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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두면 쓸모 있는 어원 상식 사전 ㅣ 알아두면 쓸모 있는 시리즈
패트릭 푸트 지음, 최수미 옮김 / CRETA(크레타) / 2025년 4월
평점 :
이 책, 한글판 제목 너무 잘 지었습니다. 원제는 ‘이름, 단어 그리고 그 사이에 있는 모든 것의 기원’이라는 다소 거창한 반면, ‘알아두면 쓸모 있는’이라는 익숙한 TV프로그램 타이틀을 떠올렸다가 읽어나가면서 만나는 의외의 정보들에 ‘오, 그랬던거야?’를 연발하다 보면, ‘나중에 어디가서 써먹으면 좋겠는걸’ 하며 꼭꼭 뇌 속 기억상자에 쟁여두는 느낌으로 책을 읽고 있는 저를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김춘수 <꽃>
이름을 불러준다는 것, 그것을 정의하고 의미를 부여하는 순간 만들어지는 관계라는 결과물을 떠올리게 하는 저 유명한 김춘수 시인의 시를 떠올리게 하는 저자의 첫 문장과 마지막 에필로그의 말들 사이에는 성실히 보듬어 모아 담은 수많은 이름들이 있습니다. 11개의 장으로 나눠서 정말 빼곡하게도 담았습니다. 이렇게나 담아낼 일인가 싶지만 그 면면이 너무나 다르지만 또 너무나 흥미로운 것들 입니다. 그렇게 그 이름들이 정해지고 불리워지기 까지의 과정을 우리는 역사라고 부릅니다.
“ ‘Human’이라는 단어가 ‘땅’을 뜻하는 고대 단어에 뿌리를 둔다는 점이 흥미롭다. 아주 많은 신화 속에 인간이 등장하는데, 그 ‘human’이라는 말이 아프리카 원주민 아리카라족의 신화에서 ‘대자연의 자궁’이라 일컫는 그 ‘땅’에서 나온 것이라니.”
-p.94
구약성서의 ‘창세기’를 보면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고 흙으로 자신의 형상을 따라 빚은 인간을 보고는 ‘심히 좋으셨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렇게 심히 보시기 좋았던 최초의 인간에게 부여한 것이 바로 ‘작명’의 권리 혹은 기쁨이었다는 것은, 이 책을 읽어내면서 내내 떠오른 생각이었고, 그 ‘이름 붙이기’ 작업의 신성함과 세속함의 중첩이 주는 그 대단함이, 정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싶었습니다.
“리처드와 모리스 맥도날드다. 둘을 함께 맥도날드의 형제들이라 불렀다. 이 형제들은 1937년 핫도그 가판대에서 핫도그를 팔기 시작했다.”
-p.224
특히 저는 개인적으로 ‘9장. 회사의 브랜드’ 부분을 제일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영화로도 유명한 ‘맥도날드’ 이야기며, ‘레고’, ‘닌텐도’, ‘애플’, ‘디즈니’, ‘마이크로소프트’, ‘나이키’ 등등 세계 유수의 기업들이 그 브랜드 이름을 갖게 된 이야기는 알고 읽어도, 모르고 읽어도 재미나기 그지 없었습니다.
그러고보면, 제가 태어났을 때 제 이름은 어찌 지어진 것이고, 저의 주니어가 태어날 때 그 아이들의 이름을 어찌 지어내게 되었는지 등, 우리를 둘러싼 모든 이름들이 가지고 있는 이야기들도 이 책의 여러 이름들 만큼 유명하진 않지만, 소중하고 의미있는 역사이자 소중한 보석 같은 것이겠다 싶었습니다. 그러니, 이 책의 마지막 문장 처럼 이제 어원을 향한 여정의 시작으로 이 책은 꽤 괜찮은 마중물이자 점화플러그 같은 역할을 해내고 있는 기특한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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