그렇게 스스로를 다시 써나갑니다.


허우적거리며 죽음의 경계를 넘나들었던 수영장에서 마주했던 평범하고 편안한 미소들 속에서 느꼈던 그 차별과 무관심의 타자들을 향한 태도는 어떠해야 하는지. 또 그 속에서 스스로는 어떻게 살아내야 하는지. 여러 모양으로 존재하기 위해 살아내는 이주자들의 삶을 돌볼 사회복지사가 된다는 것이, 이토록 복잡다기한 세상에서 어떤 의미가 될까. 저자는 끊임없이 질문하고 답하며, 살얼음판 같은 수갈래의 길들을 선택하고 또 즈려밟으며 전진해보입니다. 


  “아아, 나는 결국 실습 기간 6개월 동안 단 한건의 출생신고도 마무리하지 못하고 그곳을 떠났다.”

  -p.164


그리고, 당연히 실패하고 실수하고 낙담하고 포기하면서.


그럼에도 그길에서 만나는 어떤 격려와 기대, 그리고 아름다움은 그 공간에 함께 했으면 좋았겠다 싶을 뭉클함도 전합니다. 보고 듣는 것이 낯설지만 어느 지점에선가 만국공통의 공감에 닿았을 때. 그 치열하고 지독한 토론과 경청의 시간이 남기는 그 지극히 당연한 순간이 만들어내는 감격말입니다. 


  “낮은 수군거림도 그치고 조용한 집회장엔 수없는 손바닥들이 팔랑거렸다. 나무에 바람이 불어 나뭇잎이 한꺼번에 반짝이며 흔들리는 것 같았다. 감히 숨소리도 낼 수 없었다.

그저 아름다웠다.”

  -p.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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