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의 말 - 삶을 뒤흔든 열두 번의 만남
김민희 지음 / 미류책방 / 2025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저자인 김민희 작가의 글을 처음 만난 건 월간지 <톱클래스>의 처음에 위치하는 ‘편집장의 편지’ 였습니다. 잡지는 매월 주제를 정해서 그와 관련된 사람들과 인터뷰 기사를 유기적으로 배치하는, 인터뷰 잡지의 형식이었고, 그 ‘편집장의 편지’는 그 주제를 가지고 어떻게 책을 지어내었는지 보여주는 역할을 하는 글이었습니다. 그런데, 가끔 그 ‘편지’는 정말 편지가 되어 한두 문장으로 마음에 콕콕 박히고는 했습니다. 그래서 찾아보니, <톱클래스>의 편집장은 지난 20여 년간 700여 명 넘게 인터뷰해온 꽤나 유명한 인터뷰어 였습니다. 


이 책 <어른의 말>은 저자의 앞에서 인터뷰를 당했던(?) 수많은 인터뷰이 중, 12명의 ‘어른’을 만나 나눈 대화를 엮어낸 책입니다. 특별히 저자는 삶의 핵심 가치라 할만한 나다움, 일, 공부, 자유, 사랑, 행복 등에 대해 끝까지 자신만의 목소리를 지키며 살아온 ‘어른’들의 언어를 담아내고 있다 싶습니다.


   “하루를 살아도 자기 머리로 살아야 하네.”

  -p.25, 이어령과의 인터뷰 中


지금은 작고한 이어령 선생과의 인터뷰는 책을 여는 맨 처음에 위치하며, ‘나다움’은 완성의 상태가 아니라 평생 ‘되어 가는’ 과정이라고 강조하며 꽤나 강한 울림을 남깁니다. 자만하지도 말고 주눅들지도 말고, 그저 그렇게 하루하루 스스로 살아내야 한다는 이야기는, 부탁이자 웅변이었습니다.


그런가 하면, 김창완 님과의 인터뷰에서는 ‘새들은 주머니가 없다’는 비유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진정한 자유는 그렇게 무언가로 채워내기 보다는 비움에서 온다는 이야기가, 마치 목소리로 듣는 듯 읽는 저의 마음에 지긋이 와닿았습니다. ‘바쁘다 바뻐 현대사회’라고는 하지만, 그럴수록 내 안에 고집과 아집보다는 여백을 남기는 삶을 살아내보자는 권유하는 어른의 말.


  “내 노력이 당장의 성과로 나오고, 사람들이 알아주면 물론 좋죠. 그런데 그걸 몰라준다고 의미가 없을까요? 아니예요. 나에게 차곡차곡 쌓여서 언젠가 쓸 날이 와요.”

  -p.67


‘최인아책방’의 주인인 최인아 님과의 인터뷰는 그렇게 삶의 가치는 ‘과정’에 있음을 일깨워줍니다. 나답게 살되 채우듯 비워내며 그렇게 살다보면 그 과정이 쌓아낸 내가 어른이 되고, 그 말에 그리고 삶을 담은 태도가 어른되게 한다는, 그게 삶의 의미 아니겠냐는.


이렇게 <어른의 말>은 단순한 인터뷰들을 뽑아 놓은 책이라기 보다는, 가끔 펴서 문득문득 문장들을 읽어보는 반려책 중 하나로 둘만 하다 싶습니다. 아직도 나이 든 소년이기도 한 제게도 어른이 되어가는 방향과 속도를 비춰볼만한 거울같은 어른들의 말들이 구석구석 박혀있는 그런 책으로 말입니다.



#어른의말 #김민희 #인터뷰집 #미류책방

#이어령 #최인아 #한동일 #김창완 #이광형 #박연준

#타일러 #김호 #요조 #최인철#김민섭 #윤흥균

#도서제공 #서평단리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