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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번의 힌트
하승민 외 지음 / 한겨레출판 / 2025년 6월
평점 :
각양각색.
정말 이 책은 이 말의 현신이라 할만 합니다. 한겨레문학상 수상작가 20인이 ‘자신의 수상작을 확장해내서 만든 이야기’라는 조건으로 엮은 앤솔러지입니다. 그러니 그럴 수 밖에 없습니다.
세월이 만들어낸 작가 자신과 세상의 변화의 간극 만큼이나 이야기의 폭과 깊이도 쌍전벽해 일테지만, 작가들의 수상작을 읽었다고 해도 어느 것 하나 명징하게 기억나는 것이 없으니 어떻게 헤아릴 도리는 없습니다. 그러니 그저 지금 들려주는 이야기만으로 어떤 실마리를 찾는 수 밖에 없고요.
“홈런을 맞고도 웃을 수 있는 야구와
안타를 쳐야만 재미를 느끼는 야구.
최선을 다한 것에 만족하는 야구와
최고가 되지 않으면 괴로워지는 야구,
낯선 야구.
나도 저런 야구를 할 수 있을까?”
-p.98, 김유원 <힌트>
“옥이요, 나 옥이.
형님, 나 잊지는 아니하였지요?”
-p.121, 박서련 <옥이>
중학교 야구팀과 리틀 야구단의 친선경기에서 만난 두 야구를 다루는 김유원 작가의 <힌트>와 한편의 모노드라마를 보는 듯한 박서련 작가의 <옥이>가 제일 마음에 남는 이야기들 이었습니다. 전혀 다르지만 두 이야기는 두 사람의 관계를 통해 자신을 이야기하는 형식에서 닮아있긴 합니다. 어찌되었건 우리네 삶은 그렇게 관계들로 이루어져있고 그 관계들 중 어떤 두드러지는 관계를 통해 스스로의 삶이 반추되고 나아가니, 어찌보면 거울 같은 이야기라 하겠습니다.
물론, 평소 애호하는 강화길, 장강명, 심윤경 작가의 이야기도 재미있게 인상적이었습니다.
한겨레문학상 30주년 기념답게, 작가들의 현재를 들여다보는 ‘힌트’가 되어주는 즐거운 기획이었다 싶습니다. 그렇게 최선을 다하되 즐기는 것까지 이르는 야구팀의 중학생의 마음처럼, 한겨레문학상도 그런 지향점을 다시금 새롭게하고 나아가는 새로운 항해가 더없이 무탈하길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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