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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움의 책
다이앤 엔스 지음, 박아람 옮김 / 책사람집 / 2025년 4월
평점 :
몇 백명에서 수십만명에 이르는 온라인 친구를 갖고 있는 현대사회의 우리는 아이러니하게도 예전의 우리보다 더 외로움에 시달리며 외로움 병을 앓고 있다고 합니다.
그런 지금의 우리에게 던지는 철학자 다이앤 엔스는, 책날개의 작가소개에 따르면, 그 외로움은 채워내야만 하는 결핍이나 벗어나야할 고통 같은 것이 아니라, 우리에게 주어진 삶을 살아내며 마주해야 할 존재의 방식이라고 ‘정의’하면서, 그 외로움을 더 섬세하게 감각할 것을 제안합니다.
저자의 2022년 작, 그러니까 전세계가 팬데믹으로 외로움이 더욱 깊어지고 관계가 더욱 그리울 때에, <외로움의 책>을 통해 그 외로움을 정의하고, 그 이유를 찾고, 그 외로움과 함께 살아가기 위해 구체적으로 우리에게 필요한 것들이 무엇인지를 고민해봅니다.
“언젠가는 모든 사회적 교류가 디지털 기기를 통해 이뤄지면서 우리의 감각이 무뎌지고 경험이 차단되는 날이 오지 않을까?”
-p.84, ‘독방에서’ 中
디지털 환경이 만들어낸 외로움은 개인들의 감각을 마침내 무뎌지게 만들었고, 그래서 유체이탈적 높은 도덕성을 겸비한 이상적 자아들이 온라인 상에서 무차별적 폭력과 살인을 저지르고 있는 것은 아닐지, 그 이유가 외로움에 기인하는 것은 아니지 싶었습니다. 무뎌진 감각과 경험의 차단에 이르게 하는 외로움은 어떻게 다루어져야 하는 걸까요?
이 책 <외로움의 책>은 정답을 제시한다기 보다는 각자가 보유(!)하고 있을 외로움을 선명하게 인식하고 들여다보며 동행할 방법을 모색해볼 실마리를 제공하는 정도로 보입니다. 다만 무미건조한 철학자의 언어가 아니라, 약해질대로 약해진 연대의 시간인 팬데믹의 중간에서 들려주는 살가웁고 다정한 안부인사 같이 넌지시 건네고 있습니다.
“목격되는 것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p.285, 책의 마지막 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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