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뚝들 - 제30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김홍 지음 / 한겨레출판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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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 작가의 제30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인 장편소설 <말뚝들>은 단순한 서사적 재미를 넘어, 인간 존재와 사회 구조, 기억과 권력의 관계를 깊이 성찰하게 만드는 작품이었습니다.
작가는 ‘말뚝’이라는 강렬한 상징을 통해 우리가 당연하게 받아들여온 삶의 틀을 낯설게 바라보게 하며, 그 속에서 진정한 자유의 가능성을 탐색하게 하는 듯 했습니다.

“고정된 정체성과 사회적 규범에 대한 비판으로 은유된 말뚝”
‘말뚝’을 단순한 물리적 사물로 그리지 않고, 우리가 무의식적으로 내면화한 규범과 관습, 그리고 사회가 부여한 역할과 기대를 떠올리게 합니다. 말뚝은 개인이나 사회가 지닌 과거의 상처일 수도 있고, 가족이라는 이름의 의무일 수도 있으며, ‘정상성’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폭력일 수도 있겠다 싶습니다. 이렇게 은유된 말뚝들은 저 자신이 어떠한 말뚝에 묶여 있는지, 그리고 그것이 어떻게 삶의 방향을 제한해 왔는지를 돌아보게 했습니다. 그리고, 정체성이란 고정된 실체가 아니라, 끊임없이 재구성되어야 하는 유동적 개념임을 강조하고 있는 듯 합니다.

“부조리극의 장치로 사용되는 말뚝 - 우리 사회의 민낯”
이야기는 죽은 자들이 말뚝이 되어 도심에 출몰하는 기이한 장면으로 시작됩니다. 이 비현실적 상황은 현실의 부조리를 더욱 선명하게 드러내고 있습니다. 말뚝들이 나타나자 정부는 통제와 억압이라는 뻔한(?) 방법으로 대응하고, 사람들은 공포와 무관심 사이에서 혼란스러워 하게 됩니다. 이러한 장면은 카프카적 세계를 연상시키며, 우리가 믿어온 ‘질서’가 사실은 불평등과 억압을 유지하기 위한 장치일지도 모르겠다 싶었습니다. 어쩌면 이로써 독자들에게 권력 구조의 허약함과 기형성을 드러내 보이고 싶어하는 듯 했습니다.

“인식과 실천 사이의 긴장 - 말뚝에서의 해방”
작가는 말뚝의 존재를 인식하는 것만으로는 해방이 이루어지지 않고, 진정한 해방은 능동적인 선택과 실천의 결과여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먼저 말뚝의 실체를 직시해야 한다고 이야기를 통해 웅변하는 듯 합니다. 그런 후에야 비로소 우리는 새로운 삶의 방향을 설정할 수 있게 된다고.
“그래서 우리의 말뚝은 무엇인가?”
이 책 <말뚝들>은 대놓고 독자에게 불편함을 요구합니다. 매일 항상 마주하는 익숙한 것을 의심하고, 고정된 것들은 어떻게든 흔들어 보며, 새로운 가능성이 있는지 추구하고 상상하라고 제안의 손을 내밉니다. 그저 이야기의 재미를 넘어서는 사유와 성찰의 장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이것이 수상작으로 선정된 주요 이유가 아닐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말뚝은 우리 누구에게나 존재하는 것이다 싶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것을 인식하고, 뽑아낼 용기를 갖는 일, 해방을 쟁취하기 위해서는 혼자의 투쟁이 아니라, 공동체의 변화가 필요하며, 그 변화는 질문에서 시작된다고 뜨겁게 응원하며 제안합니다.
지금 우리는 어떤 말뚝 앞에 서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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