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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든 글쓰기 - 고도원의 인생작법
고도원 지음 / 해냄 / 2025년 8월
평점 :
20여 년 전, 사회 초년생 시절의 피곤한 출근 러시에 유일한 낙 중에 하나는 ‘고도원의 아침편지’였습니다. 이메일로 전송되어 오는 희망 가득한, 그래서 가끔은 오글거리기도 했지만, 이야기는 가끔은 너무나도 시의적절해서 수신자 맞춤형인가 싶을 정도로 커다란 힘이 되기도 했고, 사무실에서 밤을 꼬박 세우며 동트는 아침에 ‘사직서.hwp’ 파일을 마우스로 건드리고 있을 때의 저를 다독여준 적도 몇번이나 있었습니다.
나중에서야 ‘고도원의 아침편지’의 ‘고도원’이 어떤 단체나 시설명이 아니라 작가 이름이었고, 김대중 정부시절 연설담당 비서관을 지낸 이였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한동안 잊고 지냈습니다. 20여 년 만에 다시 만난 그 이름은, 이렇듯 든든한 글쓰기의 멘토의 모습으로 가지런히 채워진 목소리 같은 문장이 빼곡히 들어차있는 책의 작가로서 였습니다. <누구든 글쓰기>라, ‘누군든’이라… 에이, 그럴리가!
속는 샘치고 읽어봐야지, 하며 펴들었는데 꼬박 1시간 반 만에 훌쩍 마지막장을 덮었습니다.
역시 그 예전의 아침을 설레게 했던 글들의 생산자가 맞구나 싶었습니다. 뭐 하나부터 열까지 맞는 말들 투성이지만, 본인이 그리 살아내며 달리기를 하듯 써낸 글쓰기의 전범이 있으니 뭐라 토달 수 없이 그저 깨갱하며 읽게 됩니다.
“달리기를 하기 시작하면 건강이 좋아지고 일상의 삶이 달라지는 것처럼, 글을 쓰기 시작하면 그 순간부터 삶이 통째로 달라질 것이다. 눈에 보이는 풍경이 하늘과 땅 차이로 바뀔 것이다.”
-p.15~16
이 책의 목적은 분명합니다. 누구든 글쓰기를 시작하면 글을 쓰게 만드는 것. 그러기 위한 작법서이자, 마인드 컨트롤 매뉴얼이면서, 글짓기 선배의 간증문이자, 글로 펼쳐보이는 인생 써바이벌 노트이자, 인상찬가입니다.
글의 재료들을 발견하는 법에서 그 글들이 내 인생에 미치는 영향을 지나, 우리의 삶을 다독이고 풍성하게 만드는 글쓰기의 진.면.목을 목도케 해줍니다. 그래서 고도원, 고도원 했나 봅니다.
여전히 글쓰기의 입구에서 서성이기만 해왔기에, 고도원 작가의 말들은 선뜻 그 빗장을 열고 들어설 마음을 갖게 해줍니다. 그래서 책을 다 읽고 난 마음에는 ‘고마움’이란 단어가 남았습니다. 그리고 이 책의 마지막 문장은 내내 곱씹게 만드는 주문과도 같은 읊조림으로 책을 닫습니다.
“글 쓰는 일은 신성한 일이다.
인생을 걸어볼 만하다.”
-p.270, 책의 마지막 두 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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